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爲民행정 우선순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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爲民행정 우선순위는
  • 한상규/ 충남서북부 취재본부장
  • 승인 2014.03.26 02: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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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 시민을 위한 행정의 우선순위(優先順位)는 무엇인지, 묻고 따지지 않을 수 없다.

필자는 지난 23일, 직장새마을운동 회원들과 함께 서산 중앙호수공원 저수지부터 시작되는 4.2km지방하천(석남천)구간 중 시내 상가와 주거 밀집지역을 가로지르는 1,000여 미터 거리의 하천에 들어가 수 년 전부터 마구 버려진 생활쓰레기 일부를 수거한바 있다.

이 석남하천 곳곳에는 손으로 치울 수 없는 화학폐기물은 물론 가축배설물과 인분(人糞)까지 뒤섞인 채 악취를 풍기며 썩어가고 있는 모습은 마치 2003년 7월 서울 청계천 복원공사가 시작되기 이전 모습을 연상시키기에 충분했다.

이 석남천의 발원지인 4만㎡ 넓이의 서산 중앙호수공원은 수십 년 전부터 각종 오폐수 유입으로 오염된 가운데 악취와 유해 해충들의 온상이 돼 방치되자 지난 2008년 8월 시민의 휴식공간으로 탈바꿈시키겠다는 취지에서 공원 조성을 했으나 저수지 수질개선은 물론 하천 수질까지 나빠져 시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전국 각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최근 어느 지역 할 것 없이 앞 다투어 매년 예산을 늘려가며 수억 원의 혈세를 투입, 전국마라톤대회를 비롯하여 전국배드민턴대회, 전국테니스대회 등 전국단위행사라는 명칭을 사용하며 겉치레식 체육행사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 체육행사를 마치고 나면 어김없이 등장하는 수식어가 있다. 바로 경제적 파급효과다. 이 경제적 파급효과가 수십억에서 수백억 원에 이른다는 도무지 알 수 없는 추상적인 자료만 내놓고 해마다 행사에 대한 당위성을 내세우고 있으나 많은 시민들은 이 같은 주장에 대하여 동의 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서산시 예천동에서 음식점을 경영하는 A모씨는 “지난해부터 우리지역에서는 전국장사씨름대회를 비롯하여 최근 전국단위 체육행사가 열리고 있어 특수를 기대를 했으나 손님은 이전보다 오히려 더 줄었다.”며 “빛 좋은 개살구 격 행사”라고 지적하고 있다.

또 한 시민은 “차라리 그런 예산이 있으면 시내 상가 밀집지역인 소하천 수질개선을 위해 준설공사라도 제대로 하는 것이 진정 시민을 위한 행정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같은 지적에 대하여 시 관계자는 “석남천은 시내지역을 관통하는 물이 흐르지 않는 하천이기 때문에 건천화 방제를 위해서는 펌프를 이용하여 물을 강제로 순환시키는 방법밖에 없다”면서 “27일부터 관로를 보수한 후, 하수종말처리(下水終末處理場)으로부터 물을 끌어올려 순환시킬 예정”이라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과연 5년여 만에 석남천의 악취가 사라지고 수질이 개선돼 시민들이 자주 찾고 싶은 휴식공간으로 탈바꿈 할 것인지, 많은 시민들은 의구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다.

해마다 지방자치단체장과 지방의회 의원들이 자주 사용하는 단골 발언 메뉴가 있다. 이는 불요불급(不要不急)한 예산집행을 억제해 궁극적으로 지역경제 활성화와 농가소득 보전에 힘쓰겠다는 말이다.

그러나 시민들이 느끼는 체감 현실은 이와 동떨어진 행정을 펼치고 있다는 비난을 면치 못해 씁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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