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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불과의 전쟁, 철저한 예방이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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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불과의 전쟁, 철저한 예방이 필요
  • 최승필지방부국장
  • 승인 2019.04.07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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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필지방부국장

인간에게 다양한 가치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숲 속의 나무들은 대기에 산소와 물을 공급하고, 강수를 조절하는 것은 물론, 기후를 식히고, 침식과 산사태를 예방하며, 토양을 기름지게 한다.

숲에는 다양한 동식물이 서식하고 있고, 강한 산성화 물질인 옥시던트(oxidant)를 흡수하며, 오염물질들을 가둠으로써 공기의 질을 향상시킨다.

특히,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나무가 이산화탄소를 소비하고, 산소를 방출한다는 점이다. 그러나 인간들의 목재와 농경지에 대한 요구로, 급속하게 산림이 벌채되고 있을 뿐 아니라 크고 작은 산불로 소중한 산림이 훼손되고 있다.

실제로, 지난 2000년 동안 추가적인 농경지를 만들고 목재를 생산하기 위해 산림은 대규모로 벌채됐고, 크고 작은 산불로 전 세계의 숲이 절반으로 사라지면서 지구촌 곳곳에서 각종 재난에 시달리고 있다.

인간들에 의해 자행되는 산림훼손 및 산불로 인해 지구촌에 미치는 환경변화는 다양하다.

나무는 화학적 에너지로 사용 가능한 식물과 동물, 미생물 등의 생물체인 ‘바이오매스(biomass)’로서 탄소를 저장하는 효과가 사라짐과 동시에 나무들과 산림들이 불태워질 때 이산화탄소와 같은 탄소를 즉시 대기 중으로 배출한다고 한다.

또, 숲이 사라진 지역에서는 습도가 높지 않기 때문에 강수가 줄어들고, 결국 더 많은 나무가 죽게 되며, 나무가 사라지면 뿌리로부터 토양이 분리돼 근처 강으로 흘러든다는 것이다.

나무 뿌리는 물이나 바람에 노출된 토양들을 함께 붙들고 유지하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나무의 뿌리 시스템에 손상이 발생할 경우 침식이 진행되고 물길을 막는다고 한다.

물을 흡수하는 나무의 역할이 사라지면 홍수 발생 뿐 아니라 강으로 흙탕물이 흘러내려 가 범람을 초래하게 된다.

건강한 숲은 우림에서 자연적인 물 순환을 보여 준다. 나무들은 토양을 통해 물을 흡수하고, 그것을 대기로 방출하며, 이것들이 구름을 만들고 비가 되어 내린다.

특히, 숲은 이산화탄소를 산소로 바꾸고, 대기 중 이산화탄소의 축적을 더디게 하며, 산림 복원은 기후 변화 영향을 경감시키는 효과적인 탄소 상쇄 역할을 하게 된다고 한다.

우리나라는 산림은 나라가 소유한 ‘국유림’과 지자체가 소유한 ‘공유림’, 개인이 소유한 ‘사유림’등 크게 세 분류로 나눠진다.

가장 많은 면적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사유림(425만ha)으로, 전체 산림면적의 67.1% 정도를 차지하고 있고, 다음은 국유림이 164만8000ha로, 25.5% 정도를 차지하고 있으며, 나머지 공유림은 46만7000ha로, 7.4%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요즘 크고 작은 산불이 잇달아 발생, 대규모의 산림이 훼손되면서 인간의 생명을 위협받을 뿐 아니라 환경변화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난 4일 오후 7시17분께 강원도 고성군 토성면 원암리의 한 주유소 맞은편 도로변 변압기에서 시작된 불이 대규모 산불로 확산됐다.

불은 순간 최대풍속 초속 26m가 넘는 ‘태풍급 강풍’을 타고 30여분만에 속초시까지 빠르게 번졌고, 오후 11시46분께 강릉시 옥계면에서도 불이 났으며, 이 불은 1시간 만에 동해시 망상동까지 번졌다.

5일까지 강원도에서는 인제와 고성, 속초, 강릉, 동해 등 5개 시·군에서 동시 다발적으로 발생했고, 이 불은 이례적으로 빠르게 번지면서 주민들은 밤새 화마(火魔)의 공포에 떨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산불은 습도와 바람, 지역특성, 시간대 등 4가지가 공교롭게 맞물려 이례적으로 빠르게 규모를 키웠다고 분석했다.

불이 잘 붙는 소나무가 많은 강원지역에, 건조주의보로 바짝 마른 상태에서 산불이 났고, 봄철 ‘태풍급 강풍’을 타고 산불이 급속히 확산했으며, 야간이라 진화작업도 어려웠다는 것이다.

이처럼 건조한 것은 계절적인 이유로, 봄철 한반도를 찾아오는 이동성 고기압이 대기를 건조하게 했고, 겨울 이후 기온이 오르면서 습도를 더 낮췄기 때문이다. 실제로 산림청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발생한 산물 58%가 건조한 봄철에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행정안전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집계 결과 이번 산불로 7일 오전까지 잠정 집계된 주택과 시설물 피해는 모두 1900여 곳에 이른다.

불에 탄 주택은 401채, 창고 77채, 관광세트장 158동, 차량 피해도 15건에 이르며, 축산시설 925곳과 농업시설 34곳, 공공시설 68곳의 피해도 발생했다.

또, 오토캠핑장 46동, 동해휴게소 1동, 농업기계 241대 및 비닐하우스 9동, 기타시설 66곳 등도 불에 타거나 그을음 피해를 입었고, 통신시설의 경우도 기지국 600여 곳과 인터넷 1300여회선이 피해를 입었다.

산림피해 면적은 고성·속초가 250ha, 강릉·동해 250ha, 인제 30ha 등 모두 530ha에 이르며, 여의도면적의 약 2배에 달한다.

산불로 1명이 사망하고, 700여 명의 지역 주민들이 긴급 대피하면서 21개 임시주거시설에 머물러 있다.

소방청은 이들 지역의 산불 진화를 위해 전국에서 소방차 872여대와 헬기 51대를 비롯, 소방공무원 3250명, 산림청 진화대원 및 의용소방대, 군인, 공무원, 경찰 등 1만여 명이 투입됐다고 밝혔다. 단일화재에 관할지역이 아닌 다른 시·도에서 소방력을 지원한 것으로는 역사상 가장 큰 규모다.

이날 하루에만 강원 산불 외에도 충남 아산 설화산과 대구 수성구 야산, 경남 진주와 경북 영천 등 전국 10곳에서 크고 작은 산불이 잇달아 발생하면서 막대한 산림훼손 피해를 입었다.

황폐된 산림복원은 사회·경제적인 편익은 물론, 환경적 편익 증대를 위한 친환경적인 사업이다. 하지만 가장 큰 문제점 중 하나는 이를 위한 재원마련이라고 한다.

봄철에 집중적으로 발생하는 산불 방지를 위한 적극적인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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