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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이강덕 포항시장 당선자에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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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이강덕 포항시장 당선자에 바란다
  • 박희경/ 지방부장, 포항담당
  • 승인 2014.06.10 0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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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 가쁘게 달려온 지방선거가 마무리됐다. 세월호 참사로 본래의 취지인 지역 일꾼을 뽑는 지방선거의 의미가 다소 퇴색됐다는 아쉬움이 남는 선거였지만 어쨌던 당선자와 낙선자는 가려졌다. 특히 선거 막판까지 네거티브 공방이 이어진 점은 오랫동안 지워지지 않을 상처로 남을 것 같다. 하지만 포항시민들은 압도적인 표차로 새누리당 이강덕 후보를 뽑아줬다. 그가 제시한 수많은 공약들을 지체 없이 시행하라는 준엄한 명령을 내린 것이다. 당선자들은 당선의 기쁨 보다는 무거워진 어깨를 실감할 것이다. 특히 53만 시정을 이끌어야할 시장 당선자는 더욱 그럴 수밖에 없다. 포항의 경우 선거기간 나타난 후보 간의 갈등, 시민들 간의 갈등등 치유할 일이 한 두 가지 가 아니다. 더구나 시장 당선자에게 노골적인 줄서기가 횡횡 하고 있다는 말들이 무성하다. 당선 후 처음 맞는 시험대가 아닐까 한다. 이강덕 당선자는 선거기간 중 발생한 주민들 간, 후보자 간의 갈등을 후덕한 마음으로 끌어안아야 한다. 가진 자가 가지지 못한 자를 보듬는 건 인지상정이다. 문득 솔로몬의 지혜라는 말이 생각난다. 그는 지혜가 뛰어나고 총명한 현인으로 알려져 왔다. 어느 날 두 여자가 한 어린 아이를 데리고 와서 서로 자기 아이라고 싸우면서 왕의 현명한 판결을 내려줄 것을 요청했다. 솔로몬 왕은 여러 가지로 조사를 해 보았으나 그 아이가 누구의 아들인지 알 수가 없었다. 당시 유대인의 경우, 소유물이 어느 쪽의 것인지 알 수 없을 때는 공평하게 둘로 나누는 것이 일반적인 관례였다. 따라서 솔로몬은 그 아이를 칼로 잘라 둘로 나누라고 명령했다. 그러자 한 여자가 갑자기 미친 사람처럼 울부짖으며 애원했다. “그렇게 하려면 아이를 저 여자에게 주십시오” 그 말을 들은 솔로몬 왕은 그 여자에게 말했다. “당신이 바로 이 아이의 엄마요” 솔로몬 왕은 어린 아이를 그 여자에게 넘겨주었고, 다른 여자에게는 큰 벌을 내렸다고 한다. 이런 지혜를 가진 사람이라야 53만 포항시민들의 갈등을 봉합할 수 있을 것이다. 선거철만 되면 많은 후보자가 주민의 뜻을 받들어 시민의 편에 서서 일 하겠다고 떠들어대지만, 당선이 된 후에는 독선과 불통, 몰염치로 유권자의 마음을 상하게 하는 것을 우리는 수없이 봐왔다. 이강덕 당선자는 자신이 가진 지혜보다는 주민의 뜻을 귀담아 들어야 한다. 설령 그것이 현실과 다소 거리가 있는 사안이라 할지라도 그래야만 한다. 그들로부터 단체장의 권한을 위임 받았기에 그렇다. 자신의 뜻을 굽히지 않는 정치인을 두고 우리는 소통이 되지 않는 사람 즉 불통 정치인 이라고 한다. 주민들은 이런 시장을 원하지 않는다. 무엇보다 지역민의 말에 귀를 열고 잘 들을 수 있는 사람, 바로 솔로몬이 신에게 간절히 원했던 지혜중의 하나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포항의 경우 선거 휴유증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학연, 지연간의 갈등도 그중 하나가 될 수 있다. 무슨 말을 하는지는 알 만한 사람은 다 안다. 더구나 당선자가 낙선한 후보에게 위로 전화 한통 없고, 낙선자 역시 축하전화 한번 하지 않는 지금의 포항의 현실이 우려스럽다. 선거기간 중 고소고발로 얼룩졌던 그 어떤 사안 하나도 해결된 게 없다. 낙선자가 기자회견을 통해 ‘포항시민들의 선택에 불행한 일이 없기를 바란다’는 뼈있는 말을 공공연히 말하고 있는 현실도 개탄스럽다. 구태라고 말하는 옛날 선거에서 조차 전례를 찾아 볼 수 없었던 이같은 갈등의 징후를 일찍이 본적이 없다. 우리나라의 1인당 GDP가 2만 4천 달러를 넘어서고 있다. 하지만 그것은 지표상에 나타난 통계에 불과하고 서민들의 삶이 요즘처럼 팍팍한 때도 없었던 것 같다. 선거기간 주민들로부터 귀 따갑도록 들었던 말일 것이다. 특히 세월호 참사로 많은 서민들이, 삶은 예전 같지 않아 먹고살기가 힘이 든다고 한다. 이럴 때 일수록 당선자들은 가장 우선적으로 주민들의 요구사항을 채워 줄 수 있는 좋은 정책을 입안해 합리적으로 집행함으로써 지역민이 행복해 지는 사업에 집중해야 한다. 물론 행정의 수장인 시장이 많을 일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과오가 있을 수 있다. 그것이 본인이 아닌 공무원들의 잘못이라 할지라도 과감하게 사과를 할 수 있는 자세가 필요하다. 그래야 만이 신뢰받는 시장이 될 수 있다. 결과는 있으되 책임 질자가 없는 행정의 난맥상을 심심치 않게 봐왔기에 하는 걱정이다. 공약도 챙겨야 한다. 시장 후보자가 한 사소한 약속이라 할지라도 그 사안에 목을 매는 시민들이 많을 수 있기 때문이다. 선거운동 기간 동안 머리를 조아리며 다가와 온갖 정책과 공약을 제시하며 한 표를 호소한 뒤 정작 당선이 되고나면 얼굴 한 번 보기 힘들고 공약 실천도 예산 부족 등 갖은 이유를 대며 제대로 이행하지 않는 것도 많이 봐왔다. 이처럼 정치에 대한 무관심과 냉소, 불신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발로 뛰는 생활정치를 실천하는 시장이 돼야 한다. 부하 직원이 가져온 문서에 결재만 하는 시장이 아니라 지역 곳곳을 누비며 주민들의 가려운 곳을 정확히 파악해 긁어주는 역할을 게을리 해서는 안된다는 말이다. 이강덕 포항호의 순항을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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