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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철강산업단지 인근 사람 살 곳 못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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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철강산업단지 인근 사람 살 곳 못 된다”
  • 박희경 지방부국장, 포항담당
  • 승인 2015.10.06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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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포항 철강산업단지의 중금속 농도가 전국의 2∼53배로 대기오염이 심각한 수준으로 나타나 우려스럽다. 인근 주민들의 건강 역시 특별대책을 선포해야 할 수준이라고 하니 충격적이다.
이곳과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사는 기자로서는 새정치민주연합의 장하나 의원과 정의당 심상정 의원의 발표에 놀라움을 금할 수 없다. 믿고 싶지 않다. 하지만 정부가 조사한 결과라고 하니 믿을 수밖에 없지 않겠는가.
그 동안의 우려가 현실로 나타난 것이다. 문제는 이같은 엄청난 결과에 대해 누구하나 제대로 주민들에게 알리려는 생각이 없고, 대 다수 주민들 역시 이같은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다는 사실이다. 대책 없는 당국의 침묵에 분노마저 치민다.
장 의원의 발표는 우려를 넘어 주민들의 공분을 사기에 충분하다. 일반대기오염자동측정망, 중금속측정망, 유해대기측정망 등 대부분 분야의 대기오염 측정 결과 관련 기준치를 상회하거나 근접했을 뿐만 아니라 특히, 산단 내 위치하는 장흥동 지역의 오염도는 거의 모든 분야에서 가장 높게 나왔기 때문이다.
포항지역의 미세먼지(PM10)의 경우 지난 2007년에 53㎍/㎥, 2008년에 54㎍/㎥, 2009년에 55㎍/㎥, 2010년에 53㎍/㎥, 2011년에 52㎍/㎥, 2012년 45㎍/㎥, 2013년 47㎍/㎥로 측정돼 현재 연간 국가대기환경기준인 50㎍/㎥를 2012년과 2013년을 제외하고 모두 초과했다. 이는 산업단지 인근뿐만 아니라 포항지역 전체가 심각한 대기오염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철강산단 내 위치하고 있는 장흥동 지역의 오 경우 지난 6년간 포항지역의 기준치 초과횟수는 413회, 평균 초과횟수는 68.8회로 나타났다. 이 역시 장흥동에서의 측정값이 가장 높아 연간 기준치에 거의 인접하거나 다른 지역에 비해 약 2배정도 높은 농도를 보였다.
중금속 오염과 체내 농도도 심각했다. 국가 중금속측정망에서 조사된 세부항목은 납(Pb), 카드뮴(Cd), 크롬(Cr), 구리(Cu), 망간(Mn), 철(Fe), 니켈(Ni), 비소(As), 베릴륨(Be) 등 9가지인데 보고서는 포항산단의 입지적 특성상 인체에 위해를 끼칠 수 있는 다양한 대기중금속의 주거지역 확산이 필수적으로 발생한다는 분석이어서 심히 우려스럽다.
이같은 중금속은 소화기, 호흡기, 음식물, 피부 등으로 흡수돼 체내에 축적되고 소화기, 중추신경계 장애, 사지 마비, 후두암, 폐암, 폐 수종, 진폐증, 위장 및 대장 부식, 출혈성 신장장해, 순환기 계통 질환 등 다양한 건강피해를 유발한다고 알려져 있어 충격적이다.
산단지역 측정지점인 장흥동에서 철(Fe)이 가장 높은 농도인 4.3910㎍/㎥으로 조사됐다. 망간(Mn) 0.5510㎍/㎥, 납(Pb) 0.0552㎍/㎥, 크롬(Cr) 0.0179㎍/㎥, 니켈(Ni) 0.0145㎍/㎥, 카드뮴(Cd) 0.0021㎍/㎥ 등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산단 인근 주민의 체내 중금속 농도가 국내 평균보다 미국의 국민건강영향조사 결과보다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처럼 산단의 배출시설에서 나오는 각종 오염 물질로 이 지역을 사람이 살수 없는 곳으로 만들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된 만큼 원인 파악과 시급한 개선책이 뒤따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충격적인 사실은 또 있다. 철강공단을 끼고 있는 포항지역의 남성 폐질환 사망률이 전국 평균보다 30%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포항시는 만성 폐질환으로 10만명 당 연평균 50명가량이 숨져 사망률이 전국 평균보다 30.75% 높았고, 기관지 폐암에 의한 사망률도 25%이상 높았다.
폐질환 사망률은 울산에 이어 2위, 기관지 폐암 사망률은 울산보다도 높아 1위였다. 다른 암에 의한 사망률도 석유화학단지가 있는 여수시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다.
기관지 폐암으로 의료기관을 이용한 비율도 8개 산업단지 지역이 전국평균 보다 20.9% 높았는데, 그 중에서도 포항시 남구가 가장 높았다. 보통 문제가 아니다.
사실 그동안 산업단지에 위치한 기업들은 이같은 문제가 불거질때 마다 몇몇 사람들과 밀실에서 지역 협력, 상생이라는 이라는 구실을 달아 구렁이 담 넘어 가듯 넘기곤 했던 것도 사실이다.
이에 이번에는 제대로 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민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포항시는 시가 의지를 가지고 대응하지 않으면 포항공단의 실질적인 대기관리는 환경부 등의 중앙부서에서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이같은 척박한 곳에서 복지를 논하고, 삶의 질을 논하는 것은 허구다. 오염물질 배출 저감을 통해 사람 살 수 있는 포항으로 만들어줬으면 좋겠다. 국가산업단지 환경관리 특별법 제정도 한 방법일수 있겠다는 생각이다. 당국의 성의 있는 대책 마련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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