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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인·출산율 높이는 대책 마련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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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인·출산율 높이는 대책 마련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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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8.03.22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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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실업에 뛰는 집값, 인구감소가 겹치면서 지난해 우리나라의 혼인율이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것으로 집계됐다. 혼인이 줄면서 이혼율도 20년 만에 최저를 기록했다. 20년 이상 같이 산 뒤 이혼하는 비중은 전체의 3분의1로 10년 전에 비해 1.3배 증가했다.


통계청이 21일 발표한 '2017년 혼인·이혼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조혼인율'(인구 1천 명 당 혼인 건)은 5.2건으로 1970년 통계 작성 이후 최저로 떨어졌다. 조혼인율은 2007년만 해도 7건대였었으나 2015년에 6건 선이 무너졌고 지난해엔 5건 선을 겨우 넘었다. 지난해 혼인 건수는 26만4천500건으로 전년 대비 6.1%(1만7천200건) 줄었다. 혼인 건수도 1974년 25만9천600건 이후 43년 만에 최저치라고 한다. 혼인 건수 감소세는 2012년 이후 6년째 이어졌다. 지난해 평균 초혼 연령은 남성 32.9세, 여성 30.2세로 전년보다 남성은 0.2세, 여성은 0.1세 높아졌다. 10년 전과 비교하면 남성은 1.8세, 여성은 2.2세 올라간 것이다.


혼인율이 해마다 떨어지고 첫 결혼 연령이 높아지는 이유는 뻔하다. 결혼하기 싫어서가 아니라 사회·경제적으로 결혼하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어서다. 지난 1월 청년(15∼29세) 체감실업률은 21.8%였다. 일할 능력이 있는 청년 5명 가운데 1명꼴은 사실상 '실업 상태'라는 뜻이다. 어렵게 취업에 성공한다고 해도 뛰는 집값, 자녀 양육 및 교육비 부담, 일·가정 양립 인프라 부족 등이 결혼 기피 현상을 부추기고 있다. 최근 육아정책연구소의 여론조사에서 '결혼을 해야 한다'는 응답 비율은 20대 49.9%, 15∼19세 38.8%에 불과했다. 지난해 11월 말 현재 15세 이상 남녀 3천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이 조사에서 전체 연령대의 동일 응답 비율은 56.6%였다. 연령대가 낮아질수록 꼭 결혼해야 한다는 생각도 약해진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결혼은 국가적 과제인 저출산 극복의 첫 단추다. 2002년 이후 16년간 우리나라는 초저출산국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출생아(합계출산율)가 1.3명 이하면 초저출산국으로 분류되는데, 지난해 우리나라는 1.05명이었다. 저출산·고령화 기본계획이 처음 발표된 2006년 이후 저출산 대책에 약 100조 원의 예산이 투입됐지만, 합계출산율은 오히려 낮아지고 있다. 혼인율 하락과 만혼 추세도 저출산 심화의 원인 중 하나다. 그래서 청년 결혼 문제를 빼고는 저출산 대책을 거론하기 어렵다. 취업난으로 연애·결혼·출산까지 포기한다는 이른바 '엔(N)포 세대'의 그림자가 짙어지고 있다. 그런 상황에서 낮은 혼인율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리기는 사실 쉽지 않다. 그러나 나아가야 할 방향은 분명하다. 좋은 일자리가 있고, 결혼해서 아이를 낳아 키울 수 있다는 확신이 선다면 우리 청년들이 결혼을 기피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고 여성의 경제·사회적 지위를 높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일과 가정이 양립할 수 있게 제도와 직장 환경을 개선하고 지나치게 높은 보육·주거·교육비의 부담을 덜어줘야 한다. 정부와 정치권이 절박한 위기감을 갖고 혼인율과 출산율을 높이는 현실적 대책을 고민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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