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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북구, 8년째 얼굴 없는 천사 미담(米談)이 미담(美談) 낳아 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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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북구, 8년째 얼굴 없는 천사 미담(米談)이 미담(美談) 낳아 화제
  • 박창복기자
  • 승인 2018.01.12 14: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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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오전 7시 월곡2동 쌀 300포 실은 트럭 도착



▲월곡2동의 터줏대감을 자처하는 하광용 통장은 얼굴 없는 천사에게 지고 싶지 않다며 쌀10kg 100포와 라면 50박스를 전했다.

“어려운 이웃에게 나눠 달라”

서울 성북구 월곡2동주민센터에 전화 딱 한 통만 남긴 채, 어려운 이웃을 위해 매해 20kg 포장쌀(1200여만 원 상당) 300포를 기부하고 있는 얼굴 없는 천사의 선행이 8년째 이어지고 있다. 지금까지 2400포 싯가 1억2000만 원에 이르는 금액이다. 

이맘때면 월곡2동주민센터 직원이 총동원 돼 쌀을 나르는 풍경이 8년 동안 반복되자 주민의 호기심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구경을 나왔던 주민 중 일부는 아예 팔을 걷어 올리고 쌀 나르는 것을 거들기도 한다. 

얼굴 없는 천사를 따라 나눔에 동참하는 주민도 늘었다. 나눔 방식도 각양각색이다. 쌀과 금일봉은 물론 맞춤형 생활소품을 직접 만들어 기부하기도 했다. 인근 동아에코빌아파트 주민들은 천사의 쌀을 나눔 받는 이웃 대부분이 비좁은 공간에서 생활하는 만큼, 사전에 주민센터를 방문해 의견을 나누고 맞춤형 미니식탁 11개와 도마 11개를 준비했다.

월곡2동의 터줏대감을 자처하는 하광용 통장은 쌀10kg 100포와 라면 50박스를 전했다. 지역 어르신들도 나섰다. 상월곡실버센터 관계자와 어르신 100명은 1인당 1만원씩 마음을 모아 성금 100만원을 보탰다. 

김종호 월곡2동장은 “얼굴 없는 선행을 하고 싶다는 천사의 뜻을 존중해 추적을 중단하기로 했다.”며 “쌀은 기부자의 뜻에 따라 기초수급자와 저소득 틈새가정 등에 골고루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김영배 구청장은 “소외된 이웃들이 곁에 아무도 없다는 고독감으로 인한 고통이 더 크다는 사실을 깨달을 때가 많다”며 “월곡2동에서 펼쳐지는 아름다운 이야기는 우리 곁에 마음 따스한 이웃들이 있다는 정서적 지지감을 줄 뿐만 아니라 도움을 받은 사람이 다시 다른 이를 돕는 선행의 선순환으로 까지 이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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