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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투-국가와 국민의 가치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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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투-국가와 국민의 가치관
  • 피기춘(시인.강원 강릉서 경무과)
  • 승인 2015.04.20 0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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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자태를 맘껏 자랑하던 벚꽃을 비롯하여 수많은 봄꽃들이 피고지는 계절의 길목이다. 요즘 계절의 변화와 우리 사회의 현상을 보면서 문득,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 권불십년(權不十年)이 떠오른다. ‘아무리 아름다운 꽃도 그 자태를 열흘을 넘기지 못하고 아무리 높은 권력과 권세의 자리도 십 년을 가지 못한다.’는 뜻이다. 어느덧 경찰공무원에 입문한지 33년이 되었다. 국가와 국민을 위한 무한봉사의 삶을 살겠노라며 나름대로 경찰의 명예와 자긍심으로 살아온 삶의 흔적들을 회상해본다. 직장에서 정든 선배들과 경찰동기들도 정년퇴임과 명예퇴임으로 내 곁을 떠나고 있다. 무시로 흘러간 세월 속에 어느덧 두 자녀도 삼십대 인생의 길목에서 딸은 교직에서 영어교사로, 아들은 경찰에 투신하여 경찰의 삶을 부자(父子)가 함께 걷고 있다. 하지만 정년(停年)이라는 단어가 밀물처럼 소리 없이 다가오는 시간 앞에서 나는 과연 진정 부끄럽지 않는 봉사와 희생정신으로 살아왔는가? 하는 물음 앞에 서서 자성의 시간을 가져본다. 중국 남북조시대의 고위 관리였던 송계아(宋季雅)는 ‘난향백리(蘭香百理)묵향천리(墨香千理)덕향만리(德香萬理)’라고 역설했다. 즉 “난의 향기는 백리를 가고 묵 향기는 천리를 가고 덕의 향기는 만리를 간다”. 는 것이다. 지난 2012년 5월과 지난 3월에 경찰배명 30주년과 35주년을 기념하여 동기부부 모임에서 일본과 홍콩을 방문했다. 이 두 나라에서 가장 감동적으로 느낀 공통점은 그 나라 국민들의 교통질서와 기초질서였다. 일본이나 홍콩거리에서는 경찰관의 모습을 찾아보기 힘들었고 하루 종일 시내를 다녀도 경적소리를 들을 수 없었다. 보행 중에 담배를 피우거나 휴지와 담배꽁초를 버리는 것, 침을 뱉는 현장을 목격할 수 없었다. 오르막길은 서행차량이 양보하고 병목지점은 순차적으로 질서 있게 진입하고 교통방해로 인하여 어떤 다툼과 고함이 오가는 것을 보지 못했다 특히 도로상에 불법 주정차 또한 찾아보기 힘들었다. 일본이나 홍콩, 싱가포르 저 나라들이 왜 우리보다 선진국이고 선진문화시민으로 자리 잡고 있는지를 한 눈에 알 수 있었다. 그 나라 국민성이 보여준 감동적인 배려와 나눔과 섬김의 문화, 그리고 철저한 법질서가 결국 저들의 위상을 높여 놓은 것이다. 일찍이 2,300년 공자의 7대손 공빈(孔斌)이 우리나라를 일컬어 ‘동방예의지국(東方禮儀之國)이라고 동이열전(東夷列傳)에서 극찬했다. 하지만 지금 우리 사회의 예의와 법질서문화는 어떤가? 저마다 깊은 자성의 시간이 필요한 것은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다.진정한 자유란 타인에게 정신적 심리적 불쾌감과 불편함을 주지 않는 범위 내에서 내가 누리는 것이다. 사람다운 삶의 가치는 배려와 이해와 용서이다. 인생의 진정한 승리자는 누가 더 감동적인 삶을 살아가느냐이다 ‘욕심이 잉태하면 죄를 낳고 죄가 자라면 결국 죽음’에 이르듯이 권력과 재물과 명예를 너무 많이 소유하려하지 말고 저들의 노예가 되지 말아야한다. 난(蘭)과 묵(墨)의 향기보다 더 멀리 퍼져가는 덕(德)의 향기를 풍기는 배려와 조화의 인격체로 성숙되어야 한다. 2018평창동계 올림픽을 통하여 우리국민들의 준법질서와 배려, 그리고 따뜻하고 청결한 대한민국의 모습을 자신 있게 보여주는 고품격 가치관 정립을 위해 나부터 먼저 실천하는 생활의 습관화가 요구된다. 배려와 조화가 함께 춤추고 노래하는 하모니(harmony)와 심포니(symphony)의 사회를 만들어가는 구성원이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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