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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투-최고의 112시스템을 위한 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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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투-최고의 112시스템을 위한 제안
  • 정영제 인천지방경찰청 112상황실 경위
  • 승인 2014.06.18 0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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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나라를 충격과 비탄에 빠뜨린 세월호 참사의 여파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사고 당시 해상에서의 긴급신고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아 초기대응이 늦어진 점이 피해를 키운 원인 중의 하나로 지목되고 있다.하지만 적어도 육상에서는 그런 염려는 접어두어도 좋을 듯하다. 그간 경찰이 엄청난 국민적 비난과 수없는 질타를 받으며 조금씩 보완해 온 112시스템이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앞선 정보통신 기반에다 치안 현장에서 체득한 갖가지 노하우를 접목 시켜 구축한 112시스템은 C3(CommandControlCommunication) 개념을 통합체계화 하여 신고자 위치추적, 순찰차 위치 확인 등 다양한 첨단 기능을 일선 순찰차까지 공유함으로써 신속하고도 효과적인 현장 대응을 주도하고 있다.112시스템의 우수성은 지난 2월 아프리카 앙골라 정부에 이 시스템의 수출이 확정되고 동남아, 중남미 여러 나라에서 관심을 보이고 있는 데서도 확인되고 있다.그러나 이처럼 탁월한 긴급신고 처리시스템을 갖추고 있음에도 정작 시스템으로 인입되는 신고의 순도는 매우 낮다. 전화를 하고도 아무 말 없이 회선만 잡아먹는 이른 바 무음신고를 비롯 - 이 경우 대부분 스마트폰 오작동 - 술에 취하여 다짜 고짜 욕설과 시비를 일삼는 경우가 부지기수이고 범죄와 무관한 생활 민원, 단순 문의전화도 상당수에 이르고 있다. 지난해 119만 여 건의 112신고가 접수된 인천 지역의 경우 실제 경찰관이 신고 현장에 출동한 경우는 50%선에 불과할 뿐 아니라 설상가상으로 허위신고마저 이 어져 한 해 동안 처벌된 사람만 176명이나 된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극히 일부이 기는 하지만 112와 연결되기까지 10초 이상 대기하거나 ‘통화 중’이 걸려 신고 를 포기하는 경우마저 발생하고 있다. 경찰에서도 대기통화나 포기통화를 없애기 위해 112상황실에 대한 인력 충원, 접수 기법 개발 등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아직 이를 완전히 해소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세계 최고의 긴급신고 처리시스템이 확실히 자리 잡기 위해서는 서비스 이용자인 시민들의 성숙된 자세도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무엇보다도 다급한 범죄 피해자의 처지를 생각해서라도 112와 관련 없는 신고는 자제하여야 한다. 자신의 전화가 112에 잘못 접속되고 있는지 살펴 볼 필요도 있다. 112는 공유재로서 누군가가 부당하게 점유하면 선량한 시민은 본의 아니게 경찰의 도움을 받을 기회를 차당 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값 비싼 오디오 시스템도 좋은 음원을 만나야 제 가치를 발휘하듯 112도 긴급신고 본연의 용도에 충분히 활용되어 치안 첨병으로서 제 역할을 다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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