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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운명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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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운명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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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8.04.19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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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 내정자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특사 자격으로 지난 부활절 주말(3월31일∼4월1일) 극비리에 방북,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만났다고 미국 워싱턴포스트(WP)와 로이터통신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는 5월∼6월 초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북미간 최고위급 접촉이 이뤄진 것이어서, 북미 정상회담 준비가 급물살을 탈 조짐이다. 특히 최대 의제에 해당하는 비핵화 문제와 종전선언 문제 등을 깊숙이 조율했을 것으로 보여 크게 주목된다. WP는 이 사안을 잘 아는 두 명의 관계자를 인용해 중앙정보국(CIA) 국장인 폼페이오가 지난달 말 국무장관으로 지명된 이후 트럼프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극비리에 방북, 김 위원장을 면담했다고 보도했다. WP는 트럼프 대통령이 가장 신뢰하는 '복심'인 미국측 특사와 '불량국가' 독재 지도자 간 극히 이례적 만남은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 간 북한의 비핵화 프로그램에 관한 직접 대화를 위한 기초를 쌓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었다고 풀이했다.


또 이번 북미간 접촉은 빌 클린턴 행정부 시절인 2000년 매들린 올브라이트 당시 국무장관이 김 위원장의 부친인 김정일 당시 북한 국방위원장을 만난 이래 가장 최고위급이라고 WP는 전했다. 폼페이오 내정자는 CIA 전담팀을 진두지휘하며 북미 정보당국 간 막후 채널을 가동, 북미정상회담을 위한 물밑 조율 작업을 주도해왔다. 특히 북한 당국이 북미정상회담에서 비핵화 문제에 대해 논의할 의향이 있다는 입장을 미국에 직접 전달했다고 미 행정부가 지난 8일 밝힌 바 있는데, 이는 폼페이오 내정자가 방북한 지 일주일이 지난 시점이었다고 WP는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날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의 회담 뒤 "그들(남북한)은 (한국전쟁) 종전 문제를 논의하고 있으며, 나는 이 논의를 축복한다"고 언급한 것은 의미가 작지 않다. 종전 문제는 남북만의 합의로 끝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어정쩡한 65년간의 한반도 정전체제는 이제 종식할 때가 됐다. 이와 관련, 남북군사대결 종식 공동선언, DMZ(비무장지대) 내 남북 양측 GP(전방 소초) 철거 등의 방안이 정부 안팎에서 제기되고 있는 것을 주목한다. 남북이 정전협정을 어겨가며 중화기를 들여놓고 있는 DMZ에서 GP를 뒤로 물리고 중화기를 없앤다면 군사적 긴장완화와 군비축소에 있어 분단 이후 가장 괄목할만한 성과로 여겨질 수 있다. 'DMZ의 비무장화'를 위한 남북 간의 실질적 합의가 이번 남북정상회담에 나온다면 종전선언을 위한 디딤돌이 될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정상회담 가능성을 확인하면서도 "일이 잘 안 풀려 우리가 회담을 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며 불발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여전히 살얼음판 같은 현재의 정세를 보여주는 언급이다. 북한의 비핵화 의지 표명에 대해 일각에서는 시간끌기용이라는 의구심이 계속 제기되고 있다. 중재자로서 우리 정부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질 수밖에 없다. 필요하다면 남북정상회담 이전에라도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나 서훈 국가정보원장의 방북을 통해 북한의 확실한 비핵화 의지를 더 구체적으로 담보하고 북미의 간극을 좁혀 나갈 수 있기를 바란다. 동시에 김정은 위원장이 비핵화를 확실히 선택하도록 체제 안전보장 등 북한의 우려를 적극적으로 해소할 수 있는 세부 방안에 대해서도 한미 간의 더욱 긴밀한 조율을 벌여 나가야 한다. 남북은 열흘도 남지 않은 정상회담을 앞두고 18일 '의전·경호·보도' 분야 2차 실무회담을 하고 막바지 세부 조율작업을 벌였다. 남북 정상 간 핫라인이 20일께는 실무적으로 연결될 것이라는 소식도 들리고 있다. 한반도 운명의 향배를 결정할 순간들이 점점 다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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