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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투자 차이나머니 '썰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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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투자 차이나머니 '썰물'
  • 제주/ 현세하기자
  • 승인 2017.03.08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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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 관계 '냉랭'속 중국계 기업 투자 기피 등 파행
헬스케어타운 호텔 등 대형 개발사업 멈춰 타격 우려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 추진으로 한·중 관계가 얼어붙은 가운데 제주에서 진행하는 대형 개발사업이 고전을 겪고 있다.

 중국계 기업들이 투자하지 않아 공사 진행이 멈춰져 장기화하거나 앞으로 방한 유커(중국인 단체관광객)가 끊기게 돼 영업에 큰 타격을 우려하고 있다.

 제주 서귀포시에 중국계 기업인 녹지(綠地)그룹이 조성 중인 헬스케어타운 공사장에서 7일 중장비와 공사 인력이 철수하고 있다. 지난 3일 하청 업체들이 공사 대금을 제때 받지 못하자 일손을 놓기로 했기 때문이다.

 공사가 파행되는 곳은 헬스케어타운 2단계 사업장 가운데 포스코건설이 시공하는 힐링 스파이럴호텔이다. 지하 4층, 지상 5층, 전체면적 5만3929㎡에 313실 규모로 오는 6월 완공 예정이었다. 현재 공정률은 50%가량으로 알려졌다. 이 호텔 주변에는 단독형(2층)과 연립형(지하 1층, 지상 3층) 250실을 갖춘 텔라소리조트도 준공이 예정됐다.

 국내 최초로 들어서는 외국계 영리병원인 제주 녹지국제병원도 같은 2단계 사업으로 조성되고 있다.

 헬스녹지그룹의 녹지한국투자개발 관계자는 “시공사가 호텔 조성 공사를 중단하겠다고 한 바 없으며 인력 철수에 대해서는 시공사가 자세한 이유를 파악 중이다”고 설명했다.

 시공사인 포스코건설 측은 “공사 진행에 있어 잠시 연기되는 것”이라면서 “그 이유에 대해서는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녹지그룹은 총 1조 원을 투자, 제주헬스케어타운 전체 사업 부지 면적 153만9000㎡의 절반에 해당하는 77만8000㎡에 의료 연구개발(R&D) 센터, 휴양문화시설, 숙박시설 등을 조성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녹지그룹은 한국 현지 법인인 녹지한국투자개발을 통해 1단계로 2000억 원을 들여 휴양 콘도미니엄을 2014년 완공했다. 이어 이번 호텔 공사 등이 포함된 2단계 공사를 진행 중이다.

 녹지그룹에서 진행하는 드림타워 조성 공사도 일부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녹지그룹이 공사비 200억 원을 투자하지 않아 시공사에서 공사 중단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제주시 이호유원지에 이호랜드를 조성하는 중국계 유통기업인 분마그룹은 사드 배치 추진이 거론된 지난해부터 투자를 끊은 것으로 알려졌다.

 홍콩 자본이 투입된 신화역사공원 조성 공사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홍콩 자본의 람정제주개발은 중국인을 겨냥해 지난해 4월부터 제주신화역사공원 R지구 내 콘도 450여 실에 대한 분양에 나섰으나 정작 중국인이 분양받은 비중은 20%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람정제주개발 관계자는 “오는 10월 1차 개장을 앞두고 있으나 중국인 관광객들의 방한이 완전히 끊기게 되는 사태가 길어지면 큰 타격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제주 투자 규모가 50억 원을 넘는 주요 외국기업은 모두 24개다. 이들 외국기업의 투자 금액을 모두 합치면 15조6000억 원이 넘는다. 제주도 한 해 예산의 4배 남짓한 규모다.

 외국 기업의 제주 투자는 중국계열이 주도하고 있다. 24개 외국 투자기업 가운데 79%인 19개가 중국·홍콩 국적의 중국계 자본으로, 투자 규모는 12조7500여억 원에 이른다.

 이들 외국 투자기업들은 대부분 리조트와 호텔, 카지노, 쇼핑 시설 등을 조성, 제주를 찾는 중국인들을 주요 고객으로 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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