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순천시는 서면 ‘정혜사’ 사찰 건물지에 대한 발굴(시굴) 조사가 완료됨에 따라 관계 전문가와 함께 10일 발굴현장에서 자문회의를 개최했다. 지금까지 정혜사는 통일신사 시대 혜조국사 또는 고려시대 보조국사가 창건했다는 설, 고려시대 원감국사가 창건했다는 설 등이 전해지고 있으나 이번 조사에서는 고려시대 전기로 보이는 건물지 등이 확인돼 원감국사 이전에 정혜사가 실존하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발굴조사의 성과는 사찰과 관련된 건물지 5동과 건물지 사이에는 전돌을 깔아 놓은 유구가 확인되고 있으며 특히 사찰 건물지 중 1동에서는 현재 사찰 내에 있는 비석의 비좌가 놓여 졌을 것으로 여겨지는 흔적들이 확인됐다. 아울러 유구와 함께 고려시대로 추정되는 청자와 기와편을 비롯해 분청사기 및 자기편, 연화문막새 등이 출토되고 있다. 또한 5동의 건물지에서 보이는 특징 중 하나로 잘 다듬어진 주춧돌이 확인되고 있으며 주춧돌과 주춧돌 사이는 긴 돌을 다듬어서 멋을 낸 것으로 보이는 석재가 연결돼 있다. 이러한 주춧돌과 주춧돌의 연결방식은 고려시대에 사용된 건축 양식이라 할 수 있다. 특히 사찰 내에서 가장 빠른 시기의 건물은 조선후기에 축조된 정혜사 대웅전(보물 제804호)이 전해지고 있으나 이번 발굴조사로 역사 사료로만 전해지던 정혜사의 역사를 알 수 있다. 전남지역에서는 순천 금둔사에서 통일신라시대의 건물지 4동이 이미 확인된데 이어 이렇게 지역의 오래된 사찰에서 통일신라시대로 추정해 볼 수 있는 유적들이 확인됨에 따라 순천지역이 천년불교의 역사를 담고 있음을 보여주는 계기가 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한편 순천시는 관내 사찰의 역사를 객관적인 증거로서 나타낼 수 있는 발굴조사를 실시하고 있으며 2015년에는 송광사 보조암지에 대한 발굴조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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