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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천 괴연저수지 둑 붕괴…육안검사 등 '허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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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천 괴연저수지 둑 붕괴…육안검사 등 '허술'
  •  영천/ 임승태기자
  • 승인 2014.08.22 0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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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1일 발생한 경북 영천시 괴연저수지의 둑 붕괴사고는 행정당국의 허술한 저수지 점검 때문인 것으로 드러났다. 최근 내린 폭우로 둑 30m 가량이 뜯겨져 나간 괴연저수지(길이 160m·높이 5.5m)는 1945년에 축조된 것이다. 이미 내구연한(60년)을 10년 가까이 넘긴 노후시설이다. 하지만 사고 저수지를 포함한 지역 내 각 노후 저수지 등에 대한 당국의 안전점검은 겉핥기식에 그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영천시는 지역 내 관리 저수지 928곳에 대해 매년 분기별로 1번씩 안전점검을 벌이고 있다. 이중 내구연한을 넘긴 저수지는 70%를 넘는다. 하지만 안전점검 활동은 직원들이 별다른 장비없이 육안으로 둑 함몰 여부 등을 둘러보는 게 전부다. 축조 시기 등 시설 노후화에 비례해 점검횟수를 늘리는 등의 추가조치는 이뤄지지 않는다. 또 이달 들어 비가 내리는 일이 잦자 저수지별 비상 점검을 실시했다고 밝혔지만 한달도 채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둑이 터져 인근 주택과 논·밭 등이 물에 잠겨 버렸다. 영천시 측은 “점검직원들이 전문가들이기 때문에 육안으로 봐도 이상 여부를 알 수 있다”며 “매 점검마다 특별한 이상은 없었으며 괴연저수지도 10년전 1차례 보수공사를 했다”고 말했다. 효율적인 안전관리를 위해 저수지별로 등급을 부여하는 방식도 주먹구구식으로 이뤄지고 있다. 저수지 안전도는 A~E등급까지 5단계로 구분되며, 미흡·불량을 뜻하는 D·E 등급의 경우 정밀안전진단을 실시한다. 영천시가 관리하는 928개 저수지 중 A~C등급에 속하는 것은 827개며, 나머지 101개는 D~E등급이다. 하지만 이 같은 등급 부여 또한 직원들의 육안검사에만 의존하다 보니 제대로 된 상태를 반영하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 실제 이번에 사고가 발생한 괴연저수지는 B등급에 속하지만, 마을 주민은 “수년 전부터 보수공사가 필요하다고 민원을 제기했다”고 증언했다. 지난 5월말께도 한 주민이 시청을 찾아 “괴연저수지에 물이 새는 것 같다”고 알렸지만 후속조치는 직원들이 1차례 현장을 찾은 것이 전부였다. 별다른 이상 증상이 발견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등급조정 및 정밀안전진단 의뢰 등의 조치는 생략했다. 주민 김모 씨(42)는 “둑 붕괴 범위가 더 넓었으면 큰 사고로 이어졌을 것”이라며 “노후 저수지에 대한 세밀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종수 영천부시장은 “괴연저수지의 경우 민원이 들어옴에 따라 등급에 상관없이 1억원 정도의 예산을 반영해 추가 보강공사를 벌일 계획이었다”며 “보다 실질적인 저수지 안전관리가 이뤄지도록 예산지원 등을 중앙정부에 건의한 상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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