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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꿈꾸는 사회, 능력중심사회를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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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꿈꾸는 사회, 능력중심사회를 위해
  • 노명종 고용노동부 서울강남지청장
  • 승인 2016.10.04 13: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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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시거(唯才是擧)란 고사성어가 있다. 유명한 격언은 아니어서 아마 처음 들어보는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 삼국지의 주인공으로 유명한 조조가 한말로 “오직 재능만이 인재 추천의 기준이다”란 의미이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과거 문명사회의 인재 등용은 개인의 능력보다는 개인이 속한 가문, 지역 등을 중심으로 이루어 졌지만 조조는 개인의 배경보다도 능력 위주로 사람을 선발하였다. 또한, 채용 뿐 아니라 활용에 있어서도 능력이 뛰어난 자는 더 늦게 입사하였더라도 상관으로 배치하는 등 그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하였으니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인사라 할 만하다.
조조 사후 1,800년이 지났다. 오늘날 한국 사회는 과거보다 학연, 혈연, 지연에 의지하는 구습에서 많이 벗어났지만 아직 개인의 능력을 중심으로 하는 사회라고 보기에는 부족함이 많다.
현실은 아직 이렇다. 기업에서 신규인력을 채용할 때 해당 직무에 맞춤형 인재를 선발하기 보다는 일반적인 공채방식에 의존하고 있다. 취업준비생 입장에서는 필요한 직무에 맞추어 업무능력을 준비, 배양하기 어렵고 소위 ‘취업 9종세트’ 등 과도한 스펙을 준비할 수밖에 없다. 보상체계를 보더라도 업무능력, 실적에 대한 공정한 평가를 통해 승진, 배치, 급여수준을 정하기보다는 근속에 따른 승진, 호봉, 순환적 인사배치가 이루어지는 상황이다.
과거 산업화 시대에는 표준적인 인력 양성을 통한 신속한 경제개발이 요구되었기 때문에 이러한 전통적인 방식의 인력운영이 통용될 수 있었다. 하지만 현대사회는 구조적 불황기에 직면하고 있고, 급격한 기술발달로 기업의 생존도 흔들리고 있다.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 과거의 인력운영 방식으로는 살아남기 어렵다. 매출은 줄고 있는데 임금은 호봉에 따라 매년 증가하거나, 전문가가 요구되는 직무에 순환식 인사배치가 된다면 그 기업은 경쟁에서 도태되고 말 것이다.
능력중심사회가 구현된다면 직무가 필요로 하는 맞춤형 인재를 선발할 수 있기 때문에 인력수급 미스매치의 사회적 비용이 감소될 수 있다. 개인의 입장에서는 불필요한 스펙 없이 직무에 필요한 능력을 준비하게 되고, 기업의 입장에서도 합리적 채용 및 인사배치를 통해 최대의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   
현재 정부에서는 능력중심사회로 나아가기 위해서 NCS기반 채용방식 도입, 직무능력 및 성과중심 공정인사 지침 수립 등 많은 일을 하고 있다. 민간에서도 시대흐름에 뒤쳐져서는 안 될 것이다. 최근 LG그룹에서 대기업으로선 처음으로 생산직 현장사원의 호봉제를 폐지하고 성과급제를 전면 도입하기로 했는데 시사하는 바가 크다.
개인이 그 자신의 능력과 성과로 인정받는 사회. 우리 모두가 꿈꾸던 사회가 아닐까. 능력중심사회는 바로 문 앞에 와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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