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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난 심각 수준”…줄도산 우려 팽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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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난 심각 수준”…줄도산 우려 팽배
  • 인천/ 맹창수기자
  • 승인 2018.03.27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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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 규모 부평공장 생산량 급감
운영 자금난까지 겹쳐 ‘이중고’
공장 가동률도 50% 아래로 ‘뚝’

 한국지엠(GM) 인천 협력업체들의 경영난도 심각한 수준으로 치닫고 있다. 인천 남동공단에 밀집한 협력업체들은 한국GM 국내 공장 중 가장 규모가 큰 인천 부평공장과 거래해 왔는데, 생산량 급감에 운영자금난까지 겹치면서 줄도산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최근 남동공단의 한국GM 1차 협력업체 공장을 방문했을 때 자동차 내부 천장(헤드라이닝 루프) 생산 라인에서는 직원 1명만 기계를 점검하고 있었다. 한국GM에 자동차 내장재를 납품하는 이 업체는 이달 매출이 약 2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달 40억원보다 30% 넘게 줄었다. 갑작스러운 매출 악화로 90명에 달하던 직원도 70명 남짓으로 감축했다. 하루 15시간 넘게 가동하던 생산 라인은 올해 들어 하루 8∼9시간만 돌아가고 있다. 가동률도 70%대에서 50% 아래로 떨어졌다.


 공장 관계자는 “우리 업체만 해도 원자재를 납품하는 2차 협력업체 50여곳과 연결돼 있다”며 “1·2차 협력업체까지 합치면 한국GM 공장에 기대 먹고 사는 인원이 30만명 정도인데 다 문 닫을 판국”이라고 토로했다.
 이 업체는 군산과 김해에도 각각 공장을 두고 있지만 1만8000㎡ 규모의 군산 라인은 한국GM이 군산공장을 폐쇄한 뒤 아예 가동을 멈췄다. 직원 20명 중 2명은 인천 공장으로 데려왔지만, 나머지 인력은 줄일 수밖에 없었다.


 27일 한국GM 1차 협력업체 모임인 협신회 측에 따르면 인천에 있는 1차 협력업체 51곳 중 40여 곳은 한국GM 부평공장뿐 아니라 군산공장에도 부품을 납품하고 있다. 군산에 따로 공장을 둔 업체도 6∼7곳에 달한다.
 인천 내 협력업체들은 군산공장 폐쇄 여파에 부평공장 생산 물량 축소가 겹쳐 두 가지 위기를 극복해야 하는 상황에 부닥쳤다.


 군산공장보다 물량이 많던 한국GM 부평공장의 완성차 생산량은 GM의 국내 철수설이 불거진 지난해 2분기 이후 쭉 감소했다. 지난해 4분기 생산량(7만7000대)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23.5%나 줄었다.
 남동공단에 입주한 협력업체 세일인텍 윤태영 전무는 “부평공장 주력 차종인 말리부는 지난해 매달 3500∼4000대를 생산하다가 올해는 월 2000대만 나온다”며 “생산량이 뚝 떨어진 데다 자금 조달도 어려워 악재가 겹쳤다”고 말했다.


 1∼3차 협력업체들은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금융기관까지 자금 대출 한도를 강화하자 줄도산을 우려하고 있다. 금융권은 한국GM과 거래하는 협력업체들을 중점 관리대상으로 분류하고 대출한도 관리와 여신 축소에 나섰다. 특히 영세한 2·3차 협력업체들은 당장 운영자금 조달조차 어려워 발을 구르는 형편이다.


 한국GM에 엔진용 플라스틱 부품을 납품하던 인천의 한 2차 협력업체는 군산공장 폐쇄 이후 폐업을 결정했다. 공장은 텅 비었고 직원들도 모두 다른 길을 찾아 나섰다.
 한국GM 협력업체인 신진화학의 문창호 회장은 “신차 배정이 안 되면 금융권에서 기존에 대출했던 자금마저 회수하려 들 것”이라며 “산업은행이 한시라도 빨리 자금을 투입해 지원 물꼬를 터야 한다”고 하소연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GM 본사는 부평과 창원 공장에 대한 신차 배정 여부를 이달 말까지 결론짓는다는 입장이다. GM은 부평공장에 스포츠유틸리티(SUV·트랙스 후속 ‘9BUX’ 프로젝트), 창원공장에 크로스오버유틸리티(다목적차량·CUV) 신차를 배정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한국GM 1차 협력업체 모임인 협신회 문승 부회장은 “수개월 이내에 급여를 못 주거나 대금 결제를 못 하는 등 협력업체들의 자금난 문제가 잇따를 것”이라며 “한국GM의 경영 정상화만이 근본적인 해법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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