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령법인 명의로 등록된 대포차량을 사고 판 일당이 대거 경찰에 적발됐다.
경기지방경찰청 교통범죄수사팀은 폐업을 앞둔 법인을 인수한 뒤 법인인감증명서를 팔아넘긴 조모 씨(51) 등 3명, 이를 사들여 유령법인 명의로 대포차를 등록한 최모 씨(71·여) 등 7명을 공전자기록 등 불실기재 및 행사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24일 밝혔다.
또 경찰은 대포차량을 구매한 혐의(자동차관리법 위반)로 안모 씨(34·여) 등 46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조씨 등은 2011년 4월 폐업 예정인 경기 오산의 한 법인을 인수, 수원에 유령회사를 설립한 뒤 법인인감증명서를 1장당 10만원에 팔아넘기는 수법으로 이듬해 6월까지 2000만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서울과 경기 안산지역의 중고차 딜러 또는 폐차·차량이전등록 대행업자인 최씨 등은 조씨 등으로부터 사들인 법인인감증명서를 이용해 대포차를 등록, 193대를 유통했다.
이들은 대포차를 유령법인 명의로 세탁하면 이후 발생할 수 있는 민사상 소유권 다툼을 피할 수 있다는 점을 노려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안씨 등 차량 구매자 46명은 회사원, 자영업자, 가정주부 등으로, 판매된 차량은 벤츠와 BMW 등 외제차량부터 화물차까지 다양했다.
이들은 지방세는 물론 각종 과태료를 내지 않아도 되고 차량 가격이 절반 이상 저렴해 대포차량을 구입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은 수원의 특정 회사 차량의 지방세가 다수 체납됐다는 첩보를 입수, 수사 끝에 조씨 등을 붙잡았다. 경찰조사 결과 조씨 등과 범행을 함께한 이모 씨(32) 등 3명은 도주한 상태로, 이들 중에는 서울지역의 조직폭력배 2명도 포함된 것으로 드러났다.
지금껏 경찰은 수원시 지방세체납징수단과 함께 이들이 유통한 차량 18대를 회수, 강제로 공매했다.
하지만, 차량 150여대 가량은 전매에 전매를 거듭, 최초 구입자와 차량 행방을 파악하기는 어려운 상태다. 조씨는 경찰조사에서 "쉽게 용돈 벌이를 할 수 있어 범행했다"고 진술했다.
경찰 관계자는 "유령법인 명의 대포차량 선호도가 높아 전국의 중고차 매매단지에서 대포차량이 활발히 거래되고 있다"며 "대포차량은 주인을 알 수 없어 범죄에 악용되거나 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경우가 많아 2차 피해를 야기하는 만큼 지속적으로 수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