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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선량(選良)과 공복(公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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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선량(選良)과 공복(公僕)
  • 최재혁 지방부 부국장 정선 태백담당
  • 승인 2014.03.27 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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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때때로 걸려오는 여론조사 전화를 받을 때마다, 출퇴근 시간에 예비후보들이 거리에 나와 인사를 할 때마다 선거철임을 실감한다. 벌써부터 각 당 예비후보별로 공천을 받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누가 공천을 받을 것이라거나, 누가 우세하다는 근거없는 소문도 떠돌고 있다. 우리는 선거공화국에서 살고 있다. 국회의원 선거와 지방선거가 2년 간격으로 실시되고 5년마다 대통령 선거까지 치러지다 보니 매년 선거가 실시되는 듯 하다. 실제로 2016년에 20대 국회의원 선거, 2017년에 19대 대통령선거, 2018년에 지방선거가 연달아 치러진다. 매년 선거가 치러지다시피 하다 보니 유권자들도 무감각해져 있다.지방자치를 한 지 벌써 20년이 훌쩍 지났지만 자치단체의 재정자립도는 갈수록 곤두박질하고 있다. 안전행정부가 발표한 2013년도 지방자치단체 재정자립도 현황에 따르면 2004년에 57.2%였던 전국평균 재정자립도가 2013년에는 51.1%로 낮아졌다. 지방자치 햇수가 길어질수록 자치는 커녕 중앙정부에 더욱 의존하는 기형적인 구조를 갖고 있다는 말이다. 꽃샘추위도 가고 이제는 봄인가 했더니 어느새 6·4 지방선거의 분위기가 서서히 피어나고 있다. 어느새 출근길에 얼굴과 이름을 알리려는 지방선량과 공복들이 길목을 차지하고 열심히 머리를 조아리고 허리를 굽힌다. 사회가 첨단 디지털시대로 급변하였지만 민심을 얻으려는 전략은 뭐니뭐니해도 ‘나를 뽑아주면 당신을 잘 섬기겠노라’는 몸짓이 최선인 듯하다. 어제 아침에도 출근하면서 저들의 치열한 몸짓을 보면서 과연 리더의 덕목은 무엇일까를 생각해보았다.조직의 미래는 리더가 만든다. 현대 경영학의 창시자로 추앙받는 피터 드러커의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여 후학인 윌리엄 A. 코헨이 헌정한 ‘피터 드러커 리더스 윈도우’를 보면 리더의 칠거지악(七去之惡)이 눈길을 끈다. 코헨은 교만, 정욕, 탐욕, 나태, 분노, 시기, 탐닉을 리더의 칠거지악을 꼽았다.우리는 선거를 통해 선량(選良)과 공복(公僕)을 뽑는다. 선량은 뛰어난 인물을 뽑는다는 의미와 함께 그렇게 뽑힌 인물을 지칭하고 공복은 국가나 사회의 심부름꾼을 의미한다. 선량과 공복의 사전적 의미만을 본다면 앞서 언급한 리더의 칠거지악이 무색하지만 그 동안의 우리의 경험에 의하면 그렇게 적절한 지적도 흔치 않다. 특히 우리의 지방자치의 경험에 비추어 보면 선량과 공복들에 의한 특권과 권력 남용, 부정부패 등이 저들의 가려진 가면 속에 뿌리 깊은 리더의 칠거지악에 연유한 것이다. 우리의 지방자치의 역사는 건국 이후 헌법에 명시되어 1952년부터 1961년까지 시행되다가 그 후 정치적 격동기를 거치고 1995년에 다시 재개되어 올해로 20년을 맞는다. 이제는 단순한 시간의 흐름에서 뿐만 아니라 국민의 민도와 정치 사회 문화 경제의 모든 면에서 성숙하고 생산적인 지방자치가 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선량과 공복을 자신의 입신양명의 수단으로만 생각하여 물불을 가리지 않고 당선만을 추구하는 몰지각한 인사들과 투표를 그리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고 학연과 지연에 얽매여 정실에 치우치거나 몰관심한 유권자의 합작으로 선량이 아닌 불량(不良), 공복이 아닌 사복(私僕)이 있어 왔음을 부인할 수 없다.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 세계는 점차 국가 경쟁에서 도시 경쟁으로 바뀌고 있다. 이러한 시대에 지역의 선량과 공복을 어떠한 인물이 맡느냐에 따라 그 지역의 명운이 달라진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따라서 이번 지방선거에 입후보 하여 입신양명을 꿈꾸는 인사들과 그들을 선택하는 유권자들 모두 시대적 사명감을 가지고 이번 지방선거에 임해야 할 것이다. 뿌리깊은 지방색과 학연과 지연, 그리고 아직도 어두운 곳에서 뿌리 깊게 자리 잡고 있는 금권에 의한 선거는 이번부터는 반드시 근절되어야 한다.리더의 칠거지악을 다시 상기해본다. 교만, 정욕, 탐욕, 나태, 분노, 시기, 탐닉. 이는 리더뿐만 아니라 선남선녀(善男善女)나 필부필부(匹夫匹婦)에게도 금기시 되어야 할 금기이다. 하물며 선량과 공복들에게야 더 무슨말이 필요하겠는가.전국 동시 지방선거가 얼마 남지 않았다.이 기간 동안 들뜨지 말고 차분하게 유권자들은 우리 지역의 장래를 과연 누구에게 맡길 것인가를 냉정하게 생각하고 입후보자들은 입신양명보다는 진정한 국리민복(國利民福)을 위해 헌신할 각오로 서로 노력해야 할 것이다. 국민소득 2만 달러의 고비에서 너무도 오래 맴돌고 있는 우리, 이제는 도약해야 한다. 시정 이나 군정은 어떻게 되든 말든, 주민의 혈세인 예산이 어떻게 쓰이든 말든, 민초들이 삶의 신음을 내든지 말든지 그들의 뇌리에는 오직 '감투'에 대한 사욕만 가득한 행태를 보이고 있다. 그들은 날을 새워 가며 고군분투했다고 한다.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자신의 패거리를 하나라도 더 끌어들일 요량으로 협잡하느라고. 여기서 묻고 싶다. 시정이나 군정 걱정으로, 민초들의 고통을 함께 나누기 위해 잠 못 자고 고민해 봤느냐고. 자신 있게 "나요" 하고 대답할 선량이 과연 몇이나 되겠는가.그들은 선거 운동 때 유권자를 향해 외쳤다. "당선만 시켜 주면 주민의 손발이 돼 밤낮 가리지 않고 일하는 머슴이 되겠노라"고. "지역발전은 내가 책임지고 공익을 위해 나를 버리겠노라"고. 그들은 그랬다. 그래서 뽑혔다. 그러더니 이제 와선 국민 위에 굴림하고 민생현안은 아랑곳 않고 제 욕심만 채우려 혈안이다. 유권자는 속은 것이다. 겉 다르고 속 다른 그들의 감언이설에 말이다.국민은 더 이상 어리석지 않다. 그들의 행각을 똑똑히 기억할 것이다. 또 잊어서도 안된다. 그리고 선거 땐 반드시 옥석을 가려야 한다. 그래야만 진정한 지역 일꾼을 뽑을 수 있기 때문이다. 잘못 선택한 한 표의 피해는 지금 고스란히 우리들에게 돌아오고 있는 것을 망각해선 결코 안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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