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안·펜션·야영장·찜질방 환기시설 정기적 점검 필수
지난 18일 수능을 마친 고등학생 10명이 강원 강릉의 펜션에서 거품을 물고 쓰러진 채 발견된 가운데 이 중 3명은 꽃다운 삶을 채 피워보지도 못하고 끝내 숨졌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실내로 유입된 보일러 가스에 포함된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이들이 사고를 당한 것으로 추정한다.
겨울마다 숱한 인명을 앗아간 일산화탄소(CO). 이 죽음의 연기는 우리가 사는 곳에 예고 없이 찾아와 회복 불가능한 치명상을 남긴다. 추위가 한풀 꺾인 지난 4월 8일 전남 순천시의 한 펜션에서도 투숙객 6명이 어지러움과 구토 증상을 호소했다.
이들은 119구조대에 의해 종합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다. 가족여행을 온 이들은 장작으로 구들장을 달구는 온돌에서 잠을 자다가 일산화탄소에 중독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 밖에 지난 3∼4월 경기 가평과 강원 강릉의 펜션 등에서도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추정되는 인명사고가 잇달아 발생했다.
이른바 '침묵의 살인자'로 불리는 일산화탄소는 무색·무취로 사람이 인지할 수 없어 더더욱 치명적이다. 폐로 들어가면 혈액에 있는 헤모글로빈(혈액소)과 급격히 반응하면서 산소의 순환을 방해한다.
일산화탄소 흡입으로 체내 산소공급이 부족해지면 뇌와 척추가 영향을 받아 두통과 현기증, 구토 증세를 보일 수 있고 많이 흡입하면 중추신경계가 마비돼 의식을 잃거나 결국 사망한다.
행정안전부가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야영장이나 펜션, 일반 주택, 아파트 등지에서 발생한 보일러 및 가스 중독사고는 23건으로 이중 14명이 숨지고 35명이 부상했다. 이는 순수 사고로 집계된 수치다.
수능을 마친 고교생들이 쓰러진 이번 강릉의 펜션 객실에서도 환경부의 정상 기준치(10ppm)의 8배에 가까운 양의 일산화 탄소가 검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