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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문] '일家양득' 일과 가정의 양립을 위하여 -이덕희 고용노동부 서울강남지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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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문] '일家양득' 일과 가정의 양립을 위하여 -이덕희 고용노동부 서울강남지청장
  • 박창복기자
  • 승인 2015.12.02 10: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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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시청률이 높다는 ‘슈퍼맨이 돌아왔다’ TV 프로그램을 보면, 육아에 도전하는 육아초보 아빠들의 좌충우돌하는 일상의 모습들에 큰 공감이 간다.  그러나 보통의 직장인들은 육아는커녕 저녁식사를 가족들과 주 몇 회나 할까, 평일에 그게 가능할까 의문이다. 

필자는 작년에 모 일간에서 “저녁이 있는 삶을 사는 오바마”라는 기사를 읽고 심한 충격을 받았으며, 지금까지도 꽤 반향이 크게 남아 있다. 기사는 우리나라의 직장인과 미국 대통령 오바마의 업무 중 어느 쪽이 중요할까라는 말로 시작하며, 오바마는 일주일에 두 번 정도를 제외하고는 6시 반이면 가족들과 식사를 하고, 식사 후에는 딸의 숙제를 돕는다고 한다. 이 글을 읽는 여러분들 어떠신가?

▲이덕희 고용노동부 서울강남지청장

2013년 OECD에 따르면 한국의 취업자당 노동생산성은 62,093달러로 OECD평균 70,845달러의 87.6% 수준에 불과하며, 우리의 근로시간은 연평균 2,124시간으로 OECD평균 1,770시간보다 길고, 가장 적은 독일(1,371시간)의 1.6배나 된다. 

또한 시간당노동생산성은 29.9달러로 33개국 중 25위에 머물러 가장 높은 룩셈부르크(69.0달러)의 절반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룩셈부르크 근로자가 1시간에 걸쳐 만들어낸 것을 우리는 2시간 넘게 일해야 된다는 것이다. 즉, 일당 2분의 1도 안 된다는 것이다. 한국인들은 오래 일할뿐 열심히 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지난해 한 취업 사이트에서 남녀 직장인을 대상으로 회사 우울증에 대해 설문 조사를 실시한 결과 하루 평균 10시간 30분에 달하는 강도 높은 근무시간으로 직장인의 85%가 번아웃 증후군(burnout syndrome) 번아웃 증후군: 한 가지 일에 몰두하다 극도의 피로감으로 인해 무기력증과 자기혐오, 직무 거부, 심한 경우 자살로까지 이어지는 증후군을 일컫는 신조어을 경험했다고 한다. 이는 기업의 생산성 감소와 나아가 산업재해의 원인이 된다.

삶의 질은 어떠한가. 2003년부터 올해까지 13년에 걸쳐 한 번도 빠짐없이 OECD 회원국 중 자살률 1위를 기록 중이며, 국민행복지수도 10점 만점에 5.8점으로, OECD 평균 6.58점보다 낮다. 모두들 오늘 보다 나은 내일을 위해, 그리고 소속 기업의 발전을 위해 일을 하고 있지만, 그 성적은 기업을 운영하는 사용자나 근로자 모두에게 좋지 않았다는 얘기다.

이러한 장시간·비효율적 근로행태를 바꾸기 위해 정부는 지난해부터 ‘일家양득 캠페인’을 진행해 오고 있다. 스마트하게 일해서 개인별 근로시간은 줄이고, 효율성을 높이며, 일과 가정의 조화를 도모하자는 것이다. 

어떻게 그게 가능할 것인가? 집중해서 일하기, 근로시간 줄이기, 일하는 시간과 자리를 유연화하기 등을 통해 즐거운 일터를 만들고, 가족과 함께 생활하기, 육아부담나누기, 알찬휴가와 자기계발 등을 통해 신나는 생활이 되어 일과 가정이 모두 만족되도록 하자는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제일 중요한 것은 인식의 전환이다. 사용자와 근로자 모두 산업화 시대의 금욕, 근면, 성실의 패러다임에서 벗어나야만 한다. 지식과 정보, 자율과 창의를 먹고 사는 소위 ‘지식정보화사회’에서는 그것들은 오히려 악이 된다. 시작이 반이고, 천리 길도 한 걸음부터라고 했다. 기업 실정에 맞게 노사가 협의하여 작은 것부터라도 시작해야 한다. 작은 시작이 거대한 흐름의 물꼬가 되는 것이다.

우리는 인간답게, 오바마스럽게 살 수 없는 것인가? 언제까지 一當 이분의 일에 머물러 있을 것인가? 지금부터라도 일하는 방식과 문화의 개선에 동참에 보자. 스마트하게 일해 보자. 그러면 우리도 룩셈부르크처럼 높은 생산성을 가질 수도 있고, 오바마처럼 저녁이 있는 삶을 살 수 있다. 아니, 오바마보다 더 긴 저녁을 가질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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