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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호국보훈의 달에 생각하는 호국 영웅과 우리의 정체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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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호국보훈의 달에 생각하는 호국 영웅과 우리의 정체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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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5.06.07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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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북부보훈지청 보훈과 김동억우리에게 영웅은 어떤 사람을 뜻할까? 요즘 젊은 사람들에겐 영웅은 배트맨이나 아이언맨같은 헐리우드 영화의 주인공을 뜻할 가능성이 높다. 아니면 절체절명의 위기상황에서 자기를 희생하면서까지 타인을 위해 헌신한 의사상자도 영웅으로 연상될 수도 있을 것이다. 뿐만 아니라 가족을 위해 불철주야 일에 몰두하는 가장도 그 가족에게는 영웅이 될 수도 있다. 보통 개인의 정체성은 국가에서 시작된다. 우리가 만약 소말리아에서 태어났다면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을까? 평범한 학생 혹은 직장인이 아닌 생존을 위해 전장에 휘말린 비참한 존재로 살아가고 있지는 않을까? 우리가 만약 북한에서 태어났다면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을까? 독재에 순응하면서 자신이 착취당하고 있는 것도 모른 채 극소수의 기득권층을 위해 살아가고 있지는 않을까? 이처럼 국가는 개인의 정체성을 규정하고 삶의 방향을 설정하는데 절대적인 영향력을 끼치는 존재이다. 그러면 이처럼 우리의 정체성을 규정하고 있는 대한민국이라는 국가는 어떻게 존재하게 되었을까? 우리나라는 6.25이라는 전란 속에서 6.25참전유공자의 희생을 통해 물리적인 영토를 보존할 수 있었으며, 경제개발 초기 월남참전유공자의 희생을 통해 경제발전의 토대를 마련할 수 있었다. 이렇게 우리는 우리가 갖는 정체성의 초석을 그들의 희생을 통해 부여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애석하게도 우리는 그들을 영웅이라고 부르지 않으며 단지 점점 잊혀져가는 전쟁에 참전한 군인이라고 여기고 있다. 역사의 주체를 소수의 인물이나 계층이 아닌 절대다수의 피지배계급으로 보는 민중사관이나 엘리트주의에 대척되는 진보주의적 시각에서 볼 때 현재 우리나라가 존재하게 된 이유는 절대다수의 평범한 소시민의 희생 덕분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 소시민의 역량과 잠재력을 결집시키는 것은 궁극적으로 리더이며, 그 리더가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해 나간다면 그 리더는 영웅이 될 수도 있다. 6.25참전유공자의 희생이 없었더라면 우리는 독재정권에 시름하며 교과서가 아닌 김일성 부자의 찬양서적을 탐독하고 있었을 줄도 모른다. 뿐만 아니라 월남참전유공자의 희생이 없었더라면 현재처럼 경제적으로 풍요로운 생활을 누리지 못하였을 줄도 모른다. 최악의 시대적 상황에서 자기 희생을 통해 최선의 시대적 상황을 만들어낸 그들을 시대의 퇴물이 아닌, 리더이자 영웅으로 대접하는 것이야말로 국가의 정체성 확립이자 책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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