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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집착과 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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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집착과 배려
  • 박희경 지방부장, 포항담당
  • 승인 2014.12.16 01: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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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살면서 버려야 할 것들이 있게 마련이다. 그중 ‘자녀에 대한 집착’ 그리고 ‘이기심’ 등도 이에 속할 것이다. 어찌 보면 자녀에 대한 부모의 집착은 본능적 이라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자식에 대한 지나친 미련과 집착도 병이란 것을 알아야 한다. 이웃의 이야기다. 대학생 아들을 둔 이집은 하루도 조용할 날이 없다. 고3을 다시 겪는 것 같다는 푸념 썩힌 소리도 담 넘어 들리는 걸 보면 어지간한 모양이다. 아침마다 여자 친구의 모닝콜을 받고 학교로 가는 아들을 보며 그녀는 배신감을 느낀다고 했다. 단지 여자 친구가 생겨서가 아니다. “엄마의 잔소리는 이제 신물이 나요. 이제 내 인생을 살고 싶어요”라고 말하며 대화를 피하는 아들의 태도 때문이다. 아들이 일거수일투족을 간섭 해왔던 그녀였음을 잘 알기에 일면 이해가는 부분도 없지는 않았다.그런 그녀에게서 큰 변화가 생겼다. ‘아들은 내 인생의 덤’이라고 생각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하루아침에 떨쳐 버릴 미련이 아니었기에 몇 달을 앓듯 하며 작심을 한 뒤에야 마음이 편해졌다고 고백했다. 그녀가 진작 자녀를 자신의 품에서 날려 보냈다면 이런 속병을 앓지는 않았을 것이라고도 했다. 부모는 본능적으로 자녀를 위험으로부터 보호하려고 한다. 그러나 덤벙대며 학교 준비물을 잃어버리는 그런 아이에게 학교까지 준비물을 직접 가져다주는 것은 진정으로 자식을 위한 길이 아니다. 차라리 자신에 실수에 대한 결과를 맛보게 하는 것이 자녀 스스로 책임감을 느끼고 주변을 정리하는데 도움이 된다. 자녀를 우리 안에 묶어두지 말고 저 넓은 세계로 날려 보내야 한다. 내 탯줄을 끊어 세상에 나오게 하지 않았는가. 또 한 번의 탯줄을 끊어야 한다. 그리하여 자녀가 건강하게 세상의 일원으로 다시 태어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버려야 할 건 또 있다. ‘너만 변하면 돼’, ‘너만 잘하면 돼’라는 ‘나만의 이기심’이다. ‘우리관계는 그 사람이 바뀌어야 좋아질 수 있어요’라고 말하는 부부가 있다면 이런 말을 해주고 싶다. 자기의 이익만을 꾀하고 오직 자기 밖에 모르는 사람, 즉 이기주의자라고.이기심은 실수를 자초하게 되고 자기도 모르게 불행의 늪으로 빠지게 되며 남에게 본의 아닌 많은 불편을 주기에, 이런 마음가짐을 떨쳐버리려고 애를 쓰지만 쉽게 헤어나지는 못한다. 자기중심적으로 길들여진 잘못된 습관으로부터 벗어나기란 참으로 쉽지 않다. 이기적인 사람들은 자기의 말과 행동은 모두 옳다고 생각한다. 놀부의 심보가 그렇고, 팥쥐 어미의 심보가 그랬으며, 타인을 밟고라도 일어서야 직성이 풀리는 수많은 사람들의 지나친 성취욕이 그렇다. 아이러니하게도 그런 사람들은 타인으로부터 배려를 기대하면서도 정작 자기 자신은 남을 배려하지 못한다. 또한 다른 사람의 말은 귀 기울여 듣지 않으려 한다. 자기 기분에 따라 막말을 하고 남의 말을 도중에 끊는다. 또 자신의 행동을 옳고 남의 행동은 그러다는 식의 주장을 펼치는 특징이 있다. 나를 돌아 볼 때다. 어제 같은 올 한해도 얼마 남지 않았다. 나는 과연 어떤 사람으로 살아왔는지 조용히 생각해 봤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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