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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북구 주민, ‘칼 가는 경비 근로자’ 조수진 경비 반장(종암아이파크2차)에 스쿠터 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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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북구 주민, ‘칼 가는 경비 근로자’ 조수진 경비 반장(종암아이파크2차)에 스쿠터 선물
  • 백인숙기자
  • 승인 2015.11.06 13: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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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배 성북구청장에겐 ‘성북구 구석구석 잘 살펴달라’ 자전거 선물

- 전국최초 ‘갑·을’ 대신 ‘동·행’ 계약서 작성한 성북구 동아에코빌 아파트

- 성북구, 주민이 주도한 변화를 지지·동행하고자 ‘동행(同幸)계약서’ 전면시행

 

김영배 성북구청장과 조수진 종암아이파크2차 경비 근로자의 특별한 사연이 화제가 되고 있다. 김영배 구청장은 최근 집무실에 자전거 한 대를 들였다. 누군가 타던 흔적이 역력한 자전거는 한 주민이 성북구 곳곳을 잘 살펴봐 달라며 선물한 것.

 

 

2010년 민선5기 취임 당시부터 민선6기까지 ‘걸어서 성북 한바퀴’ 등을 통해 현장 위주의 행정을 펼치고 있는 김영배 성북구청장은 자전거를 집무실에 두고 항상 처음의 각오를 되새기고 있다. 그런 김 구청장에게 종암아이파크2차 경비근로자 조수진 씨의 사연이 들려왔다.

 

조수진 씨는 ‘칼 가는 경비 근로자’로 화제가 되었던 인물이다. 매일 주방에서

 

사용하는 칼의 날이 무뎌져도 마땅히 관리할 방법이 없어 서너 자루씩 구입해야 했던 주민들의 불편함을 눈여겨보았다가 관리사무소에 요청해 기계를 구비하고 칼을 갈기 시작했는데 6개월 만에 3천 자루 이상을 갈 정도로 호응이 좋았다고 한다.

 

 

공동전기료를 절약해 경비 근로자들의 임금인상과 고용안정을 이루고‘을’이 아닌 함께 행복해야 할 ‘동·행’의 상대로 여기는 종암아이파크2차 주민들의 배려에 작게나마 보답하고 싶은 마음에서 시작했다는 사연이 많은 이들의 마음을 훈훈하게 했다.

 

그러나 조씨가 칼을 쥐게 된 또 다른 주민들의 배려가 알려졌다. 조씨가 주차장, 화단 등 넓은 아파트 단지 구석구석을 편하게 누비며 일을 볼 수 있도록 발이 되어주고 있는 스쿠터도 바로 주민들이 마련해 준 것이다.

 

조수진 씨는 “안부를 묻고 가족처럼 여기는 주민들을 위해 작은 것이나마 할 수 있다는 것은 매우 즐거운 일이다”면서 “이제는 동별로 날을 정해 칼을 갈아드리고 있는데 진심으로 고맙다는 인사를 건네는 주민들을 보면 퇴직하는 순간까지 갈아야 할 것 같다”고 웃었다.

 

조씨의 스쿠터 사연을 접한 김영배 성북구청장은 “경비 근로자를 배려해 스쿠터를 마련해 준 주민과 이런 배려에 응답하기 위해 칼을 가는 조수진 경비 근로자의 사례를 통해 날로 각박해지는 세상에서도 동행과 상생의 가치를 일깨우고 있는 성북구 시민의 위대함을 깨닫게 된다”면서 “주민이 뽑은 공복으로서 주민의 삶에서 절실한 부분을 해결해야 할 구청장의 역할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

 

최근 성북구 동아에코빌 주민들이 관리 도급 계약을 체결하면서 위수탁 계약서에 ‘갑을’이라는 명칭 대신 함께 행복하자는 의미의 ‘동·행’으로 체결한 것과 관련해 성북구가 발 빠르게 이를 확대, 제도화하기로 한 것도 이런 배경과 무관하지 않다.

 

구는 이를 위해 지난 9월부터 산하기관을 포함 시설의 사용, 관리에 관한 위수탁 계약(협약), 업무협약, 근로계약 등에 대한 전수조사를 진행하는 한편, 동행계약서 체결을 체계적으로 제도화하기 위해 동행계약서의 표준안도 마련했다.

 

조사된 총 180건의 계약(협약) 중 전자계약으로 이루어져 계약서 변경이 불가능한 13건을 제외하고, 92%에 달하는 167건이 동행계약서로 변경이 가능한 것으로 파악됐으며 이중 위수탁 계약(협약)서가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했다.

 

구는 2015년에 체결 예정인 계약(협약) 24건과 2016년 중 계약기간이 끝나는 141건에 대해 계약만료와 동시에 동행계약서를 반드시 적용하고, 단계적으로 전환해 성북형 상생문화 정착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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