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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틈없는 경제위기관리 보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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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틈없는 경제위기관리 보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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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6.12.19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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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한국 경제가 2%대 초반 성장에 멈추는 등 저성장 기조가 굳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미국발 금리 인상으로 가계부채 문제가 경제 뇌관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부동산 경기 위축마저 우려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기업들은 내년 투자를 줄이거나 동결하겠다는 등 신중한 입장으로 나타났다. 주요 경제기관장들은 2017년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올해보다 낮은 2.3% 정도에 그치며 3년 연속 2%대에 머물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 30대 그룹의 주요 계열사 32곳 중 21곳(65.6%)도 내년 성장률을 '2.0% 이상∼2.5% 미만'으로 예측했다. 5대 은행장들도 대부분 2.5% 아래 수치를 제시했다. 전망대로라면 내년 한국은 2012년(2.3%) 이후 가장 낮은 성장에 머물게 된다. 김준경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은 미국 금리인상과 도널드 트럼프의 대통령 당선 등을 거론하며 "미국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확대됐다"고 분석했다. 대내적으로도 "소비 및 건설투자 증가세가 축소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현정택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원장은 "미국 신 행정부 재정정책 여파로 금리가 급등할 우려가 있고 미·중 간 통상 및 환율 마찰로 인해 수출에 부정적 영향이 발생할 경우 내수·수출이 동시에 더 위축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은행장들은 특히 미국 금리인상으로 해외자본유출 가능성이 커지는 만큼 한국은행이 국내 기준금리를 올릴 수 있고, 이에따라 국내 가계와 기업들에 악영향이 미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지적했다. 함영주 KEB하나은행장은 "트럼프 행정부의 출범으로 미국에서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금리 인상이 이루어질 것"이라며 "이는 국내 금리에 상승압력으로 작용해 한계기업과 가계의 대출 부실화를 확산시키는 도화선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저성장 기조 속에 금리인상 여파가 겹치면서 부동산 시장이 위축될 수 있다는 의견도 많았다. 이광구 우리은행장은 "정부의 공급규제 정책 등의 영향으로 내년 분양물량이 30% 이상 감소할 것으로 보여 부동산 시장이 위축될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말했다. 대내외 리스크가 커지는 가운데 기업들은 좀처럼 적극적인 투자에 나서지 못하는 모양새다. 대기업 계열사 32곳에 내년 투자 계획을 묻자 절반에 가까운 15곳(46.9%)이 '동결하겠다'고 답했다. 축소한다는 의견도 6곳(12.5%)에 달했다. 반면 투자를 늘린다는 곳은 10곳(31.3%)에 그쳤다.
국내외 경영 환경이 나빠지면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투자하기 어렵다. 대기업 계열사 32곳 중 21곳이 내년에 투자를 동결하거나 축소하겠다고 밝혔다. 투자를 늘린다는 기업은 10곳에 그쳤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박근혜 대통령 탄핵 정국이 경제에 미칠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된 점이다. 탄핵안 가결이 큰 사건이긴 해도 불확실성을 어느 정도 해소했다는 시각이 많았다. 경제주체들이 사업 계획을 세우기 힘들게 만드는 것이 불확실성이다. 반면 미국의 정책 불확실성은 단기적으로 가장 큰 위험요인으로 지목됐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은 강경한 보호무역주의를 표방하고 있어 실제 그가 어떤 경제정책을 펼지는 수출로 먹고사는 한국에 큰 변수다. 그는 이미 한국-미국 자유무역협정(FTA)이 미국 노동자의 일자리를 까먹는다며 재협상을 경고했다.
국내는 장기 저성장, 청년 실업 등으로 소비 여력과 심리가 얼어붙었다. 가계부채가 1300조원이 넘는 가운데 내년에 만기 도래하는 회사채와 주택담보대출이 90조 원에 달한다. 서민, 영세기업들이 주로 이용하는 제2금융권 대출은 700조 원 이상이다. 취약 부문의 이자 부담이 커진 것이다. 경기가 'IMF 위기' 때만큼 나쁘다는 하소연이 나온다. 위기는 돌파하는 것 외 달리 수가 없다. 정부와 기업은 물론 여야 정치권에도 빈틈없는 경제 위기관리를 당부한다. 정국 혼란을 핑계로 잠재성장률을 높일 수 있는 혁신, 기술개발, 경제구조 개혁을 소홀히 해서도 안 된다.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은 내년 경제정책 방향을 이달 말 직접 발표할 예정이다. 정국이 어지러워도 경제는 컨트롤하고 있음을 보여주기 위한 것일 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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