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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합창단에 대한 배려 아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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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합창단에 대한 배려 아쉬워
  • 박희경 지방부국장 포항담당
  • 승인 2015.12.01 13: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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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는 이 나라의 보배다. 미래를 짊어지고 갈 우리의 희망이고 자산이다. 이런 아이들을 상대로 정부가 행사의 소품으로 삼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봐야할 일이 일어났다 한다.
김영삼 전 대통령의 영결식에 눈발이 날리고 날씨가 갑자기 영하로 떨어졌는데, 어린이 합창단은 대기시간에서 합창을 하는 시간까지 떨어야 했다. 행사를 주관한 행자부는 아이들의 안전에 관심이 없었다.
우리나라는 매번 그렇지만 모든 행정이 윗선만 바라보는 행정이지 서민이나 아랫사람에게는 냉정하리만치 홀대한다.
오로지 청와대 눈치나 보고 장관 눈치를 보는 행정으로 일관하고 있다. 그것이 2015년 대한민국 공무원들이다.
온 언론은 장관의 마음이 콩밭에 있는데 아이들에게 까지 신경 쓸 형편이 못되는 것 아닌가 하고 비아냥거린다.
그저 TV가 중계하는 화면에 아름답게 보이기 위해 어린이들을 혹사시키고 있다. 행사에 참석한 모든 사람들에게는 그만한 손자·손녀들도 있을 텐데, 아이들은 그저 시키는 대로 떨고 기다리다 노래를 불러야 했다.
추모곡 ‘청산에 살리라’를 부른 구리시립소년소녀합창단 어린이들은 그렇게 1기간이 넘는 시간을 추위에 떨어야 했다. 대기시간까지 합치면 2시간 정도가 넘는다.
SNS에 비난이 쏟아지자 먼저 고인의 차남인 김현철 씨가 사과의 글을 올렸다. “아버님의 영결식에 나온 어린이 합창단 들이 갑자기 몰아닥친 영하의 추운날씨에 떨었다는 소식을 듣고 유가족의 한사람으로서 이 자리를 빌어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세심한 배려가 부족했던 결과가 어린 학생들에게 상처가 되지 않기를 바랄뿐입니다.”
그날은 고인을 보내는 안타까움에 서설(瑞雪)이 내렸고, 기온은 체감온도가 영하 10여도에 가까웠다. 두꺼운 외투와 목도리, 무릎 담요로 중부장한 주요 인사들과 달리 합창단 어린이들은 얇은 단복만 입은 채 추위에 떠는 모습을 본 네티즌들은 ‘너무한 것 아니냐’라며 질책을 했다. 뒤늦게 행사를 주관한 행자부도 의정관을 내세워 사과를 했다.
“어린이 합창단에게 미처 추운날씨에 대한 대비가 부족해 따뜻한 환경을 제공하지 못한 것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빠른 시간 내에 찾아뵙고 직접 사과드리겠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일로 아이들과 부모님들이 상처를 받지 않으시길 바라며 앞으로는 더 세심하게 준비하겠다. 다시 한번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고 덧붙였다.
그래 그렇게 사과하면 그만이다. 이것이 행정자치부라면 아래로 내려가 시청을 비롯해 군·구청 공무원들이야 어떻겠는가. 많이 좋아지기는 했지만, 아직도 관청에 드나드는 것이 불편한 것이 사실이다. 일제강점기를 생각하게하고, 국사독재시절이 떠오르기 때문이다. ‘국가장’으로 치러진 장례행사의 준비를 맡은 사람들을 향한 질타다.
장례위원장인 황교안 국무총리와 장례 집행위원장인 정종섭 행정자치부 장관이 대표적이다.
특히 행사를 총괄하며 의전 등을 총괄해야 할 책임이 있는 정종섭 장관의 무심함에 대한 비판이 곳곳에서 나온다.
이미 지난 8일 기자회견을 통해 장관직 사퇴 의사를 표명한 정 장관은 8월 ‘총선 필승’ 건배사 논란에 이어 이번에는 직접 ‘대구 물갈이설’을 일으키며 사실상 국회의원 출마 선언을 해 놓은 상태나 다름없다.
이를 두고 일부 언론에서는 “마음이 콩밭에 가 있어서”라는 그럴 듯한 분석까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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