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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예불 그속에 깃든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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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예불 그속에 깃든 의미
  • 윤택훈 지방부장, 속초담당
  • 승인 2015.05.26 02: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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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불기 2559년 부처님 오신 날을 맞아 자비정신을 기리며 전국의 각 종단과 사찰에서 다채로운 봉축행사가 거행됐다.강원지역에서도 대한불교 조계종 제3교구 본사 신흥사는 이날 오전 10시 경내 극락보전에서 '평화로운 마음 향기로운 세상'을 주제로 봉축 법요식을 가졌고 이날 많은 불자들이 목탁소리에 맞춰 부처님 오신날 자비정신을 기리며 소원을 빌었다.부처님께 절을 하는 이유는 불(부처님), 법(부처님의 가르침), 승(스님)에 대한 예경과 상대방을 존경하는 마음의 표현이라고 한다. 또 자신을 스스로 낮추는 하심(下心)의 수행 방법 중 하나로 불교의례 중 가장 많이 취하는 동작과 절 자체가 하나의 훌륭한 수행법이라고 한다. 절은 하는 것 만으로도 공덕이 쌓인다고 한다.목탁(木鐸)은 불교 의식에서 가장 빈번히 사용되는 법구(法具)로, 불전사물(佛前四物) 범종(梵鐘),법고(法鼓),운판(雲版),목어(木魚)중 하나인 목어(木魚)가 변한 것이다.탐욕과 분노의 마음, 어리석음 속에 잠들던 우리의 마음을 일으켜 영원무구(永遠無垢)의 세계로 우리를 인도해 주는 목탁의 울림은 전체 수행자들의 마음을 책려하는 도구인 동시에 내면적 상승을 불러일으키는 신호음이 되기도 한다. 언제나 눈을 감지 않는 물고기, 잠을 자면서도 눈뜨고 있는 물고기의 성질을 본떠 수행자라면 의레 모든 순간에 마음의 각성(覺醒)을 유지해야 한다는 것을 목탁의 울림을 통해 우리에게 가르쳐 주고 있는 것이다.부처님은 인간이 다생다겁 동안 지어온 갖가지 업의 힘에 이끌린 채 살아가고 있다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참회로 우리의 문제를 풀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스님들이 목탁을 치며 천수경 등 법문을 독송 하는 것은 모든 중생들의 마음에 부처님의 자비가 충만하기를 기원하는 것이다.또 108번의 타종을 하게 되는데 이는 중생들의 108번뇌를 소멸시켜 맑고 밝은 마음으로 예불을 드리게 하기 위해서다. 종소리는 모든 중생의 각성을 촉구하는 부처님의 음성이기도 하다는 것이다.그 소리는 지옥의 고통을 쉬게하고 모든 귀신들을 광명의 세계로 인도하며 꿈속에서 살아가는 이들의 정신을 일깨우는 총림의 대호령이다. 불전 공양은 부처님을 위해 베푸는 것이 아니라고 한다. 나의 참 생명을 기르기 위해 공양을 올리는 것이라고 하며 향을 피우는 것은 향기를 뿜어 뭇 생명을 맑게 밝게 가꾸면서 자신을 소멸시킨다는 의미가 있다고 한다.이 밖에도 부처님 오신날을 맞아 불자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이 절을 찾아 절과 함께 가족을 비롯한 주변의 모든 사람들이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기를 기원하며 연등 을 건다. 연등의 의미는 석가모니 탄생을 축하하는 의미에서 매다는 것이라고 막연하게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연등의 진면목은 밤이 돼서야 나타난다. 빛이 어둠을 밝히는 것처럼 생로병사와 욕심, 번뇌에 시달리는 사람들이 캄캄한 무지(無知)상태에서 벗어나 고집멸도(苦集滅道)의 진리를 깨치길 소망하는 의미가 담겼다. 뿐만 아니라 연등은 사회문화적 의미도 담고 있다. 가로 연등(길거리에 매다는 연등)은 파랑, 노랑, 빨강 등 여러 빛깔의 연등이 같은 높이에 한 줄로 매달린다. 연등에 불을 밝히는 것은 자비와 너와 내가 연결돼 있다는 지혜로써 세상을 밝히자는 의미라고 한다 종교를 떠나 연등을 보는 이들마다 화합의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다.공장에서 만드는 가로연등과 달리 광화문광장에 서 있는 대형 장엄등은 훨씬 제작공정이 까다롭다고 한다. 장엄등은 국보 제11호 익산 미륵사지석탑을 70% 크기로 재현한 것이다. 높이는 20m에 이른다. 제작기간만도 4개월에 본 작업에 들어가기 전에 만드는 축소 모형도 5m나 된다. 시험 제작 작업에서 전체 작품의 느낌을 가늠한 후 부족한 부분을 보완한다.철골로 형태를 잡으면 2~3겹의 한지와 천을 붙이고 채색작업을 해야 한다. 소요되는 한지만도 500여장. 한달 동안 야외 전시에 대비해 방수코팅을 거쳤을 때 작업은 끝난다. 코팅은 햇빛으로부터 색이 바래는 현상을 방지해준다. 섬세한 공정 때문에 대형 장엄등은 보통 재활용되기 마련이다. 미륵사지등만해도 지난 2009년 서울시청 앞에 전시됐다가 재손질 작업을 거쳐 지난해와 올해 다시 선보였다. 물론 보관할 때는 부분해체된다.장엄등을 조계종이 제작한다고 해서 연등행사가 조계종 주최로 열리는 것이라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전통등전시회, 연등행렬 등은 조계종, 태고종, 천태종, 관음종 등 29개 종단이 모인 한국불교종단협의회에서 주관한다.사료로 확인되는 연등회의 역사는 통일신라시대부터다. 이에 문화재청은 현재까지 전승되고 있는 문화유산으로서의 연등회 가치에 주목해 지난 2012년 연등회를 중요무형문화재 제122호로 지정했다. 이와 함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록 추진도 병행하고 있다.현재 우리사회는 혼탁함을 넘어 오염되가고 있다고 흔히들 말한다.부처님 오신날을 맞아 정치권을 비롯한 우리사회 각계각층에서도 예불속에 깃든 의미를 깊숙이 되새겨 보고 사회적 목탁이라고 일컫는 언론도 각성이 필요한 상황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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