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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진석 칼럼-시민축제의 고질적 病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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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진석 칼럼-시민축제의 고질적 病弊
  • 지방부 국장
  • 승인 2014.10.01 0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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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율적인 행사로 거듭나야> 매년 이맘때가 되면 全國의 各 지자체들이 경쟁이라도 하듯 지역축제를 개최하고 있다. 特히 지난 95년 본격적인 지방자치제가 실시되면서 부쩍 늘었다. 여기에 쏟아 붓는 예산만도 어림잡아 수천억원에 이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지만 정착 비효율적인 행사가 태반이라는 지적은 어제 오늘의 얘기가 아니다. 各 지자체마다 지역의 전통성(傳統性)과 정체성(正體性), 그리고 역사성(歷史性)에 바탕을 둔 축제라면 당연히 정부의 지원은 물론, 명맥을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개최함이 옳다. 그러나 이와는 달리 전혀 무관한 행사에 엄청난 예산을 소요한다는 것은 비효율적 행정의 한 단면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해를 거듭할수록 지방정부의 재정자립도는 곤두박질하고 있는 상황에서 各 지자체장들이 심각하게 받아드리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더 큰 문제다. 심지어 소속 공무원들의 월급마저 줄 형편이 못되어 지방채를 발행하는 지자체가 수두룩한 것이 오늘의 현실이다. 이러한 지방재정의 심각한 현실에 대해 各 지자체장들의 올곧은 판단을 과연 몇 명이나 갖고 있을까 하는 생각이 먼저 앞선다. 우리나라 지역축제 중 대표적 효율적인 행사를 꼽는다면 단연 경북 경주시의 신라문화제를 비롯, 동의보감(東醫寶鑑)의 저자이며 민족의학을 집대성한 경북 의성의 허준축제, 충남 공주. 부여의 백제문화제, 부산 국제영화제, 서울 강동구의 선사문화제, 전남 함평의 나비축제, 충남 보령의 머드축제, 충남 서천군의 모시축제를 들 수 있다. 이들 축제는 예산대비 경제효과를 톡톡히 보는 행사로 자리매김을 해오고 있다. 지역축제란 상업성이 배제된 채 지역의 정체성을 살리면서 주민의 화합과 전통성의 바탕 아래 작은 예산으로 큰 효과를 거둘 수 있는 것이 진정한 지역축제인 것이다. <완벽한 기획력과 진행요원에는 찬사> 또 축제를 개최함에 있어 늘 그래 왔듯이 玉의 티는 있기 마련이다. 축제장에서의 상술, 특히 먹거리장터가 축제장에서의 玉의 티로 대두되는 것이 전국 각지의 공통적인 현상이다. 일례로 경기도 안양시의 경우 매년 9월~ 10월 사이 시민축제를 개최해 오고 있다. 올해에는 4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지난 9월 26일부터 28일까지 3일간에 걸쳐 평촌중앙공원과 삼덕공원에서 분산 개최했다. '뭉치GO, 즐기GO, 빛내GO'를 캐치프레이즈로 시민들에게 그야말로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했다. 기획력의 구성과 진행 등은 뭐하나 흠 잡을 수 없을 만큼 대체적으로 완벽했다. 그러나 먹거리장터의 상술과 상혼은 안양시민축제장의 玉의 티로 나타났다. 시민들의 불만이 극에 달할 정도에 이르렀다. 안양시가 꿈과 희망 그리고 소통을 통해 시민화합을 이루기 위해 개최한 시민축제장이 터무니 없는 바가지 상혼으로 시민들의 불만을 고조시켰다. 이는 전적으로 시장(市長)을 비롯, 축제추진위, 축제총괄부서 및 실무 위생관련 관계 공무원들이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책임을 다하지 못했다는 것을 통감해야 한다. 축제 주최 측과 市 위생관계자는 시민들에게 보다 위생적이고 값싼 음식제공을 위해 안양관내 모범음식업소를 선정했다고 했는데, 확인 결과 이는 거짓으로 나타났다. 모범업소는 고작 1~2개 업소에 불과 했으며, 공중위생 관리에 있어서도 엉망이었다. <먹거리 장터가 玉의 티, 시민 불만 팽배> 또 식기에 미끌미끌한 기름 떼가 붙어 있는 등 비위생적인 것은 물론 현행법상 일회용품 사용이 금지되어 있는데도 불구하고 각 업소마다 일회용품 사용을 당연시 했다. 그러나 이를 재제한 관계공무원이나 축제추진위원 또한 단 한명도 없었다는 것은 책임을 다하지 못했다는 것으로 귀결되는 것이다. 실제로 먹거리장터에서 판매했던 각종 메뉴의 가격과 양을 확인한 결과 터무니없이 비싸게 판매됐다. 파전 한접시에 2만원, 전어구이 4~5마리에 1만원, 모듬순대 1만5천원, 흑돼지구이 3만원 등 비교적 시중보다 값도 비쌌으며, 양도 적었다. 이보다 더 큰 문제는 매년 축제 때마다 단골메뉴처럼 등장하는 것이 일회용품 사용이다. 자원낭비와 각종 쓰레기로 인한 환경오염을 막기 위해 법으로 규정하고 있는 일회용품 사용이 주최 측과 안양시 관련부서의 홍보부족으로 음식업자들이 경비절감을 이유로 마구잡이식으로 사용했는데도, 이를 수수방관(袖手傍觀)했다면 업무를 소홀히 한 책임에 대해 반드시 물어야 한다. <일회용품 사용자제, 소에 경 읽기> 이는 분명 행정의 난맥상을 드러낸 만큼 이러함에도 그 책임에 대해 추궁하지 않는다면 내년에도 불법행위는 계속될 것이다. 책임에 대해 묻지 않고 어물쩍 넘어간다면 재발방지를 기약할 수 없다. 그리고 음식업소 선정에 대한 문제점도 드러났다. 참가업소의 업주 마저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바로 참가에 대한 음식업 단체의 댓가의 함정이다. 상하수 및 전기 등 음식조리에 있어 기본적인 시설은 市 예산으로 공짜로 제공된다. 물론 음식재료와 가스는 업주가, 자판 및 천막 등은 음식업 단체가 공동으로 발주한다며 업주들로부터 수 백만원을 받아 설치를 주관했다. 그런데 천막 및 자판설치가 불과 몇 십만원에 불과한데 남은 돈의 사용처에 대해 참가업주 대부분이 의구심을 갖고 있다. 이 또한 철저히 조사해 사실로 드러나면 시민축제를 빙자한 착복이므로 사법기관에 고발을 검토해야 한다. 항간에서는 이러한 문제들로 인해 음식 값의 비싼 이유를 들고 있다. 안양시민축제를 시작한 지 올해로 13년 째가 됐다. 해를 거듭할수록 성숙된 축제가 되어야 한다. 이젠 보다 더 알차고 흠이 없는 축제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이러한 소소한 제반 문제점의 재점검이 필수라는데 인식을 모두가 해야 한다. 고질적 병폐(病弊)는 시급히 도려내는 것이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다음 축제 때는 必히 대책이 마련될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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