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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파동에 통닭도 ‘수난’ …수원 통닭거리 매출 반토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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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파동에 통닭도 ‘수난’ …수원 통닭거리 매출 반토막
  • 수원/ 박선식기자
  • 승인 2017.01.10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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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 텅텅 비고 예약 주문 취소 잇따라…“섭씨 70도 이상서 익히면 문제없어”
도매업계 내달 중순 기점 생닭 거래가 60~70% 인상·물량 부족 우려

조류 인플루엔자(AI) 파동에 수원 명물 '통닭 거리'가 유탄을 맞았다.
주말마다 매장 앞에 길게 늘어섰던 줄은 이번 겨울 동안 사라졌고, 쉴 새 없이 밀려드는 주문에 눈코 뜰 새 없었던 홀 안 풍경도 거의 찾아볼 수 없다.
상인들은 곧 다가올 봄에 '산란계와 달걀의 대규모 처분으로 생닭 물량이 부족해 도매 가격이 폭등하지 않을까'하는 걱정에 냉가슴을 앓고 있다.


지난해 11월 말 해남과 음성에서 AI가 확진된 이후 12월 매출은 반 토막 났다.
A통닭집 대표 최모 씨(53)는 "인근에 수원화성 등 관광지가 있어 주말이면 가족, 친구 단위 손님들이 문 앞에서 길게 줄지어 기다리곤 했는데 이번 겨울에는 줄은커녕 빈 테이블이 많다"라면서 "단체 주문도 평소 20여 건에서 12월에 한 건으로 뚝 떨어졌다"고 푸념했다.
이어 "시중에 거래되는 닭은 안전하고 섭씨 70도 이상에서 익혀 먹으면 괜찮은데도, 하루가 멀다고 언론에 도배되는 AI 소식에 소비자들의 불안감이 커져 소비 촉진이 잘 안 되는 것 같다"며 "날이 풀려 하루빨리 AI 국면이 진정되기만을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8년째 통닭 골목을 지키고 있다는 B가게 사장은 "국정혼란 등 경기침체로 운영이 힘든 상황에서 AI까지 겹쳐 매출이 50%가량 줄었다고 보면 된다"며 "이번 겨울에는 유난히 통닭 골목을 지나는 사람도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C통닭집 대표는 "단체 배달 예약 주문을 받을 때 평소 같으면 취소가 있는 경우가 거의 없는데, 지난해 12월에는 유달리 취소 전화가 많았다"면서 "손님들이 취소 이유를 거론하진 않지만, AI로 인한 불안감 때문으로 짐작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지난해 10월 통닭 거리에 새로 문을 연 한 새내기 치킨집은 이달 초부터 일주일 넘게 영업하지 않고 있다. 상인들은 "자세한 내부상황은 모른다"면서도 "비수기에 AI까지 겹쳐 영업이 어려워진 게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고 귀띔했다.
이날 해당 가게는 별다른 영업 안내문 없이 출입문만 굳게 잠겨있었다.
하지만 통닭 거리 상인들의 걱정은 AI로 감소한 손님뿐만이 아니다.


지금은 수요 자체가 줄어 닭고기 물량이 부족하지 않으나, AI 여파가 가신 뒤 날이 풀리면 자연스레 느는 수요를 맞출 닭고기가 부족할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이다.
병아리가 육계로 거래되려면 최소 45일은 지나야 한다. 그러나 지금까지 AI로 산란계 2300만 마리가 도살됐으며, 달걀은 거의 내버려지다시피 하고 있다.
도매 업계에서는 2월 중순을 기점으로 생닭 거래가가 지금보다 60∼70% 정도 오를 것으로 조심스럽게 내다보고 있다.


한 상인은 10일 "통닭 골목 가게들은 대부분 국내산 생닭을 사용하고 있어 도매가가 인상되면 큰 타격을 입는다"면서도 "손님들이 통닭 골목을 찾는 이유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질 좋은 국내산 닭고기를 푸짐하게 먹을 수 있기 때문이어서 통닭값을 올리기도 쉽지 않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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