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매일신문
지면보기
 표지이미지
지방시대
지면보기
 표지이미지
경기침체 우려 심화에 금융권도 ‘경고등’
상태바
경기침체 우려 심화에 금융권도 ‘경고등’
  • 이신우기자
  • 승인 2019.09.09 11:1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전국매일신문 이신우기자 >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심화하면서 그동안 다른 산업군에 비해 ‘호황’을 누렸던 금융권에서도 수익성 악화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저금리 기조 속에서 소비와 투자심리까지 악화하는 디플레이션에 대한 경고가 나오면서 영업환경이 녹록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시중은행들은 예대율(예수금 대비 대출금 비율) 관리를 위해 기업 대출, 그중에서도 중소기업 대출을 확대하는 추세다.

 금융당국은 내년부터 예대율을 산정할 때 가계대출 가중치는 15%포인트 높이고, 기업 대출 가중치는 15%포인트 내리기로 했다.

 6월 말 현재 예대율은 신한은행(97.0%), KB국민은행(97.7%), 우리은행(96.9%), KEB하나은행(97.3%) 등 100%에 가깝다.

 예대율이 100%를 넘으면 금융당국으로부터 대출 취급을 제한받게 된다. 예대율을 관리하려면 예금을 확대하거나 대출을 늘려야 하는데, 예금은 조달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은행들은 주로 기업대출을 늘리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이는 수치로도 확인할 수 있다. 신한·국민·우리·하나·NH농협은행 등 5개 은행의 대기업 대출 잔액은 지난해 8월 75조 5472억 원에서 11월 77조 5474억 원으로 늘었다가 지난 2월 76조 5963억 원, 5월 76조 4313억 원, 6월 75조 8093억 원, 7월 73조 7428억 원, 지난달 73조 7523억 원 등으로 줄어드는 추세다.

 대기업은 세계 경기 둔화에 한국 경제 저성장, 불확실성 확대 등을 이유로 투자를 꺼리고 있다.

또 이미 회사채를 발행해 자금을 확보한 상태다. 대출 수요가 있더라도 추가 금리 인하 전망에 그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

 반면 중소기업 대출은 지난해 8월 405조 178억 원, 11월 415조 4884억 원, 지난 2월 418조 8171억 원, 5월 426조 9055억 원, 6월 428조 8491억 원, 7월 431조 4008억 원, 지난달 434조 510억 원으로 꾸준히 늘고 있다.

 중소기업 대출이 크게 늘어 기업대출 증가를 견인하는 형국이다.

 중소기업 대출 증가는 정부 정책, 기업과 은행의 요구가 맞아떨어진 결과다.

 정부는 중소기업 육성을 위해 대출 등 금융지원을 적극 권장해왔고, 현금성 자산이 부족한 중소기업은 대출 수요가 많다. 은행들은 예대율 관리를 위해 예대율 가중치가 낮은 중소기업 대출에 공격적으로 나서는 것이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은행들이 우량기업을 서로 지원하려고 하다 보니 금리를 낮추며 출혈경쟁을 하고 있다”며 “어떻게 보면 제로섬 게임인 셈”이라고 전했다.

 반면 가계대출은 예대율 관리뿐만 아니라 정부의 부동산 규제 등으로 늘리기 어려운 형편이다.

 지금과 같은 구도가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알 수 없다.

 최근 경기침체가 장기화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전반적인 물가 하락세로 가계와 기업이 소비와 투자를 미루면서 일자리가 줄고, 그 결과 소득 감소와 소비 위축이 장기화하는 극단적인 시나리오도 거론된다.

 대기업은 더욱 투자를 꺼리고, 그나마 수요가 있었던 중소기업 중에선 경영난을 겪는 기업 위주로 대출 수요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 경우 은행들은 리스크 관리에도 신경을 쓰기 때문에 돈이 필요한 기업이 정작 돈을 빌리지 못하는 상황에 부닥칠 수 있다.

 경기 부양 측면에서 추가 금리 인하론이 더욱 힘을 얻고 있어 은행은 저성장·저수익 국면으로 들어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금리가 내려가면 수신·대출금리가 모두 떨어지면서 은행의 이자수익은 줄어들게 된다.

 이신우기자 leesw@jeonmae.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