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매일신문
지면보기
 표지이미지
지방시대
지면보기
 표지이미지
데스크칼럼-담배값 인상, 서민 증세 맞다
상태바
데스크칼럼-담배값 인상, 서민 증세 맞다
  • 박희경/ 지방부장, 포항담당
  • 승인 2015.01.06 03:2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담배값 인상, 증세인가. 아닌가를 놓고 말들이 많다. 인상안 발표 당시 집권여당인 새누리당은 서민증세라는 표현을 하지 말라며 국민들에게 으름장을 놓았고, 시민단체와 야당인 민주당에서는 전형적인 서민증세라고 성토를 했을 때 대부분 서민들은 지켜만 봤다.그 부작용이 심각하다. 담배 값 인상에 따른 흡연자들의 정부에 대한 불신이 심상치 않다. 금연 효과는 미미할 것이며 결국은 서민 주머니를 털어 증세를 하겠다는 꼼수라는 말들이 공공연히 나돌고 있다. 지난 12월 마지막 날 까지도 자취를 감췄던 국산 담배들이 하루가 지나기 무섭게 버젓히 진열대에 놓여져 있는 모습도 이들을 더욱 화나게 만들고 있다. 매점매석은 없을 것이라며 큰소리 쳤던 정부는 뒷짐만 진체 강 건너 불구경 하고 있었다는 비난도 쏟 아지고 있다.나아가 일부 외국 담배의 경우 아직 가격을 올리지 않은 상태여서 이를 구입하기 위해 흡연자들이 몰리고 있지만 이마저도 녹녹치 않다. 품귀현상이 빚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편의점 여기저기서 고성이 끊이지 않는다. 이원성들은 결국 귀를 막고 있는 정부로 향하고 있다.자존심 상하고, 더럽고, 치사해서 담배를 끊어야 겠다고 마음먹어 보지만 나라꼴을 생각하면 이 결심마저도 오래가지 못한다. 이래저래 흡연자들의 스트레스만 가중되고 있다. 사실 수입이 넉넉한 사람들의 경우 담배 값 2000원 인상은 의미가 없다. 하지만 하루하루를 근근히 버티며 담배를 유일한 낙으로 삼아온 서민들에게는 청천벽력에 비할 바 아니다.복지부가 발표한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소득수준 하위 25%의 남성 연율은 1998년 69.1%에서 2004년 담뱃값을 인상한 이후인 2011년 53.9%로 15.2%포인트 감소했다. 반면 상위 25%의 흡연율은 같은 기간 63%에서 44.1%로 19.3%포인트 하락했다. 담뱃값 인상이 저소득층에 미치는 영향이 보다 고소득층의 흡연율 감소에 더 영향을 준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바꿔 말해 저소득층은 담뱃값이 올라도 끊는 사람보다 계속해서 피우는 사람이 더 많다는 조사 결과는 시사하는 바가 커다. 정부가 국민들의 불신을 자초한 이유는 또 있다. 금연을 국민건강 증진을 이유로 내걸어 놓고 정작 흡연율을 크게 줄일 수 있는 담뱃갑 경고그림은 빼기로 한 것이다.이 방법은 세계보건기구가 권장하는 효과적인 금연정책으로 꼽히며 70여개국이 이미 도입해 실행중이다. 그런데 우리 정부는 담배값만 올리고 이 경고그림은 왜 삭제한 것일까? 꼼수 증세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결국 담배값은 올리고 담배는 그대로 팔아 세금을 더 거둬들이겠다는 속셈인 것이다. 증세가 필요하다는 데는 동의 하지만 그 방법이 틀렸다. 있는 사람은 주체하지 못할 만큼 가지고 있고, 서민들의 돈은 씨가 말라가고 있다. 그런 서민들의 호주머니를 털어가겠다는 안하무인식의 정부가 밉다.정부는 솔직히 증세가 맞다고 국민들에게 밝히고 접근했어야 했다. 미안하지만 증세할 곳이 여기밖에 없었다고...여러 사람들이 담배값 인상을 선진국형 정책이라고 말하지만 그들이 말하는 선진국인 프랑스, 영국, 미국, 이탈리아 등에서 흡연은 어찌 보면 우리나라 보다 훨씬 자유롭다. 보행 중 흡연을 제한하는 곳에서는 중간 중간 흡연할 곳을 잘 만들어 놓았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웬만한 곳에서는 담배를 피울 수조차 없게 됐다. 담배 값 인상으로 인해 증세를 당하고도 무슨 범법자인 취급을 받고 있는 것이다.우리나라의 흡연인구는 약 1000만명으로 추산된다. 전국민의 1/4이다. 흡연구역을 줄이고 각종 매스컴을 통해 혐오스런 방송광고를 내보내며 마치 흡연자를 사회 암적인 존재처럼 몰아가고 있다. 그러면서도 담뱃값을 올려 그 돈으로 서민들의 위한 복지에 사용한다고 하니 이 역시 모순되지 않은가. 이같은 논란 속에 정부가 공언해온 흡연율 저하도 크게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란 조심스런 예상도 나오고 있다. 실제 많은 소매점들은 시간이 지나면 담배 매출이 회복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 점주는 개인적으로 3월까지는 담배 판매가 부진 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업계에서도 3월 이후에는 회복세로 돌아서고 1년이 지나면 완전 회복될 거라고 점치고 있다고 전했다.일본의 경우도 지난2010년 10월 담뱃세를 인상했지만 오히려 흡연율은 약 1%포인트 상승해 내부적으로도 당시 인상안이 실패한 정책이라는 자성의 목소리가 나온바 있다.담배를 끊고 말고는 개인의 자유이다. 건강도 개인의 자유이다. 다시 말해 금연은 권유할 수 는 있어도 강제할 수 없는 것이다. 단언컨대 이번 담배 값 인상은 증세다. 호도해서는 안된다.지난해 9월 담배 값 인상안 발표 이후부터 수개월간 소비자들의 따가운 사재기 의혹 눈초리를 몸소 겪으며 각종 스트레스를 감내해온 판매자들이 흡연가 들을 탓하기보단 정부를 비판하며 담뱃값 인상이 서민 증세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현실에 주목해야 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