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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주변 정세 오판하지 말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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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주변 정세 오판하지 말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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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7.04.13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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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6차 핵실험 가능성에 대비해 미국 칼빈슨 항공모함 전단이 한반도로 향해 위기지수가 한껏 고조되는 가운데 미국과 중국 정상이 전화통화를 통해 한반도 정세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고 상호 협력을 다짐했다. 관영 CCTV 등 중국 언론매체들은 12일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전화 통화 내용을 일제히 보도했다. 이들 매체는 그러나 누가 먼저 전화를 걸었는지를 전하지 않았다. 그러나 통상 전화를 건 정상의 국가에서 관련보도가 먼저 나오는 점을 고려할 때 시 주석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었을 가능성이 커보인다.


특히 미중 정상의 이날 전화통화는 15일 태양절(김일성 생일)을 앞두고 북한이 6차 핵실험을 강행하거나 탄도미사일 도발을 하지 못하도록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에게 '자제하라'는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CCTV 보도에 따르면 시 주석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에서 "중국은 한반도 비핵화 실현과 한반도 평화·안정 유지를 견지하는 한편 평화적인 방법으로의 문제 해결을 원한다"고 강조했다. 시 주석은 이어 "미국과 한반도 문제에 대해 지속해서 소통하고 협조해 나가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우리는 플로리다에서 미·중 관계와 중대한 국제 및 지역 문제에 대해 깊이 있게 소통하고 중요한 합의를 했다"면서 "나는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상호 이해를 증진했고 양호한 업무 관계를 구축했다"고 강조했다. 시 주석은 아울러 "다음 단계로 양측이 외교안전 대화와 전면적인 경제 대화, 법 집행 및 사이버보안 대화, 사회·인문 대화 등 4대 고위급 대화 체계를 통해 경제 100일 계획 실시를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100일 계획'은 미국의 막대한 대중 무역 적자를 줄이기 위해 미·중 정상회담에서 추진하기로 했던 방안인데 시진핑 주석이 이를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시 주석은 "양측은 군사, 법 집행, 사이버, 인문 등 영역에서 협력을 확대하고 국제 및 중대한 문제에서 소통과 조율을 강화하며 가능한 조기에 많은 성과를 거둘 것"이라고 말했다. 시 주석은 또 "양측 실무단은 긴밀한 협력을 유지해야 하고 트럼프 대통령의 연내 방중이 알찬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15일은 북한의 최대 명절이자 기념일인 태양절(김일성 생일)이다. 북한의 추가 도발 가능성이 매우 높은 시기로 꼽힌다. 핵항모 칼빈슨호의 재배치가 유사시 북한의 ICBM을 요격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핵항모 전단이 이동하는 도중에도 트위터 등을 통해 대북 경고 메시지를 잇따라 내놨다. 중국이 북핵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미국이 직접 해결하겠다는 것이 골자였다. 숀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핵과 미사일 도발에 맞서 '모든 옵션을 열어 놓고 있다'고 경고했다. 외교적 표현에서 '모든 옵션'은 군사적 대응도 포함한다. 스파이서 대변인은 "시리아에서 보여줬듯이 행동에 나설 때는 단호하고 비례적으로 대응할 것"이라는 말도 했다. '비례적'이란 말은 도발 강도에 따라 대응 강도를 맞춘다는 뜻이다. 미국뿐 아니라 중국의 분위기도 달라지는 듯하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의 자매지인 환구시보는 12일 "점점 더 많은 중국인이 대북제재 강화를 지지하고 있다"면서 북한이 또 '마지노선'을 넘으면 원유공급 중단 카드를 쓸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이 신문은 사설 제목부터 '결전 앞둔 북핵 문제, 북한 멈춰서야'로 뽑았다. 미·중 정상회담 이후 중국이 북한 문제를 훨씬 더 심각하게 보고 있는 것 같다.


이제 공은 북한 쪽에 넘어갔다. 북한의 최종 목표는 핵 보유권의 지위를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것이다. ICBM은 미국의 양보를 이끌어내는 수단이라고 봐야 한다. 하지만 상황이 급변했음을 알아야 한다. 스파이서 대변인은,  '미국 본토까지 위협하는 핵보유국 북한'을 트럼프 대통령이 절대로 용납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중국이 계속 북한을 편들기도 어려워졌다. 환구시보는 대북 송유 중단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지금 같은 상황에 북한이 핵실험을 하거나 ICBM을 발사하면 '많은 사람 앞에서 미국의 뺨을 때리는 격'이라고 지적했다. 위신과 체면을 중시하는 중국에서 이런 비유는 '레드라인'을 넘었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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