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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정치 혁신 구체적으로 밝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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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정치 혁신 구체적으로 밝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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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6.12.22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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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비박(비박근혜)계 의원 35명이 27일 집단으로 탈당해 신당을 창당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날 회동에 참석하지 못한 심재철 박순자 홍일표 여상규 의원 등 4명도 뜻을 같이하기로 했다고 참석자들은 전했다.  비박계 신당의 가칭은 일단 '보수신당'으로 정했고, 창당준비위원장은 5선의 정병국, 4선의 주호영 의원이 맡았다. 탈당파 대부분은 이날 탈당계 작성까지 완료하며 대오를 다졌다.


이로써 헌정 사상 처음으로 보수우파 성향 정당의 분당(分黨)이 현실화됐다. 1995년 민주자유당에서 김종필 전 국무총리가 의원 9명과 함께 탈당해 만든 자유민주연합, 1997년 신한국당을 탈당한 이인제 전 의원이 창당한 국민신당 등이 있었지만, 집단 탈당한 의원들이 원내교섭단체(20명)를 만드는 진정한 의미의 분당은 새누리당과 그 전신의 역사를 통틀어 이번이 처음이다. 30여명의 비박계 의원들이 수도권 중심 중도보수 성향의 신당을 창당키로 함에 따라 정치권은 더불어민주당, 새누리당, 국민의당, 보수신당의 4당 체제로 구도가 급변하면서 대선 정국의 불확실성이 더욱 짙어지게 됐다.


이와 함께 보수신당이 정계개편의 핵으로 떠오르면서 국민의당, 그리고 민주당 내 비주류 세력과의 합종연횡이 이뤄질 가능성도 커졌다. 비박계 황영철 의원은 브리핑에서 "오늘 우리는 새누리당을 떠나기로 마음을 모았다"면서 "가짜 보수와 결별하고 진정한 보수 정치의 중심을 세우고자 새로운 길로 가기로 뜻을 모았다"고 말했다. 이어 "친박(친박근혜)·친문(친문재인) 패권주의를 청산하는 새로운 정치의 중심을 만들어 안정적·개혁적으로 운영할 진짜 보수세력의 대선 승리를 위해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황 의원은 "오늘까지 확인된 숫자는 35명"이라며 "오늘 회동에 참석하지 못한 분 중에서도 함께 하겠다는 의사를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또 원희룡 제주도 지사도 탈당 의사를 전해왔다고 밝혔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탈당 의사를 굳혔고, 권영진 대구시장도 탈당 대열에 합류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밖에 비박계 탈당파는 뜻을 함께한 비례대표인 김현아 의원 등이 탈당하면 의원직을 상실하는 만큼, 탈당 의사가 있는 비례대표 의원은 자신을 출당해줄 것을 당 지도부에 요청하기로 했다.


박근혜 대통령과 친박세력은 보수 가치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공동체에 대한 책임과 헌신에는 거리가 먼 행태를 보였다. 국민의 눈에는 헌신과 책임 대신 정파의 이익을 앞세우는 세력으로 비쳤다. 4·13 총선 공천 과정에서 패거리 정치를 일삼았고, 그 결과 총선에 참패한 후에도 처절한 반성이 없었다. 대통령 탄핵소추까지 온 사태에 책임을 지고 고개를 숙이기는커녕 친박계 정우택 의원을 원내대표로 만들어 끝까지 당권을 놓지 않으려 했다. 비박계도 마냥 명분만을 좇았다고 할 수 없다. 막판까지 잔류와 탈당을 두고 주판알을 튕기며 정치적 셈법을 하는 모습이었다. 그렇다 보니 새누리당에서 누가 탈당하든, 분당하든 아예 관심을 접은 유권자들도 많을 것이다. 이념적 성향이 제각각인 의원들이 실리만을 좇아 한 정당에 뭉쳐있는 것보다 노선에 따라 분화하는 것이 국민의 선택 폭을 넓힌다는 측면에서도 바람직하다. 새누리당을 뛰쳐나오는 세력은 지역 연고주의에서 탈피해 보수정치를 어떻게 혁신할 것인지 구체적으로 밝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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