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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어빵 국감' 진지하게 고민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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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어빵 국감' 진지하게 고민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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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5.10.11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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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국회에서 국감 현장을 직접 지켜보고 있는 '국정감사 NGO 모니터단'의 홍금애 집행위원장은 지난 8일 막을 내린 19대 국회 마지막 국감에 대해  "4년간 국감을 했는데 똑같은 질문과 답변이 반복됐다"면서 "시정조치가 나와도 이를 이행하는 사람도 없고, 이행 여부를 점검하는 사람도 없어 모두가 국감 기간만 적당히 때우고 지나가면 된다고 생각하는 듯 하다"고 혹평했다. 국감 중에 피감기관의 부실을 지적해 놓고도 사후 조치를 챙기지 않아 매년 같은 질문과 답변이 되풀이되는 '붕어빵 국감'이 반복된다는 것이다. 모니터단이 지목하는 19대 국회 국감의 가장 큰 특징은 매년 피감기관 수와 기업인 증인 수가 역대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는 점이다. 그러나 논란 끝에 불러놓은 증인에게 정작 발언권도 주지 않거나 때로는 호통치기에 급급한 의원들의 태도 탓에 내실있는 질문과 답변은 이뤄지지 못했다는 게 모니터단의 지적이다. 앞서 모니터단은 올해 국감 중간 평가보고서에서 ▲증인 채택 공방 및 자료 미제출에 따른 파행 ▲외교통일위원회의 전시성 재외공관 국정감사 ▲국감은 뒤로 미룬 채 총선 준비에 '올인' 하는 보좌진 ▲증인에 대한 인격모독성 망신주기·호통치기 등을 문제점으로 지적하며 'D학점'을 매겼다.
결국 19대 국회 마지막이 될 올해 국감도 '역시나' 수준을 벗어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을 것 같다. 일부에서는 역대 최악이라는 평가를 내놓기도 하는데, 그 정도는 아니더라도 평균점을 주기는 어려워 보인다. 여·야 모두가 다짐했던 민생국감·정책국감이 되지 못한 것은 분명하다. 행정부에 대한 국회의 견제와 감시라는 본연의 목적이 국감장에서 구체화되기에는 구습이라는 벽이 너무 높아 보였다. 지리한 정쟁성 공방이 이어지고, 의원들끼리 막말 주고받기가 되풀이됐으며, 증인과 참고인들에 대한 갑질 행태도 사라지지 않았다. 무엇보다도 여야 모두가 당내 분란으로 중심이 흔들리면서 국감에 대한 집중도가 현저하게 떨어진 것이 매우 유감스럽다. 웃어넘기기에는 어딘가 씁쓸한 해프닝도 반복됐다. 경찰청장을 불러놓고는 모의 권총을 주고 격발을 요구하는 일이 있었는가 하면, 그룹 경영권 분쟁을 겪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에게는 "한국과 일본이 축구시합을 하면 한국을 응원하느냐"는 어의없는 질문도 했다.
올해 국감에서 한국형 전투기(KF-X) 개발 사업의 문제점이 드러나고, 그에 따른 대책이 공개적으로 논의되기 시작한 것은 그나마 성과라고 할 수 있다. 나머지는 고만고만한 수준이었다는 야박한 평가를 할 수밖에 없다. 정작 국감을 관심권에서 밀어내고, 국감장을 뒤흔든 것은 정치적 이슈와 이념적 공방이었다. 국감 초반에는 야당의 혁신안 채택과 대표 거취 문제가 국감에 대한 관심을 뒷전으로 돌리더니 추석을 넘기면서는 공천문제가 여당을 흔들었다. 후반기 들어서는 역사교과서 국정화 문제가 다른 이슈를 집어삼켰고, 야당대표를 '공산주의자'라고 비판한 방문진 이사장의 발언으로 이념논쟁이 격화되기도 했다. 올해 국감은 총선이 불과 6개월밖에 안 남은 시점상의 특수한 사정이 있었다. 그걸 감안하더라도 정책에 대한 집중도는 너무 낮았다고 밖에 볼 수 없다. 일각에서는 미국 등의 예를 들어 국감무용론도 제기하지만 그 전에 제도적, 절차적 보완책은 없는지 여야를 떠나 다시 한번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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