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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코리아’ 2009년 이후 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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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코리아’ 2009년 이후 최대
  • 김윤미기자
  • 승인 2017.07.02 10: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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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누적순매수 10조3천억원…외국인 10조 이상 '사자' 네번째

외국인 투자자들이 올해 상반기에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이후 최대 규모로 국내 주식을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2일 한국거래소와 코스콤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유가증권시장(코스피)과 코스닥시장을 합친 외국인 누적순매수 금액은 10조2천970억원으로 집계됐다.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는 9조2천496억원, 코스닥시장에서는 1조992억원어치를 각각 순매수했다.

이에 비해 같은 기간 기관은 10조1천872억원(코스피 8조2천627억원 순매도, 코스닥 2조899억원 순매도), 개인은 2조2천19억원(코스피 4조956억원 순매도, 코스닥 1조9천252억원 순매수) 어치를 각각 팔았다.

올해 상반기 외국인 누적순매수 규모는 2008년 금융위기로 빠져나간 외국인 자금이 다시 들어오던 2009년 상반기의 11조1천379억원 이후 최대 규모에 해당한다.

상반기 기준으로 외국인들이 코스피·코스닥 시장을 합쳐 10조원 이상 '사자'에 나선 해는 2000년과 2004년, 2009년에 이어 올해까지 모두 네 차례다.

2007년까지 이어진 대세 상승장 초입에 해당한 2004년에 외국인들은 상반기에만 12조2천393억원을 사들여 최대 순매수 규모를 보였고 닷컴 버블이 한창이던 2000년에는 10조8천억원가량을 사들였다.


올해 들어 외국인들이 가장 많이 쓸어담은 종목은 LG전자[066570]로 모두 9천720억원어치를 샀다. 올해 전 사업부문에서 실적이 크게 개선된 LG전자는 연초 이후 주가가 55.43% 뛰었다.

그다음으로 외국인 러브콜을 많이 받은 종목은 KB금융[105560](순매수 금액 7천224억원)이었다. KB금융은 순이자마진(NIM) 개선으로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호실적 전망이 이어지고 있으며 주가도 올해 들어 34.81% 올랐다.

외국인들은 현대차[005380](6천909억원), 삼성SDI[006400](6천308억원), 현대모비스[012330](5천308억원)도 5천억원 넘게 사들였다.

이에 비해 가장 많이 판 종목은 삼성전자[005930](1조6천765억원)와 우선주인 삼성전자우[005935](7천969억원), SK하이닉스[000660](3천768억원) 등이었다.    이들 종목이 반도체 활황으로 주가가 사상 최고치 행진을 이어가자 차익 실현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올해 들어 외국인의 강한 매수세가 몰린 주된 이유로 국내 상장사 실적 등 기초여건(펀더멘털)에 대한 신뢰 상승과 글로벌 증시 대비 가치평가(밸류에이션) 매력 부각,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기대감을 꼽았다.


조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이 이탈했던 2006년을 보면 글로벌 대비 한국 증시의 이익 추정치가 감소했고 밸류에이션 측면의 매력도 떨어졌다"며 "지금은 당시와 정 반대다. 글로벌 대비 국내 증시의 이익 전망치가 고공행진 중이고 그간의 지수 상승에도 밸류에이션 수준은 여전히 낮다"고 설명했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도 "국내 증시의 기초여건 환경에 대한 예측 가능성이 커졌다. 그동안 국내 증시는 실적 불확실성이 커 글로벌 투자자 입장에서 그리 미덥지 못한 투자대상이었지만 올해는 실적 모멘텀이 글로벌 최상위 수준으로 도약했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또 새 정부 출범 이후 '코리아 디스카운트'로 불리던 국내 증시의 구조적 제약요인이 중장기적으로 해소될 것이라는 기대가 감돌기 시작했다. 이익 증가에 불투명했던 기업 거버넌스 구조 개선과 주주환원정책 확대 등 전반적 상황이 한국을 '꼭 사야 하는' 시장으로 만들고 있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외국인의 매수세가 하반기 이후에도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일부는 추가로 30조∼40조원의 자금이 들어올 수 있다고 전망했다.

양기인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올해 국내 증시가 강하게 치고 올라갈 수 있는 배경은 약달러와 신흥국 화폐의 상대적 강세"라고 지적했다.

선진국 자금이 신흥국으로 들어오는 상황에서 한국처럼 실적이 좋고 무역수지, 경상수지가 양호한 국가가 타깃이 된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같은 약달러 추세는 내년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게 양 센터장의 관측이다.

김용구 연구원은 모건스탠리 캐피탈인터내셔널(MSCI) 신흥시장(EM) 지수 내 한국의 시가총액 비중과 이익 기여도에 해당하는 주당순이익(EPS) 비중을 고려하면 중기적으로 30조∼40조원의 글로벌 자금이 더 들어올 수 있다고 추산했다.

김 연구원은 "MSCI EM 지수에서 한국의 시총 비중은 15.95%인데 EPS 비중은 최근 20.8%까지 올랐다"며 "EM 내 상대 시총 비중은 결국 이익 기여도에 수렴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시총 비중은 17.99%까지 올라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경우 40조원 이상의 글로벌 자금 유입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일각에서 미국 금리 인상으로 하반기 중 한미 정책금리가 역전될 우려가 있지만, 외국인 자금이 급격하게 빠져나갈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김유미 연구원은 "2005년 8월에도 한미 정책금리가 역전됐지만 글로벌 경기 호조와 신흥국 자산 선호로 대규모 외국인 순매수가 출현했다. 현재 상황도 당시와 유사하다고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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