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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 수교 25주년, 작금의 현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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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 수교 25주년, 작금의 현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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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7.08.24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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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 수교 25주년을 맞아 문재인 대통령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24일 축하 메시지를 교환했다고 외교부가 밝혔다. 문 대통령은 메시지에서 1992년 수교 이래 25년 동안 제반 분야에서 양국 관계의 비약적 발전을 평가하고 "이는 양국 정부와 국민이 긴밀한 소통과 교류, 협력을 통해 상호 이해와 신뢰를 높이고 이를 바탕으로 더욱 성숙한 관계를 발전 시켜온 결과"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지난 7월 독일에서 시 주석과 양국 관계 발전 방향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한 것을 평가하고, 본인도 한중 관계를 매우 중시한다고 말했다고 외교부는 전했다. 문 대통령은 아울러 "시 주석과의 공감을 바탕으로 양국 관계를 양국의 공동번영, 더 나아가 한반도를 비롯한 동북아시아와 세계의 평화ㆍ발전에 기여하는 '실질적인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로 지속 발전시켜 나가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시 주석은 메시지에서 "한중 수교 25년간 양측의 공동노력 하에 양국관계가 부단히 발전해 양국 국민들에게 실질적인 혜택을 주었으며 역내 평화와 발전에 적극 기여했고 이러한 양국관계의 결실은 소중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시 주석은 이어 "한중 관계를 매우 중시하고 있으며, 함께 노력해 정치적 상호신뢰를 공고히 하고, 이견을 타당하게 처리하며, 한중 관계를 안정적이고 건전하게 발전시켜 나가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수교 당시 64억 달러였던 교역 규모가 정점에 오른 2013년에 2742억 달러로 43배가 됐다. 사드 여파로 급감하기는 했지만 가장 많았던 지난해에는 806만명의 중국인이 한국을 찾았다. 다른 분야에서도 수교는 양국 모두에 '윈윈 게임'이었다. 중국은 한국을 통해 서방의 산업 기술과 시장경제 노하우를 수혈받아 G2(주요 2개국) 도약의 기틀을 다졌다. 한국도 과거 사회주의권으로 외교 영역을 확장하는 데 도움을 받았고, 거대한 중국시장에서 경제성장의 동력을 키웠다. 하지만 중국 경제가 초고속 성장 가도를 달리면서 양국 사이의 전략적 지형은 달라졌다. 현재 중국은 한국의 주력 산업인 자동차, 철강, 조선, IT(기술정보) 분야에서 턱밑까지 치고 들어와 있다. 중국이 경제 분야의 열세를 뒤집으면서 한국의 외교·안보적 가치는 작아졌다. 그러나 결정타를 안긴 것은 북한이다.


2006년 1차 핵실험을 하면서 북한은 한중 관계에 결정적 악재로 작용하기 시작했다. 10년 넘게 세월이 흐른 지금 중국이 보는 북한의 전략적 가치는 엄청나게 커졌다. 실제로 북한은 5차례의 핵실험을 통해 핵무기 소형화에 근접했고, 미국 본토 타격을 위협할 만큼 미사일 기술도 고도화했다. 겉으로는 쓴소리하지만 중국이 북한을 꼭 골치 아픈 존재로 여기지는 않을 것이다. 북한이 도발을 멈추지 않아 미국 주도의 유엔 제재 아래 놓이면서 중국도 국제사회의 제재 동참 압박을 받고 있기는 하다. 그러나 중국은 북한의 '지렛대 효과'를 내심 즐기고 있을지도 모른다. 한반도 정세를 둘러싼 미국과의 힘겨루기에서 좌충우돌하는 북한의 일탈은 미묘한 '변죽 울리기' 카드가 될 수 있다. 지금까지 대북 유엔 제재가 드러낸 현실적 무력함이 그 반증이다. 유엔은 그동안 '사상 최강'의 수식어를 바꿔갈며 여러 차례 고강도 대북 제재를 발동했지만 북한은 크게 힘들어하는 기색도 없이 지금까지 버텨 왔다. 사실상 북한의 생명줄을 쥐고 있는 중국의 의도적 방관을 의심할 수 있는 대목이다. 유사시 북한 핵미사일을 막는 수단인 주한미군 사드 배치를 놓고 중국이 우리한테 무도한 공세를 퍼붓는 것도 그런 맥락이 아닐까 싶다.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3일 정례 브리핑에서 "양국이 초심을 잃지 않고 상호 신뢰를 공고히 하며 이견을 적절히 처리해 한중 관계의 건강하고 안정적인 발전을 추진하길 바란다"고 했다. 한중 수교 25주년을 맞아 중국 정부의 입장을 밝힌 것이다. 중국이 진정 한국과의 관계 발전을 원한다면 그동안 북한 문제에서 보인 이중성부터 버려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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