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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진정으로 인민을 위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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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진정으로 인민을 위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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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5.10.12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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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10일 노동당 창건 70주년을 맞아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사상 최대 규모의 열병식을 개최했다. 열병식 주석단에는 김정은 제1위원장 바로 왼편에 중국 권력 서열 5위인 류윈산(劉雲山)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이 섰고, 오른쪽에는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이 자리했다. 주석단에는 김정은 제1위원장을 중앙으로 좌측(김 제1위원장 기준)에는 류윈산 상무위원 옆에 김기남·최룡해·최태복·김양건·곽범기·오수용·김평해 당 비서와 조연준 당 부부장이 위치했다. 또 김정은 제1위원장의 우측에는 황병서 총정치국장 옆으로 박영식 인민무력부장, 김원홍 국가안전보위부장, 서홍찬 군 상장, 조남진 중장, 렴철성 총정치국 선전부국장 등의 순으로 자리를 잡았다. 행진에서는 소형화 핵탄두를 탑재했다는 KN-08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300㎜ 신형 방사포가 처음 공개됐고 2013년 정전협정 60주년 기념 열병식에 처음 등장한 '핵배낭' 마크 보병부대도 다시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북한이 개량된 ICBM을 선보이고, 신형 방사포를 공개한 것은 다분히 미국과 우리를 겨냥한 측면이 크다. 자신들 뜻대로 되지 않는다면 언제든 사용할 수 있다는 위협인 셈이다. 북한의 핵과 장거리로켓 능력이 증가되는 상황에서 우리가 얼마나 실질적 대응 능력을 보유했는지는 의문이다. 북한의 자발적 핵포기 가능성은 더욱 낮아졌다고 봐야 할 것이다. 북한의 핵 포기 유도 노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북핵에 대한 군사·안보적 차원의 대응 전략을 시급히 정교화해야 한다. 

박근혜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16일 한미 정상회담은 이를 위한 중요한 기회다. 이번 정상회담은 내년 미국 대통령선거 전에 한미 양국 정상이 실질적인 문제를 논의할 수 있는 사실상 마지막 기회라고 할 수 있다. 북한의 열병식은 동북아평화구상, 한반도 신뢰프로세스 등 거대 담론보다는 좀 더 구체적인 문제를 협의해야 할 필요성을 보여줬다. 북한의 핵 포기를 외교적으로 어떻게 유도할지, 북한의 핵무기에 군사안보 측면에서는 어떻게 대비해 한반도 평화를 지킬지 정상 간의 충분한 논의가 필요하다. 

중국 권력서열 5위인 류윈산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이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과 만나 '광범위한 합의'를 달성했다고 중국 언론이 전한 것은 이 점에서 눈길을 끈다. 류윈산이 김 위원장에게 6자회담의 조기 재개를 강조한 것으로 전해진 만큼 합의 내용은 더욱 주목된다. 정세 변화를 추동할 계기를 마련했다면 그만큼 다행스러운 일도 없을 것이다. 그동안과 같은 시간벌기식 대화 합의라면 충분하지 않다. 북한이 스스로 핵 능력 고도화를 주장하는 상황에서 한반도 비핵화를 주장해 왔던 중국은 실질적으로 움직여야 한다. 

이날 김 위원장은 열병식 연설에서 핵은 직접 언급하지 않고 '인민'이라는 단어는 90여회 언급했다. 애민 이미지를 구축하고 소위 인민생활 향상에 집중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그러나 열병식 행사비용이 1조∼2조원에 달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 것은 김 위원장의 말이 자가당착임을 보여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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