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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유하되 행복하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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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유하되 행복하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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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5.10.20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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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들의 삶의 질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과 비교했을 때 거의 최하위권인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OECD의 '2015 삶의 질(How's life?)'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인이 평가한 삶의 만족도는 10점 만점에 5.80점으로 OECD 평균(6.58점)보다 낮았다. 한국인의 삶 만족도 순위는 OECD 34개 회원국 가운데 27위에 그쳤다. 삶의 만족도는 나이가 들수록 떨어졌다. 15∼29세의 만족도(6.32점)는 50대 이상(5.33점) 점수보다 1점가량 높았다. 30∼49세의 만족도 점수는 3개 세대의 중간인 6.00점이었다. 연령대가 낮을수록 삶의 만족도가 상대적으로 높기는 했지만 한국 어린이가 처한 환경은 좋지 못했다. 15∼19세에 학교를 다니지 않고 취업도 않고 훈련도 받지 않는 방치된 비율도 9번째로 높았다. 대신 학업성취도 면에서 한국 학생들의 순위는 높았다. 15세 이상의 읽기능력은 2위, 컴퓨터 기반 문제 해결 능력은 1위였다. 한국 학생들이 우수하다는 점에서 좋은 일이지만 과도한 경쟁이 빚어낸 결과라는 해석도 가능하다.
`2015년 삶의 질' 보고서는 한국의 가구당 소득, 금융자산, 고용 등이 금융위기 이후 개선됐다는 점을 확인했다. 그러나 한국인이 체감하는 삶의 질은 오히려 떨어지는 현상이 나타났다. 특히 '사회연계 지원' 부문은 부끄럽게도 꼴찌였다. 사회연계 지원이란 어려울 때 의지할 친구나 친척이 있는지를 알아보는 부분인데 이 점수는 72점 정도였다. OECD 평균 점수가 88점이니 얼마나 낮은 점수인지 드러난다. 더욱이 이 점수는 1년 전에 비해 5점이나 낮아진 것이다. 또 자신의 건강에 만족하는 정도 역시 꼴찌였다. 이 부문 점수는 OECD 평균보다 무려 20점 이상 낮은 35.1점으로 측정됐다. 한마디로 삶이 팍팍하다는 이야기다. 우리가 최하위를 기록한 항목이 또 있다. 부모가 아이들과 함께하는 시간이라는 부문이다. 우리는 하루 48분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OECD 평균 151분의 3분의 1도 안 되는 시간이다. 그 시간 속에서 아빠가 같이 놀아주거나 책 등을 읽어주는 시간은 하루 6분으로 OECD 평균 47분에 턱없이 못 미친다. 이런 환경 속에서 한국 어린이들의 학업성취도는 최상위권이었다.
개인이 주관적으로 평가한 삶의 만족도는 종전보다 4계단 떨어진 29위였고, 점수도 OECD 평균에 미달했다. 스스로 행복하다고 느끼는 사람이 줄었다는 이야기다. OECD의 보고서는 'GDP(국내총생산)를 넘어서는 행복'을 측정하고 개선하려는 취지로 만들어지고 있다. 경제적인 성취가 행복의 기본 요건이기는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행복을 측정하고 미래를 설계할 수 없다는 문제의식에서 시작된 프로젝트다. 거기서 부각된 문제는 정책결정과정에서 반영하자는 목표도 갖고 있다. `가장 부유한 국가의 국민이 가장 행복하지는 않다. 특히 사회적 관계가 허약하거나 타인에 대한 신뢰가 부족할 경우 행복감은 크게 떨어진다.' 우리 국민이 행복감이 낮은 이유에는 교육에서 시작되는 각종 과열경쟁에다 높은 주거 비용, 빈약한 노후 보장 등 복합적 원인이 있기 때문에 이를 해소하는 것도 그만큼 쉽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OECD 보고서를 통해 우리는 최소한 우리 사회가 어떤 점에서 가장 취약한지 알고, 거듭 확인하고 있다. 당연히 취약점을 개선하는 작업이 정책의 우선 목표가 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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