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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투-'위험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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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투-'위험사회'
  • 엄재규 경북 경주시 양남면
  • 승인 2014.09.16 01: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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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석학 울리히벡은 자신의 저서 <위험사회>에서 어느 한 쪽으로 치우친 극단적 방향의 위험성을 알리고 우리 사회가 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였다. 과거 발암물질인 벤조피렌이 라면에서 소량 검출되어 문제가 되었던 사건이 있었다. 이때 그 벤조피렌의 양이 삼겹살을 구워먹을 경우보다 훨씬 적고 건강상의 위험은 없었지만 라면의 소비는 줄었고 이후 소비는 다시 회복 되었다. 이렇듯 우리는 사회적 합리성과 과학적 합리성 사이에서 고민하며 선택을 하게 된다. 하지만 집단 내에서 선택이 한 방향으로 흐르는 것을 볼 수 있다. 특히 사회적 이슈인 원자력발전소의 계속운전은 두 진영의 이해관계와 맞물려 편향된 방향으로 흘러 해결의 실마리를 감춰 버린다.후쿠시마 원자력 사고 후 원자력에 대한 관심이 증가되었다. 그리고 그 사건의 재발 방지를 위한 반성이 꾸준히 진행되었고 많은 과학적 시설투자가 이루어졌다. 하지만 시민단체의 원자력에 대한 생각은 위험한 에너지라는 인식에서 벗어나지 못하였다. 또 최근 세월호 사고의 연장선에서 원자력발전소의 계속운전의 위험성이 다시 부각되었고 원자력발전소를 정지해야 된다는 의견에 집중되고 있다.반대로 원자력 사업자는 과학적 안전성을 내세우며 세월호는 불법 개조에 따른 복원력 상실이 초래한 사고로 원자력 안전성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것으로 불법 개조가 아닌 안전을 위한 시설투자에 최선을 다하고 있음을 주장하며 과학적 합리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시민단체는 사고의 위험성만을 부각하여 문제에 접근하고 있어 과학적 합리성이 없는 맹목성이 느껴지고 원자력 사업자는 과학적 안전성과 효율성이라는 측면만을 강조하고 있어 사회적 합리성 없는 공허함이 묻어 나온다. 두 진영은 사회의 맹목성과 과학의 공허함 안에서 자기주장만을 무한 반복하며 한 방향으로 달려가고 있다.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공허와 맹목에서 벗어나서 전체를 바라보아야 하는 새로운 방향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서로의 입장 차이를 수용할 수 있는 방향으로 이끌기 위한 정부의 역할이 절실하다. 그래서 정부는 사회적 합리성과 과학적 합리성의 적절한 교차점을 제시하여야 한다. 정부는 제 3자의 입장에서 과학적 사실에 근거한 원자력발전소의 안전성을 객관적으로 검증하고 시민단체의 의견과 원자력 사업자의 의견을 조화롭게 잘 적용하여 판단해야 한다. 즉 사고의 위험이 상존한다면 수명과 관계없이 원자로는 정지하여야 하며 안전하다면 수명을 연장해서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위험의 허구성을 알려야 한다.사회적 합리성 없는 과학적 합리성의 공허와 과학적 합리성 없는 사회적 합리성의 맹목성의 굴레에서 빨리 벗어날 수 있도록 정부는 합리적 의사결정의 방안을 제시하여야 하며 원자력발전소의 계속운전에 대한 소모적인 논쟁을 마무리 짓고 그 경험을 바탕으로 앞으로 다가올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는 단초로 삼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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