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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능 수단 총동원 일자리 늘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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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능 수단 총동원 일자리 늘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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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9.01.28 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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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한국 경제는 6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인 2.7% 성장하고 일자리 증가 폭은 9년 만에 최저인 9만7000개에 그쳤다. 과거와 비교해 부진한 두 지표를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한국 경제의 고용 창출 엔진이 빠르게 식어가는 점을 알 수 있다. 한국은행의 실질 국내총생산 자료(속보치)와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 자료를 토대로 계산한 한국 경제의 작년 '고용 탄성치'(취업자 증가율/실질 GDP 증가율)는 0.136으로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가 있던 2009년 -0.518 이후 9년 만에 최저를 기록했다. 같은 수준의 경제 성장을 했을 때 그만큼 일자리를 창출하지 못했다는 의미다. 한국의 고용 탄성치가 떨어진 이유는 기본적으로 경제가 성숙하면서 나타나는 산업구조 변화와 관련이 있다. 개발도상국 시절에는 노동집약적 산업이 중심이지만, 산업구조가 고도화하면서 생산성이 높은 자본·기술 집약적인 산업으로 무게 중심이 이동한다. 한국 역시 이러한 방향으로 산업이 재편되고 있기 때문에 고용 탄성치는 떨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작년 수출액은 1948년 첫 수출을 시작한 후 최대인 6055억달러를 기록했지만, 일자리 창출 상황은 오히려 9년 전으로 뒷걸음쳤다. 노동생산성이 높아 고용 창출 효과가 상대적으로 작은 산업인 반도체가 전체 수출의 5분의 1 이상인 1267억달러를 담당했기 때문이다. 전년 대비 수출액이 크게 증가한 산업인 석유제품(33.5%), 석유화학(12.0%)도 반도체처럼 대표적인 장치산업으로 꼽히기에 활황이라고 해서 고용을 늘릴 유인이 떨어진다. 2017년 3.1%였던 성장률은 작년 2.7%를 기록했다. 하지만 취업자 증가율은 같은 기간 1.2%에서 0.4%로 더 큰 폭으로 떨어졌다. 고용 탄성치는 분자가 취업자 증감률, 분모가 성장률이다. 작년 고용 탄성치가 크게 하락한 영향은 성장률보다는 고용에서 더 크다는 의미다. 정부는 작년 취업자 증가 폭이 줄어든 원인을 생산가능인구 감소 전환, 온라인화·무인화 확산 등 인구·산업구조 변화에서 찾았다. 작년 인구증가 규모는 22만5000여명으로, 전년보다 약 7만3000명 적은 수준이다. 그러면서도 15∼64세 고용률이 2017년과 같은 66.6%를 기록했다.


고용 탄성치가 낮으면 경제가 성장해도 그만큼 일자리가 늘어나지 않는다. 작년에는 경제성장률이 2.7%에 머무른 데다 소비와 건설경기 등이 둔화하면서 고용창출력이 낮아진 것으로 보인다. 생산가능인구의 감소, 산업구조의 고도화 등 구조적인 문제도 고용창출력을 떨어트리는 요인에 해당한다.올해 고용창출이 작년보다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점에서 적지 않게 우려가 된다. 내수가 여전히 부진한 상태인 데다 경제성장률 자체도 2%대 초반대로 떨어질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중국경제 불안, 세계경기의 하강 가능성, 신흥국 위기 등 대외 불안요인은 경제 주체들의 국내 투자를 더욱 위축시킬 수 있다. 정부는 올해 일자리 15만 개를 늘리겠다는 목표를 세웠으나 작년의 9만7천 개 수준을 뛰어넘을지도 미지수다. 일자리가 줄어들면 저소득층이 가장 큰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뾰족한 대책을 찾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가능한 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서 일자리를 늘리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당연히 내수 경기를 끌어올려야 할 것이다. 재정 건전성에 큰 타격을 주지 않는 범위에서 적극적인 재정정책을 펼칠 필요가 있다. 이런 점에서 정부가 이미 발표한 경기활성화대책을 차질없이 시행하고 상황에 따라서는 추가적인 조치도 검토해야 한다. 아울러 정부 정책이 내수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일이 없도록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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