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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 여객기 남인도양 추락 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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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 여객기 남인도양 추락 결론
  • 자카르타=연합뉴스/ 이주영 특파원
  • 승인 2014.03.26 0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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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8일 쿠알라룸푸르를 떠나 베이징으로 가던 중 남중국해 상공에서 사라진 말레이시아항공 보잉 777-200(MH370) 여객기가 실종 17일 만에 인도양 남부 해상에 추락한 것으로 결론 내려졌다. 나집 라작 말레이시아 총리는 24일 오후 10시(현지시각) 쿠알라룸푸르 푸트라월드트레이드센터(PWTC)에서 한 기자회견에서 “새로운 자료 분석 결과 실종된 여객기가 인도양 남부에 추락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그는 영국 항공사고 조사국(AAIB) 조사관들이 영국 인공위성 인마샛(Inmarsat)의 남·북부 항로 데이트를 분석해 실종 여객기의 비행이 인도양 남부에서 끝났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그는 영국 조사팀이 지금까지는 사용된 적이 없는 새로운 첨단 기술을 적용해 실종 여객기의 최후 비행경로를 추적, MH370편의 항로를 더 확실하게 밝혀낼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라작 총리는 또 “말레이시아항공도 AAIB와 함께 실종 여객기가 남부항로를 비행했으며 최종 위치가 호주 퍼스 서쪽 인도양 해상이라는 데 동의했다”며 “이 새로운 사실에 깊은 슬픔을 느낀다”고 말했다. 말레이시아항공 측도 실종 여객기가 인도양에 추락했고 생존자는 없는 것으로 생각한다는 내용을 탑승자 가족들에게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말레이시아항공 여객기는 지난 8일 오전 0시41분 승객과 승무원 239명을 태우고 쿠알라룸푸르공항을 이륙해 베이징으로 가던 중 1시30분께 교신이 끊기고 레이더에서 사라졌다. 항공기는 이후 진로를 서쪽으로 틀어 말레이반도를 지나 말라카해협 북부에서 레이더에 포착된 뒤 실종됐으며 라오스∼카자흐스탄의 북부항로와 인도네시아 서부∼인도양 남부의 남부항로 중 하나로 비행했을 것으로 추정됐다. 남부항로에 해당하는 인도양 남부에서는 지난 16일과 18일 미국과 중국 인공위성에 대형 부유물체가 포착되면서 대대적인 수색작업이 펼쳐졌으며 최근 수색 항공기에 곳곳에서 부유물체들이 목격되면서 기체 발견 가능성이 제기됐다. 그러나 지난 8일 사라진 여객기와 탑승자 239명의 운명에 대한 답은 내놨지만 기체의 위치나 사고 원인 등 핵심 의문에는 답이 되지 못했다. 비행 항로를 분석한 말레이시아 정부와 항공사, 영국 항공사고조사국(AAIB), 인마샛 측은 ‘인도양 남부 추락’이라는 결론을 확신하고 있다. 인마샛은 애초 실종 여객기의 통신기기 작동 중단 후 자동 송신되는 엔진 가동 신호를 포착, 이 항공기가 7시간 동안 라오스∼카자흐스탄의 북부항로와 인도네시아 서부∼인도양 남부의 남부항로 중 하나를 비행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조사팀은 음파나 전파 등을 내는 물체나 관측자의 운동에 따라 파장이 변하는 ‘도플러 효과’를 근거로 시간에 따른 실종기의 신호 변화 패턴을 확인하고 이를 이미 확보한 남·북부항로의 다른 항공편 신호들과 비교해 항로를 추정했다. 결국 사고기가 남부항로를 비행했고 항공기 신호의 최종 위치가 서호주 퍼스 서쪽 인도양 한복판이라는 결과에 따라 추락 결론에 이른 것이다. 조사팀은 추정항로의 오차 범위는 ±160㎞ 정도이고 최종 위치에서 수백㎞ 안에 항공기가 착륙할 수 있는 육지가 없어 탑승자 생존 가능성도 없는 것으로 봤다. 그러나 이것으로 추락한 장소가 확정된 것은 아니다. 항공기가 추락한 장소는 사고원인 규명에 열쇠가 되는 블랙박스 회수에 꼭 필요한 정보다. 추정항로의 오차범위가 ±160㎞라고 밝힌 만큼 수색범위는 기존의 수만㎢보다 훨씬 좁힐 수 있지만 이는 블랙박스 회수작업을 하기엔 너무 넓기 때문이다. 2009년 대서양에 추락한 에어프랑스 여객기의 블랙박스를 2년 만에 3900m 해저에서 회수한 프랑스 항공사고조사국(BEEA)은 해저 수색을 시작하려면 수색 범위를 더 좁게 한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추락 여부와 함께 가장 큰 미스터리인 누가, 왜, 어떻게 여객기를 인도양 남부로 몰아 추락시켰느냐 하는 의문도 그대로 남는다. 말레이시아 당국은 조종사 등 고도의 비행 전문지식을 갖춘 사람의 고의적 행위일 가능성이 크다고 추정할 뿐 어떤 신빙성 있는 시나리오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현재까지 드러난 증거는 탑승자 중 누군가 실종 항공기의 통신시스템을 껐고 남중국해 상공에서 항로를 서쪽으로 틀어 말레이반도를 가로질러 말라카해협 북부에 이르렀음을 시사한다는 것뿐이다. 말레이시아 당국은 테러와 사보타주, 기계적 고장이나 결함, 심리적 문제가 있는 조종사나 다른 탑승자 관련 여부 등 모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한 단서는 조종석 음성기록장치와 비행기록장치가 들어 있는 블랙박스를 회수해 분석해야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블랙박스 전지의 작동시간은 사고 후 30일밖에 안 되기 때문에 이미 18일째에 접어든 사고기 수색은 인도양 남부의 험난한 환경뿐 아니라 시간과의 싸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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