전국매일신문
지면보기
 표지이미지
지방시대
지면보기
 표지이미지
북한의 미사일 능력 증대와 우리의 위기의식
상태바
북한의 미사일 능력 증대와 우리의 위기의식
  • .
  • 승인 2016.08.25 14:4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북한이 24일 동해상에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시험 발사해 성공했다. 북한이 이날 발사한 SLBM은 현재까지 북한이 진행한 4차례의 시험발사 중에서 가장 먼 500㎞를 비행, 북한이 수중사출 기술에 이어 비행기술까지 상당 수준 확보한 것으로 분석됐다. 북한이 연내 실전 배치를 선언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남한 전역과 일본은 물론 잠수함 능력이 개선된다면 북한에서 직선거리로 3500㎞ 떨어진 괌의 미군기지까지도 은밀하게 접근해 타격할 수 있는 SLBM의 실전 배치가 가시화됨에 따라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은 새 국면을 맞게 됐다. SLBM은 동북방으로 날아 일본 방공식별구역(JADIZ)을 80㎞ 정도 침범한 해상에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이번에 SLBM을 정상보다 높은 각도로 발사해 의도적으로 사거리를 줄였으며 정상각도였다면 사거리가 1000㎞ 이상인 것으로 추정됐다.
특히 연료 충전량을 늘린다면 북한이 SLBM의 최대 사거리로 여겨지는 2000㎞ 이상을 날릴 능력을 이미 보유한 것으로 군 당국은 판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의 잠수함 능력이 향상돼 1000㎞ 이상을 이동, SLBM을 발사한다면 북한에서 3500㎞ 떨어진 괌까지도 타격할 수 있는 셈이다. SLBM은 통상 지상 사출, 수중 사출, 비행시험에 이어 잠수함에서 유도장치를 장착한 채 발사돼 목표물에 맞히는 시험을 거쳐 실전 배치되는 과정을 거치지만 북한은 목표물 타격 시험을 건너뛴 채 실전 배치로 직행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우리 군 당국은 당초 SLBM 실전배치까지 2∼3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했지만, 이번 시험발사 성공으로 북한이 연내 실전 배치를 선언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가 이날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즉각 소집한 것도 북한의 SLBM 기술이 예상보다 급진전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군 당국은 그간 북한이 이르면 2∼3년 내로 SLBM을 전력화할 것으로 예상해왔다. 이날 SLBM 비행 거리만 보면 앞으로 북한 잠수함에 실전 배치되는 SLBM이 북방한계선(NLL) 이북 해상에서 남한 전역을 어디든 타격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특히 잠수함은 은밀하게 기동하는 전략무기라 탐지가 쉽지 않다는 점에서 SLBM은 그만큼 위협적이라고 할 수 있다. SLBM에 소형화된 핵탄두까지 탑재한다면 그 위력은 가공할만한 수준이 될 것이다. 지금으로선 북한이 SLBM을 실전 배치할 경우 유효한 방어수단이 사실상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주장이다. 북한이 이날 고각으로 발사한 SLBM을 정상 각도로 쐈다면 사거리가 1천㎞ 이상 됐을 것으로 추정됐다. 군 당국은 북한이 SLBM의 최대 사거리인 2500㎞까지 발사할 능력을 이미 보유한 것으로 판단하는 만큼 SLBM은 한반도뿐 아니라 일본과 미국에도 직접적인 위협이 될 수 있다.
북한의 이날 SLBM 시험발사는 핵탄두 운반수단의 다양화라는 군사적 의미와 함께 여러 의도가 깔렸다고 볼 수 있다. 당장은 이틀 전 시작된 한미연합훈련인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에 반발한 무력시위 성격을 띠고 있다. 아울러 북한 엘리트층의 탈북 등으로 심해진 내부 동요를 막기 위해 주민들의 관심을 외부로 돌리려는 의도도 있었을 것이다.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로 요격할 수 없다는 식으로 비치게 미사일 능력을 과시함으로써 '사드 무용론'을 부추겨 남남갈등을 증폭시키려는 저의가 있다는 분석도 있다. 북한의 속셈이 어찌 됐든 중요한 것은 우리가 사드 배치 문제로 갑론을박하는 사이에도 북한의 미사일 능력은 날로 증대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런데도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기가 일상화되면서 우리 사회의 위기의식은 차츰 무뎌지는 듯하다. 근거 없는 안보 낙관론은 경계해야 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