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은 병을 고치는 곳이다. 병원에서는 흔히 몸의 병만 치료한다. 지친 마음까지 편안히 다스리고 돈 없는 사람도 박대하지 않고 문턱 없이 드나들 수 있는 병원이 있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개원 6개월 만에 서울시 강남구의 도심 속에 소문난 한의원이 그곳이다. 한의원이니 당연히 한방으로 병을 잘 고쳐 유명할 것이다. 여기에다 더 특별한 비밀이 숨어있다. 이 병원 원장 한의사가 ‘발효액과 미네랄’을 이용한 치료를 한다는 사실과 이 한의원은 궁핍한 사람에게서는 치료비를 저렴하게 받는다는 것이다. “돈 있는 사람들에게는 물론 돈 받습니다. 단지, 돈이 없다고 해서 치료조차 받지 못하는 사람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할 뿐입니다.”
서울시 강남구 논현동 ‘우호한의원’을 운영하고 있는 우 호 원장의 첫마디. 언제부터 봉사활동을 해왔는지 조차 잊었다는 우 원장. 별로 내세우고 싶지 않아서인지 자신의 ‘봉사’ 이력을 상세히 밝히기는 꺼려하고 있다. 그럼에도 우 원장 주위에서 살펴본 이들은 우 원장이 어떻게 봉사를 실천하는지 알고 있다. 자신의 봉사활동을 드러내지 않으려는 우 원장을 대신해 미가의료선교회 안영록 회장은 “어려운 사람들에게 무료 침술 봉사 해주신지는 벌써 15년 다 돼가는 것으로 알고 있고 최근 몇 년 간은 양재노인종합복지관에서 노인대상으로 무료 한방강의 강사로 봉사하고 있다”며 “우 원장은 항상 노인들을 위해 애쓰시는 분”이라고 밝혔다.
우 원장은 매월 셋째 수요일 오후에는 한방무료강의와 침술봉사를 펼치고 있다. 정해진 일정은 이 정도지만 우 원장에게 ‘도와 달라’고 하는 사람들이 유독 많다. 서울뿐만 아니라 경기부천에서도 우 원장은 활동을 많이 하고 있다. 노인요양병원 의료봉사는 수시로 나가고 조그만 개척 교회에도 가끔 찾아가 의료봉사를 시행한다. 요즘은 소문을 들은 만은 환자들이 직접 우호한의원을 찾는다.
우 원장은 “혹 주위에서 치료를 받아야 하는데 못 받는 사람이 있다면 보내주세요. 그런 건 당연히 할 수 있는 일”이라며 즐거워한다. 복지적 시각에서 볼 때 경제적으로 어려운 사람들은 어지간해선 병원을 찾지 못한다. 아파서 병원을 찾아가면 어김없이 치료비를 지불해야 하는데 그것이 그들에게는 큰 부담이기 때문이다. 우 원장의 마음이 소중한 것은 굳이 주려고 해서가 아니라 그런 어려운 이들의 마음을 헤아리고 그들이 부담 없이 병을 고치며 따뜻한 마음까지 가져갈 수 있게 만들기 때문이다.
우 원장이 서울로 상경한 것은 2년 전쯤이다. 동국대학교 한의과 대학원 졸업 후 1997년 고향 인 부산에서 개원해 거제도 굿뉴스요양병원 한방원장을 역임하고 뜻이 있어 서울로 상경했다. 그동안 대학원에서 배운 학문을 모두 버리고 우 원장이 지속적으로 연구 중인 자연요법과 한의학의 접목에 관한 연구 통해 천연 발효액과 미네랄을 첨가한 한방제조로 고질적인 질병들을 치료하기 시작하면서 의술과 봉사활동을 아는 사람들이 가만히 있지 않았다. 그래서 우 원장은 결국 다시 서울에서 한의원 문을 열 수 밖에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