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성숙한 공동체의식에 박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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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성숙한 공동체의식에 박수를
  • 전국매일신문
  • 승인 2020.02.11 1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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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우한시에 남아있는 교민과 교민들의 직계 중국인 가족들을 데려오기 위해 11일 '3차 전세기'가 투입했다. 이번 3차 전세기에는 우리 교민과 한국인 국적자의 배우자와 부모, 자녀 등 170여명이 탑승할 예정이다. 이들은 1·2차 때와 비슷한 검역과정을 거친후 탑승, 도착, 도착 후 검사를 받은후 경기도 이천 합동 군사대학교 국방어학원에 14일간 격리생활을 하게 된다.

이들이 임시로 거주하게 될 국방어학원은 군 장교들의 외국어 교육을 전담하는 군용 교육시설로 지상 4층 규모로 21.8m2 규모의 1인실 327호, 44.9m2 규모의 1인실 26호 등 총 350여개 개인실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인근 아파트 단지와는 1km 남짓, 도심지와는 직선거리로 약 17km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다. 정부관계자는 "수용인원의 적정성, 공항·의료기관과의 접근성 등을 종합 고려해 이곳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1·2차 전세기로 귀국한 교민들의 수용지역과 관련 우왕좌왕하던 정부는 지역민들의 뭇매를 맞았다. 아산·진천 주민들의 진정성을 왜곡하는 언론 보도도 있었다. 그들이 반대하는 이유를 그저 님비현상으로만 잣대를 맞추었기 때문이었다. 트렉터를 몰고 "나도 살아야 겠다"고 소리치던 노인을 그저 나밖에 모르는 비정한 사람으로 몰아부쳤다. 인터뷰에서 그는 무작정 반대하는 것이 아니다. 정부가 격리 장소를 선정할 때 최소한 주민들과 상의는 있었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주민들은 우리교민을 무작정 막겠다는 것이 아니라 천안이 안되니 아산으로 결정한 정책에 화가 났다고들 했다. 이에 주민들 사이에는 그들을 따뜻하게 포용하자는 의견이 모아졌고 'we are asan' 우리가 아산이다'라는 캠페인도 벌어졌다. '아산 배방맘' 이라는 시민은 SNS에 "고통과 절망속에서 많이 힘드셨죠?"라며 "아산에서 편안히 쉬었다 가십시오"라는 팻말을 게시하기로 했다. 정부정책이 혼선만을 거듭할때 아산시민들은 성숙한 민주시민으로서의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지난 6일 아산의 경찰·인재개발원에서 격리생활 하던 교민 1명이 인후통 등의 증상을 호소해 검사한 결과 양성으로 확인돼 국립중앙의료원으로 긴급이송됐을때도 지역 주민들은 전혀 모르고 있었다. 소통의 부재다. 지역주민들의 이해와 배려로 임시숙소를 정했다면 최소한 지자체를 통해서라도 새로운 소식을 지역주민들에게 알렸어야 한다. 현실은 우한교민 수용시설이 있는 아산과 진천지역의 지역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도 지난 9일 오후 아산시 온양온천 전통시장을 찾아 지역 주민들을 격려하면서 "대한민국 전체가 경제에 대한 심리적 위축현상을 겪고 있다. 아산 경제에서 비중이 큰 관광업도 큰 타격을 받고 있다"며 "지역경제가 활력을 찾을 수 있도록 중앙정부와 지자체가 함께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그 약속이 꼭 지켜지길 기대한다.

3차 전세기를 통해 돌아오게 될 교민들과 그 가족들이 임시로 거주하게 될 국방어학원이 소재한 이천시는 이날 긴급 주민 간담회를 개최하는 등 분주한 모습을 보였다. 엄태준 시장 주관으로 지역 14개 읍·면 동 이통장단협의회, 주민자치위원협의회장, 새마을지도자협의회 등이 참여해 결정된 경위와 주민협조 등을 당부했다. 행안부도 별도로 주민설명회를 가졌다. 또한 시는 국방어학원 진입로 두곳에 차량소독설비를 설치하고 9개리 주민들에게 방역마스크와 세정제 등 위생용품도 지급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도 "정부가 국가의 최우선 의무를 다하는 과정에서 심사숙고 끝에 내린 결정이라고 생각한다"며 "정부 결정을 존중하고 협력하겠다. 국가 공동체의 안전에 대한 책임을 분담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임시생활 시설운영과 관련 현장 상황실 설치, 합동지원단편성, 해당시설 및 인근지역 매일 소독 등 계획을 밝혔다. 특히 시설내 동향과 방역현황을 신속하고 투명하게 공개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우한에서 돌아오는 교민과 교민의 가족들도 대한민국 국민이다. 극심한 공포감속에서도 생활의 터전을 지키려다 귀국이 늦어진 그들이 마지막으로 선택한 곳이 고국인 것이다. 그들을 맞이하기 위해서 최대한의 노력과 배려를 준비중인 경기도와 이천시민들에게 경의를 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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