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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닝썬-경찰 유착 의혹 엄정하게 수사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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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닝썬-경찰 유착 의혹 엄정하게 수사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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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9.02.26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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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의 유명 클럽 '버닝썬'의 경찰관 유착 의혹을 수사하는 경찰이 관련자들의 계좌 및 통신 기록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강제수사에 돌입했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버닝썬의 미성년자 출입 사건 무마 의혹과 관련해 자금 거래가 의심되는 버닝썬 측 관계자들과 전·현직 경찰관 등의 계좌 및 통신 기록을 확보해 분석하고 있다. 압수수색 대상에는 버닝썬 쪽으로부터 금품을 받은 것으로 의심되는 현직 경찰관 여러 명의 계좌와 휴대전화 이용 내역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광역수사대는 버닝썬과 경찰 간 유착 고리로 지목된 전직 경찰관 강모 씨의 구속영장이 검찰 단계에서 기각된 것과 관련해 영장을 재신청하기로 하고 보강수사를 벌이고 있다.


이와 관련해 경찰은 경찰관 등에게 뇌물을 공여한 것으로 지목된 이모 버닝썬 공동대표를 이날 오전 소환해 13시간 가량 조사한 뒤 오후 11시 10분께 돌려보냈다. 경찰은 이 공동대표를 상대로 강씨에게 돈을 건네게 된 경위와 최종 수수자, 돈의 성격 등을 집중적으로 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에 따르면 이 공동대표는 금전 전달 여부에 대해 부인하는 취지의 진술로 일관했다. 경찰은 지난주 이 공동대표에 대한 출국금지를 요청해 법무부 승인을 받았다고 밝혔다. 경찰은 조만간 그를 다시 불러 추가 조사할 예정이다. 이 공동대표는 버닝썬이 입주한 르메르디앙 호텔의 운영법인인 전원산업의 전 등기이사기도 하다. 현재 모 화장품 회사 임원인 강씨는 클럽과 경찰 간 유착의 연결고리 역할을 했다는 의혹을 받는 인물이다. 경찰은 강씨가 버닝썬 측의 요청으로 경찰관에게 금품을 전달하는 등 민원 해결에 관여했을 것으로 의심하고 이를 규명하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이 화장품 회사는 지난해 7월 말 버닝썬에서 대규모 홍보행사를 연 바 있다. 행사에 앞서 버닝썬에 미성년자 손님이 출입해 고액의 술을 마셨다는 신고가 경찰에 접수되자 행사 차질을 우려한 강씨가 나서 사건을 무마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경찰은 강씨가 버닝썬 측으로부터 돈을 받아 사건을 담당한 경찰관에게 전했을 것으로 의심한다. 실제 서울 강남경찰서는 이 의혹을 수사했지만, 지난해 8월 증거 부족으로 사건을 종결하고 불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경찰은 이미 여러 차례 불신을 자초했다. 최초 폭로자인 김 씨에 대한 폭행 의혹을 관할 강남경찰서가 수사한 것부터 잘못이었다. 버닝썬 내에서 성폭행에 악용되는 마약류인 '물뽕'(GHB)이 유통 및 투약됐다는 의혹에 경찰 수사관계자는 "몇십억씩 돈을 버는 클럽에서 마약을 유통하겠느냐"는 오해를 살만한 말을 하기도 했다. 경찰은 버닝썬과 역삼지구대를 이달 14일 뒷북 압수 수색한 데 이어 24일에야 강남경찰서를 김 씨 사건 수사에서 배제했다.


국민의 관심은 범죄 영화에서나 볼 법한 경찰과 유흥업소의 유착설이 어디까지 사실인지 궁금해하는 차원을 넘어선다. 검·경 수사권 조정과 자치경찰제 도입이 추진되는 상황에서 경찰이라는 조직을 과연 신뢰할 수 있는가가 핵심이다. 민생치안을 전담할 경찰이 유흥업소와 결탁해 돈을 받고 비리를 눈감아주는 구태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면, 자치경찰제 도입은 고양이에게 생선 맡기는 격이 될 것이라는 걱정이 나올 수밖에 없다. 몇 년 전에도 '룸살롱 황제'로 불리던 이경백씨와 경찰의 유착 의혹으로 떠들썩했던 적이 있다. 버닝썬이 온갖 비리와 불법에도 승승장구한 뒷배가 경찰이었다는 게 밝혀진다면 파장은 그 못지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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