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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F-X 사업 지혜.힘 모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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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F-X 사업 지혜.힘 모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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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5.10.18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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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슈턴 카터 미국 국방장관은  "조건부 KF-X 4개 기술이전은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카터 장관은 한 장관이 KF-X 사업을 위한 기술 이전에 대해 전향적으로 검토해 줄 것을 요청한 데 대해 그같이 말했다고 국방부가 16일 전했다. 한 장관은 지난 8월 카터 장관에게 4개 기술 이전에 대해 협조를 당부하는 서한을 보낸 바 있다. 이에 따라 미국은 모두 세 차례에 걸쳐 핵심기술 이전 불가 입장을 통보한 셈이 됐다. 한 장관은 이번 회의에서 미국 정부가 지난 4월 기술 이전을 공식 거부한 AESA(다기능 위상배열) 레이더와 IRST(적외선탐색 추적장비), EO TGP(전자광학 표적추적장비), RF 재머(전자파 방해장비) 등 4개 핵심기술을 이전해 주도록 요청했다. 이에 카터 장관은 "기술협력 방안을 공동으로 모색해 보겠다"고 강조했다. 4개 핵심기술 이전은 어렵지만 우리 정부가 원하는 나머지 21개 기술에 대해서는 협력 방안을 공동으로 모색해 보자는 취지로 분석된다.
특히 우리 측이 "제3국으로의 기술이전이 되지 않도록 하겠다"는 조건까지 제시했지만 이마저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런 미국의 처사가 외교적 결례에 해당하는지는 차치하더라도 상대가 이렇듯 전혀 입장을 바꿀 기미조차 없는 상황인데도 국방장관이 미국까지 방문해 공개적으로 기술이전을 요구한 장관의 처신이 과연 전략적으로 옳은 것이었는지는 묻지 않을 수 없다. 청와대와 국민에게 "이렇게까지 했는데도 안 됐으니 어쩔 수 없는 것 아니냐"는 제스처를 취하려는 의도가 아니었느냐는 지적을 받아도 할 말이 없게 된 것이다. 한미 동맹의 강고함을 재확인하기 위해 펜타곤(미국 국방부 청사)까지 방문한 박 대통령의 외교적 노력이 시시각각으로 전해지던 와중에 들려온 한미 국방장관 회담의 이런 결과는 박 대통령의 방미 성과마저 희석시키지나 않을까 우려스러울 정도다.
미국 측과 4개 핵심기술을 제외한 나머지 21개 기술에 대해서는 협력 방안을 공동으로 모색하고 KF-X 사업을 포함한 방산기술협력을 증진하기 위해 협의체를 구성, 운영하겠다는 합의를 이뤘으니 그나마 성과를 거둔 것 아니냐고 주장한다면 이는 국민을 무시해도 너무 무시하는 처사다. 미국이 한 장관의 체면을 살려주려고 그런 합의를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만약 나머지 21개 기술조차도 협력받지 못할 사업 계약이었다면 그 계약 자체가 비판의 도마 위에 오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중국의 군사력 증강은 이제 미국과 견줄 정도로 증대됐고, 일본은 안보법을 통과시켜 전쟁할 수 있는 나라가 됐으며, 북한은 핵으로 무장한 상태다. 동북아의 이 험준한 정세 속에서 우리에게는 무엇보다 스스로를 지켜낼 자주 국방력이 절실히 필요하다. KF-X 사업 역시 그런 맥락에서 추진됐다. 하지만 기술 이전도 제대로 받지 못해 눈먼 독수리가 될지도 모를 차기 전투기 사업에 대해 안팎으로 변명만 하기 바쁜 우리 국방부가 과연 국민이 안심할 수 있는 자주국방을 실현할 수 있을지 심히 걱정스럽다. 오는 2025년 이후 30년 이상 운용할 KF-X 사업이 핵심기술 이전 무산으로 차질을 빚으면 막대한 전력 공백이 불가피하다. 국방부는 이 사업을 차질없이 성공하게 할 수 있을지에 온 힘을 기울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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