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립무원(孤立無援) 강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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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립무원(孤立無援) 강원도
  • 이승희 지방부기자 춘천담당
  • 승인 2018.07.25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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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희 지방부기자 춘천담당

‘뜻이 있다면 반드시 이루어진다(有志子事竟成/유지자사경성)’ 고사도 강원도가 처한 상황에선 위로가 되지 않을 것 같다.  갈 길은 멀고 해는 지는데 어디 도움을 청할 곳도, 하소연 할 곳도 없이 허허벌판에 홀로 서있는 형국이다.


동서고속철도는 설악산 환경훼손이라는 이유로 환경부의 몽니에 가로막혀 있고, 양양 오색삭도는 환경부와 시민단체, 진보언론의 집중포화에 지난 정부의 적폐대상으로 몰려있다.


뿐만 이랴, 가리왕산 복원사업은 빈약한 지자체의 재정 상황을 무시한 채 중앙정부의 무관심과 냉대에 속만 타들어 가는데 환경단체와 일부언론의 조롱의 대상으로 전락하고 있다.


플라이양양의 항공사설립 인가도 국토부의 답변은 차일피일 미루어지고 있고, 도내 16개 대학 중 5개 대학만 자율개선대학에 포함되고 11개 대학은 2단계 평가대상에 포함돼 ‘강원도 홀대론’에 불을 지피고 있다.


분단 이후 70년 동안 강원도는 해안과 산과 호수 그리고 철책에 가로막혀 개발절벽시대를 감내하여 왔다. 그 결과가 2016년 기준 인구점유율 3%, 산업총매출액 23조로 17개 시·도 중 15위, 재정자립도 전국 최하 위권으로 나타났으며 빈집 수는 56천호로 2005년 대비 16% 증가하였고 매년 증가추세에 있다. 그러나 강원도는 면적기준으로는 국토의 17%를 점유하고 있으며  국토면적과 대비한 산림면적 비율은 81.5%로 우리나라 전체 산림률 63.% 대비 19%를 상회하고  서울 25% 비교 시 3배에 이르고 있다.


이러한 강원도의 특성을 감안하면 지난 70년간 계속된 ‘보전만이 최선’이라는 일부의 주장은 너무나도 가혹한 주문이다. 80% 이상의 산림면적과 한반도 유일의 분단지자체이면서 영동지역 전역에 해안을 가진 강원도 면적 70%에 42개의 개별법(자연공원법, 백두대간보호법, 군사시설보호법 등)으로 개발을 원천봉쇄 온 세월이 70년이다.


더 이상 어떤 희생을 감내해야만 하는지 환경론자와 정부당국자에 되묻고 싶은 심정이다. 대한민국 면적의 0.4배인 스위스는 산악지대가 1만2450㎢로 한국 강원 산지 1만3680㎢보다 좁지만 2470대의 케이블을 설치해 운영하며, 대한민국의 면적의 0.8배인 오스트리아는 약 2,900개의 케이블카 노선을 운영 중 이다. 이 중 관광용 케이블카는 오스트리아는 2600개로 한국의 130배, 스위스는 450개로 대한민국의 22배에 이른다.


보릿고개 시대에서 산업화 시대로 전환되는 격동기의 난개발은 불가피하다고 인정하자. 2000년대 이후 전 국토의 도시지역에서 아파트로 대표되는 난개발의 시대에 그 많은 환경론자와 환경담당 관료들은 무엇을 했는가. 강남 아파트 한 채에 수십억 하는 비정상시대에 집 없는 서민들의 절규할 때 그들은 어디에 있었는가. 하나같이 눈을 감고 입을 닫고 귀를 닫았다. 다가오는 인구절벽시대, 전국 방방곳곳에 들어서는 각종 브랜드 아파트 숲이 환경파괴의 주범으로 돌아오는 그날, 어리석은 세대로 기록될까 두렵다.     


전국 지자체들이 자연자원을 이용한 개발에 목을 매는 것도 마지막 남은 한 자락 희망 끈이기 때문이다. 강원도 또한 이들과 다르지 않다. 가진 것이라곤 자연 밖에 없으니 자연과 상생하는 방안을 찾는 것이 강원도민의 살기위한 몸부림이며, 강원도 지자체들의 막중한 소임이다. 사실 강원도 현안으로 떠오른 설악권 개발문제나, 가리왕산 환경파괴, 플라이양양 문제, 강원 도내대학 부실문제도 지역경제 침체, 인구 유출, 경제활동인구 감소와 같은 악순환의 결과이다. 지자체마다 기업유치에 사활을 거나 2천만 배후시장을 가진 수도권이나 경부축의 주역인 영남권, 행정중심지로 부상한 충청권, 진보정권의 성지인 호남권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지는 것은 인정할 수밖에 없다.
강원도는 고립무원의 처지에 빠져있다. 선거가 끝난 지금, 집권여당도, 중앙정부도, 청와대도 관심이 사라진지 오래이며 시민단체의 날선 비판과 일부 언론의 도 넘는 편향기사만 넘쳐난다. 


환경을 파괴하자는 것이 아니다. 살기위해 환경과 공존하자는 것이다. 환경론자의 바람대로 앞으로도 150만 강원도민은 4900만 국민을 위하여 ‘환경지킴이’로 남아있기를 바라는 것은 강원도의 처한 현실에서 너무나 야박한 주문이다.


눈에 보이는 환경파괴는 바로잡을 수 있다. 환경론자, 시민단체, 정부관료, 해당 지자체, 개발론자 모두 모여 머리를 맞댄다면 상생의 해결책이 왜 없겠는가. 진정 두려워해야 할 것은 지금 이 시간에도 수많은 동호회들이 강원 산간 곳곳을 누비며 행해지는 ‘눈에 보이지 않는 파괴’이다.


스위스 이름 없는 산들이 오늘날 세계적인 관광명소가 된 것은 보존과 개발의 절묘한 조합의 산물임을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해외관광 천만명 시대, ‘대한민국 알프스’로의 개발은 강원도만이 아닌 대한민국에게 주어지는 또 다른 기회일수도 있다.


민선7기 강원 도정을 이끌고 갈 도지사, 시장, 군수님들에게 당부한다.  길은 멀고 해는 지나 고개 너머 150만 강원도민의 횃불이 달려오고 있음을 잊지 마시고 힘내서 이 고갯마루를 넘어내길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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