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도 끝도 조국’ 국감…정책이슈 실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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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도 끝도 조국’ 국감…정책이슈 실종
  • 이신우기자
  • 승인 2019.10.20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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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 상임위별 종합감사로 마무리…여야, 20여일간 ‘조국 대전' 몰두
與, 조국 지키기 vs 한국당, 조국 때리기…행정부 견제 기능 퇴색 비판도
<전국매일신문 이신우기자>

 국정감사가 ‘조국으로 시작해 조국으로 끝났다'는 평가 속에 이번 주 상임위원회별 종합감사를 끝으로 마무리된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문제가 모든 이슈를 빨아들인 블랙홀이 되면서 상임위 곳곳에서 ‘조국 난타전'이 펼쳐졌다.


 더불어민주당의 ‘조국 지키기'와 자유한국당의 ‘조국 때리기'가 정면충돌하는 ‘조국 국감'으로 인해 여야 모두 공언했던 ‘민생·정책 국감'은 뒷전으로 밀렸다.


 정부 정책을 입법부가 검증·감시하는 국감 본연의 취지가 퇴색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20일 국회에 따르면 법제사법위, 기획재정위, 정무위, 교육위,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 등 15개 상임위는 오는 21∼24일 종합감사를 끝으로 국감 일정을 마무리한다.


 여야는 국감 초반부터 상임위별로 ‘조국 문제'를 놓고 강하게 부딪혔다.


 한국당은 ‘제2의 조국 인사청문회'를 만들겠다며 조 전 장관 일가의 각종 의혹을 국감 무대에 올리며 공세를 가했다. 민주당은 검찰개혁을 부각하면서 조 전 장관 철통 엄호에 주력했다.


 법사위에서는 검찰의 조 전 장관 일가 의혹 수사와 검찰개혁 문제를 놓고 여야가 대립했다.


 정무위와 기재위에서는 각각 조 전 장관 일가가 투자한 사모펀드 의혹과 조 전 장관 일가의 탈세 의혹이 여야의 충돌 지점이었다.


 조 전 장관 자녀의 동양대 표창장 위조 의혹,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 인턴 활동 진위 및 장학금 수령 논란 등은 교육위를 달군 쟁점이었다.


 과방위에서는 조 전 장관 딸의 논문 제1저자 등재 논란과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허위 인턴 의혹 등을 놓고 여야가 맞섰다.


 조 전 장관이 지난 14일 전격 사퇴한 이후에도 국감장에서 ‘조국 여진'은 이어졌다.


 조 전 장관 사퇴 다음 날 열린 법사위의 법무부 국감은 ‘조국 없는 조국 국감'으로 주목받았다.


 이번 주 대부분 상임위의 국감은 종료되지만, 운영위의 대통령 비서실 및 국가안보실 국감이 11월 1일로 예정돼 있어 ‘조국 국감'은 계속될 전망이다.


 민주당은 포스트 조국 정국에서 야당이 정치 공세를 접고 민생·개혁과제에 집중해야 한다는 입장이나, 한국당은 조국 사태의 책임론을 부각하며 여권 수뇌부 사퇴 카드를 꺼내 들며 맞서고 있다.


 민주당과 한국당이 국감 내내 ‘조국 대전'에 몰두하면서 정책 이슈는 부각되지 못했다.


 바른미래당과 정의당, 민주평화당 등 다른 야당들도 정책 이슈 면에서 이렇다 할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해 국감에서 사립유치원 회계 비리, 서울교통공사 친인척 채용 특혜 등 굵직한 이슈가 불거졌던 것과 대비된다. 두 사안은 각각 ‘유치원 3법' 입법 작업과 감사원 감사로 이어지기도 했다.   

   정책 이슈 실종에 더해 여야 의원 간 욕설, 막말, 고성으로 국감장이 얼룩지기도 했다.


 국회 법사위원장인 한국당 소속 여상규 의원은 지난 7일 국감에서 민주당 김종민 의원을 향해 “웃기고 앉았네. XX 같은 게”라고 욕설해 민주당의 강한 반발을 불렀다.


 지난 8일 행정안전위 국감에서는 조 전 장관 호칭을 둘러싼 여야 대립 속에 결국 여야 의원들이 고성과 반말을 주고받는 험악한 장면이 연출됐다.


 민주당 이재정 의원이 “박근혜 대통령이 탄핵됐을 때 같이 탄핵됐어야 할 의원이 한두명이 아니다”라고 하자, 우리공화당 조원진 의원은 “야, 너 뭐라고 얘기했어”라며 소리를 질렀다.


 ‘기승전 조국' 국감으로 전락하면서 입법부의 행정부 견제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나오는 가운데 여야는 ‘네 탓 공방'만 벌였다.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변인은 “한국당이 선전포고한 대로 ‘조국 국감'으로 시종일관 임했다”며 “민주당은 민생 국회를 포기하지 않고 현안 질의에 집중했다”고 밝혔다.


 한국당 김정재 원내대변인은 통화에서 “여당이 ‘조국 지키기'에만 급급해 조국 문제를 파헤칠 증인과 참고인이 제대로 채택되지 못했다”면서 “현 정부의 경제·안보·외교 정책에 틈이 많다는 것을 밝히려고 애쓴 국감”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정부 정책의 감시와 견제라는 국감 본연의 취지가 훼손됐다며 여야 모두 그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한목소리로 지적했다.


 유용화 한국외대 초빙교수는 통화에서 “조국 문제에 집중하다 보니 정부 기관, 산하단체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데 소홀했고, 정치 공세 일변도로 흐른 것은 문제가 있다”며 “여야가 조국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정치적으로 증폭시킨 데 따른 결과”라고 말했다.


 정치컨설팅업체인 더모아의 윤태곤 정치분석실장은 “국감은 정파적인 것을 떠나 정부 정책의 문제점을 찾아내는 무대인데 올해는 그런 것이 거의 없었다”며 “정책적인 면은 물론 정략적으로 봤을 때도 실패한 국감”이라고 했다.


 20대 국회가 패스트트랙 물리적 충돌에 따른 ‘동물 국회' 재연과 저조한 법안 처리율로 최악의 국회로 평가받는 가운데 마지막 국감마저 혹평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신우기자 leesw@jeonm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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