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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127] 청암대 강명운 전 총장 출소가 부른 대학 파탄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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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127] 청암대 강명운 전 총장 출소가 부른 대학 파탄 위기
  • 서길원 호남취재본부장
  • 승인 2020.01.27 11: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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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길원 大記者 세상읽기]

전남 순천에 양면의 역사를 가진 대학이 있다. 세간에 유명세(?)를 떨치고 있는 청암대학교다.

어린 시절 일본으로 건너가 갖은 멸시와 천대를 이겨내며 재산을 모았던 고 강길태(1921~2013) 이사장이 세운 청암학원이 여기에 속한다.

강 이사장은 고국 땅으로 돌아온 뒤 학교를 세웠다. 교육만이 살길이라는 신념이었다. 1954년 문을 연 순천간호고등기술학교가 오늘의 청암대 모태다. 강 이사장은 1976년 순천여자상업고등학교(현 청암고)를 설립, 여성 교육의 터전으로 발전시킨 뒤 폐교위기에 놓인 도립 순천간호전문대학을 인수해 오늘의 청암대학교로 발전시켰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순천시민의 상(교육문화부문 본상)을 받았고 정부도 생애를 바쳐 국민교육 발전에 헌신한 그에게 대한민국 국민훈장 석류장과 모란장을 수여했다.

강 이사장은 지난 1987년 총장으로 취임, 교직원들과 함께 열정을 다한 학사운영에 올인. 전국 제일의 전문대학으로 청암대를 반석 위에 세운다.

강길태 총장이 노환으로 병석에 눕자 지난 2011년 4월, 아들인 강명운이 대물림 총장으로 취임한다. 일본에서 빠징코와 터키탕을 운영, 교육경력이라곤 전무 한 그가 대학을 물려받은 순간부터 그는 아버지와는 정반대의 길을 걷는다. 

총장이라는 직함은 그에게 완장이었다. 아부에 급급한 일부 교직원에게 엿장수 맛배기 엿주듯 보직을 주고 3~4개월 만에 전격 교체하는 등 어처구니없는 인사전횡과 갑질을 일삼으며 대학을 개인 소유물로 인식, 파탄 위기로 내몰았다.

여교수 성추행, 교비 횡령 등 갖가지 비위 의혹의 주인공으로 급 부상, 수사기관의 조사와 교육부의 감사가 이어지면서 대학인증이 취소되고 정부지원금 150억 원(2014~2018)중 130억 원이 중단, 대학이 몰락의 위기에 내몰렸으나 그는 완장만 차면 된다는 듯 아랑곳하지 않았다. 오죽했으면 친 동생이 형인 총장을 사법기관에 고발, 본보가 최초 단독보도(2014년 4월 24일), 결국 2017년 9월, 배임죄로 중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된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7년에 걸쳐 배임행위를 자행, 6억4500만원 상당을 학교에 손해를 끼쳤다"며 "아버지에게 물려받은 학교를 개인 소유물처럼 생각, 자신의 이익을 위해 배임 범행을 확대, 학교에 큰 손해를 끼쳤다"고 판시했다. 결국, 1년 6개월을 복역하면서 그는 청암대 총장에서 수형자 강명운으로 전락한다.

청암학원은 강 총장 구속 2개월 후인 2017년 10월, 외교부 대사 출신인 서형원 총장을 발탁, 오는 2021년 10월까지 4년간 총장 임기를 부여했다.

서 총장은 대학 이미지 추락으로 인증이 취소, 재정지원이 중단돼 위기에 처한 대학을 맡아 학내 화합과 안정에 힘썼다.

그 결과 취임 1년여 만인 지난 2018년 9월 자율개선대학에 선정, 그해 12월에는 대학인증을 재취득, 2019년부터 3년 동안 매년 정부지원금 27억 원씩을 받게 되는 등 대학이 점차 정상화 길로 들어선다.

하지만 이도 잠시 지난해 3월 교도소를 출소한 다음 날부터 강명운 전 총장은 대학을 정상화시킨 서 총장에게  "면회를 자주 안 왔다"는 등 강압, 어거지 사표를 쓰게 만들고 2개월 후인 5월, 아들 강병헌을 이사장으로 취임시켜 이사회 의결도 거치지 않은 채 서 총장을 직권면직시켰다. 사립학교법(제22조)에 따르면 ‘금고 이상의 형을 받은 자는 형이 종료된 날부터 5년 동안 임원이 될 수 없다’고 규정, 학내문제에 개입할 수 없다.

대학은 강명운 총장 시절의 복마전 대학으로 다시 추락한다. 교도소 출소 후 그가 변재해야 할 배임액을 갚지 않아 지난해 8월 정부지원금 8억 원이 삭감됐다. 이어 12월 가까스로 재취득한 인증마져 취소, 27억 원의 지원금이 중단되는 등 강 전 총장 전횡으로 대학이 내분에 휩싸이면서 서 총장 면직 7개월여 만에 대학이 파탄 위기에 처했다.

서 총장은 부당 면직에 대한 가처분을 신청, 광주고등법원은 지난 17일, '강명운과 아들 강병헌은 당시 사표를 받을 법인대표의 자격이 없는 데다 이사회 의결 없이 서형원 총장을 면직 처분한 행위는 무효다'고 판결했다. 그러나 강병헌 이사장과 측근이사는 총장실을 폐쇄, 내부 소통망인 그룹웨어 접속 차단 등 판결도 무시한 업무방해를 자행하고 있다.

면직 7개월여 만인 지난 20일 출근한 서 총장은 80여명의 교직원들이 환영하는 자리에서 "대학의 주체는 총장과 이사장이 아니며 학생과 교직원일 뿐이다"며 "대학 정상화를 저해하는 세력을 과감히 척결, 설립자의 정신으로 옛 명성의 청암대 살리기에 최선을 다하자"고 강조했다. 

청암대 교직원 노조는 '대학 파행 책임 강병헌 이사장 사퇴, 강명운 학내문제 개입 금지, 교육부 관선이사 파견, 총장 보직 등 매관매직 의혹 수사’촉구에 나서 당국의 철저한 조사가 요구된다.  

‘설립자인 아버지는 학생들과 교직원들에게 꿈을 심어줬고, 대물림받은 아들과 그의 아들은 학생들과 교직원들의 꿈을 훔쳐 갔다"는 원성이 쏟아지고 있다.

 

[전국매일신문] 서길원 호남취재본부장
sgw@jeonm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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