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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야당 ‘정체성 재정립’ 노선경쟁 후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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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야당 ‘정체성 재정립’ 노선경쟁 후끈
  • 김윤미기자
  • 승인 2017.07.23 16: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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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 강성우파 혁신위 배치로 색채 강화
바른정당, 잇단 좌클릭…‘따뜻한 보수’ 지향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이 새 지도부 구성 이후 보수 정체성 재정립에 적극 나서면서 보수정당 간 노선 경쟁에 불이 붙는 모양새다.
 본디 한지붕 아래 있던 양당은 저마다 ‘진짜 보수’, ‘보수 적자(適子)’를 자임하고 있지만 각기 다른 정책적 지향점을 추구하면서 당이 나아갈 노선과 가치의 차별화가 이뤄지는 형국이다.


 양당 공히 확고한 정책적 비전 부재를 보수정권 실패의 한 요인으로 꼽고 있지만 처방이 다른 셈이다. 한국당이 상대적 ‘우클릭’ 현상을 보인다면 바른정당은 개혁적 보수를 표방하며 왼쪽으로 이동하려는 경향성을 드러낸다.
 한국당은 홍준표 신임 대표와 당 쇄신작업을 이끄는 류석춘 혁신위원장 모두 우파 정체성의 재확립을 통한 ‘가치 정당’으로의 변모를 강조한다.


 류 위원장 자체가 뉴라이트연합 공동대표와 연세대 이승만연구원장을 지냈고 박정희연구회 회장도 역임하는 등 주요 경력이 지니는 정치적 상징성이 짙다.
 게다가 취임 후 기자회견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을 두고 ‘정치적 탄핵’이라는 견해를 피력, 극우보수 인사라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더욱이 류 위원장이 전권을 갖고 인선한 혁신위원 역시 보수적 색채가 강한 인물 위주로 구성됐다. 예를 들어, 황성욱 변호사는 박 전 대통령의 탄핵심판 대리인으로 활동했고, 유동열·조성환 혁신위원은 지난달 발족한 ‘자유민주시민회의’(가칭) 추진자 명단에 이름을 올린 인사들이다.
 실제로 류 위원장은 언론을 통해 기존 정책 기조에서 ‘좌클릭’하는 방법으로 정치적 외연을 넓히기보다 우파의 가치 정립에 무게를 싣겠다고 천명해왔다.


 한국당 관계자는 23일 “대선을 전후로 한국당에 실망한 국민이 많지만 그렇다고 예전처럼 슬그머니 왼쪽 행보를 보였다간 더 늪에 빠질 것”이라며 “내부 혁신과 함께 뚜렷하고 선명한 보수야당으로 자리매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반해 이혜훈호(號) 출범 한 달째를 맞은 바른정당은 ‘따뜻한 보수’, ‘바른보수’ 등을 내걸고 좌클릭 속도를 높이고 있다.


 신생정당으로서 당원을 불리기 위해 외연을 넓히려는 목적 외에도 보수 주도권 경쟁 관계인 한국당과의 거리두기가 시급하다는 판단도 감안됐다는 분석이다.
 당 지도부가 틈만 나면 한국당을 ‘낡은 보수’로 규정하는 한편 이들과의 무리한 연대나 통합은 없을 것이라고 선을 긋는 것도 이 때문이다.


 실제로도 ‘따뜻한 보수’라는 캐치프레이즈처럼 바른정당이 추구하는 보수는 옛 새누리당에 비하면 한참 왼편에 있다.
 유승민 의원이 대선후보 시절 내세운 경제·사회 공약을 뜯어보면 문재인 정부 못지않은 경제민주화, 양극화 해소, 복지 정책들이 수두룩하다. ‘칼퇴근법’ 공약은 정의당으로부터도 호평을 받을 정도다.


 다만 안보 문제만큼은 철두철미한 정통 보수의 스탠스를 유지하겠다는 방침이다.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배치는 물론 대북 문제와 관련해 바른정당은 정부를 상대로 한국당처럼 강공 모드로 일관하고 있다.
 이런 차이는 서로 다른 주지지층 때문이라는 해석도 있다. 한국당은 대구·경북(TK)과 노년층, 바른정당은 수도권과 청년층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지지를 받고 있는 만큼 이들을 의식한 정책과 가치 설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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