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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봄은 또 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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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봄은 또 오고 있다
  • 정규진 서울 도봉구시설관리공단 이사장
  • 승인 2015.03.08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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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춘분(春分)이 다가오고 있다. 그런데 아직도 날씨는 쌀쌀하고 거리는 무채색의 겨울 복장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봄이 시작되었는데 몸과 마음은 아직도 겨울이다. 겨울 내내 잠들어 있던 생명들도 긴 잠에서 깨어나 새로운 시작을 준비하지만 불어 닥치는 취업한파에 많은 사람들이 청년세대, 혹은 젊음이 ‘내몰리고’ 있다고 말한다. 졸업은 ‘새로운 시작’이라고 하지만 졸업생들에게 여전히 사회진출의 벽은 높기만 하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5년 1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청년실업률은 9.2%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청년실업자는 39만 5000명으로 지난해 12월 보다 1만 4000명, 작년 1월에 비해서는 2만 3000명 늘었다. 이는 OECD 평균 동 연령대 실업률 3.5%에 2.6배에 달하는 수치다. 통계 조건이 완화된 것을 감안 하더라도 극심한 취업난을 가늠케 한다. 이를 반영하듯 45세가 정년이라는 ‘사오정’, 20대의 태반이 백수라는 ‘이태백’이란 말들에서 요즘은 더 가슴 아픈 표현들이 많이 등장했다. 장기간 미취업자라는 ‘장미족’, 31살까지 취직을 못했다는 ‘삼일절’, 연애와 결혼, 출산을 포기했다는 ‘3포세대’에 이어 인간관계와 내집 마련까지 포기했다는 ‘5포세대’란 말까지 나왔다. 모두 우리 젊은이들의 한숨을 상징하는 신조어들이다. 이에 졸업을 미루거나 졸업하더라도 대학원에 진학하려는 학생도 늘고 있다. 졸업유예는 졸업 논문이나 영어 성적을 제출하지 않아 졸업이 아닌 ‘수료’ 상태로 남거나 1학점 3학점 등 최소 학점만 남겨놓는 방법으로 졸업을 미룬다. 또 한 학기에 350만원 이상 하는 대학 등록금을 내기위해 돈을 빌리지만 아르바이트로 갚지 못해 신용불량자가 되는 경우도 늘고 있다. 우리 사회 곳곳에는 ‘아픈 청년들’이 너무 많이 존재하고 있다. 청년은 ‘푸를 청(靑)’자에 해 년(年)’을 쓴다. 정말 현실은 그런가. 쉽게 고개가 끄덕여지지 않는다. 공단 이사장으로 취임 후 고용확대를 위해 다양한 채용제도를 실시하였다. 양적으로는 많은 이들이 노동시장에 새로이 진입할 수 있도록, 정규직, 무기계약직, 기간제근로자, 단시간근로자, 고령자, 기능인재, 견습생 등 다양한 채용을 실시하였고 질적으로는 고용안정 및 처우개선을 위해 비정규직 직원의 정규직화를 위한 호봉제 도입 등으로 서울시 자치구 24개 공단 중 처음으로 고용안정화를 꾀하였다. 지속적?안정적 고용은 사회통합 및 국가 생산성 향상을 도모할 수 있다. ‘두개의 연못이 맞닿아 서로 물을 댄다’는 뜻인 ‘이택상주(麗澤相注)’라는 고사성어가 있다. 두 연못이 이어져 있으면 서로 물을 대주어 어느 한 쪽만 마르는 일이 없고 서로에게 도움이 된다는 의미이다. 포용과 사회통합 없이는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루기 어렵다. 이제 우리 사회가 일하고 싶어도 일할 수 없는 청년층에게 희망을 주기 위해 무엇을 할 것인지 성찰할 때다. 독일의 철학자 비스마르크가 말한 ‘젊은이여 일하라! 열심히 일하라! 끝까지 일하라!’의 외침이 내 귓가를 계속 맴돌고 있다. 봄은 또 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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