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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에 희망 주는 정치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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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에 희망 주는 정치를 기대한다
  • 박희경 지방부국장, 포항담당
  • 승인 2015.12.08 14: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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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의 향토시인 이상화의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의 시작부분은 '나는 온몸에 햇살을 받고 푸른하늘 푸른들이 맞붙은 곳으로 가르마 같은 논길을 따라 꿈속을 가듯 걸어만 간다' 일제 강점기에 조국의 해방을 꿈꾸며 쓴 시다.
꿈은 누구라도 꿀 수 있지만 현실은 그리 만만치 않다. 문재인 야당 대표는 2012년 말 대통령 선거에서 48%를 득표하고도 정권교체에 실패했다. 절치부심 다시 한번 도전을 위해 당 대표가 되어 제1야당을 이끌어 가고 있지만, 노무현 전 대통령이 프레임에 길이 막히고 여기저기서 태클을 걸어와 그의 꿈을 현실로 만들지 못하고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대통령 못해 먹겠다”고 한 것처럼 “당 대표도 못 해먹겠다.” 소리가 나올 만하다. 대표로 뽑아놓고 처음부터 지금까지 계속 흔들기만 하는데 왜 그 소리가 안 나오겠는가. 야당이 제대로 바로서야 정부를 견제하고 정권교체도 할 수 있지만, 야당이 지리멸멸하고 사분오열로 갈라지고 찢어져 그 종착역을 예단할 수 없다.
분파를 넘어 가지각색이고, 파벌도 그 수를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갈라져 있다. 여기에 안철수 전 대표가 한수 더 보탠다. 당권을 다시 찾고 싶은지, 아니면 당권을 잡고 다시 한 번 대선에 도전하고 싶은 것인지, 시시때때로 문제인 대표를 흔들고 있다. 언제가 필자는 ‘안철수 신드롬’이란 글을 쓴 적이 있다. 당시 안철수 이름석자는 온 나라를 흔들었다.
특히 젊은 층에서는 구태정치에 신물인 난 젊은 세대들에게는 신기루처럼 떠오른 것이 안철수 의원이었다. 그로부터 3년이란 세월이 흐르고 정치를 어떻게 배웠는지는 몰라도 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닌 애매모호한 입장만 밝히다가 철수만 거듭한 정치인으로 변했다. 어세월이 그를 신기루가 아닌 허접스런 정치인으로 만든 것이다.
어느 정치평론가가 야당에 인물이 없다고 했다. 그런 생각도 든다. 문재인 대표는 아직도 대통령의 꿈에서 깨어나지 못하고 연일 쥐어뜯기고 공격을 받으면서도 빼앗긴 대통령의 꿈이 미련을 두고 있고, 안철수 전 대표는 문제인 대표에게 대통령 후보를 양보했으니 이번에는 내가 대표를 해서 다음 대선에 후보가 돼야 성공할 수 있다는 꿈을 꾸고 있다.
‘나는 온 몸에 해살을 받고 꿈속을 가듯 걸어만 간다.’라는 욕망의 길은 두 분이 똑 같은 것 같다. 그러나 시대는 그때와는 전혀 다르다. 문 대표는 노무현 프레임을 살려 대통령으로 가보겠다는 것이고, 한 분은 사업가로 교수로 있다가 정계에 뛰어들어 처음 정치를 시작했을 때 환호성에서 깨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그러나 상대인 여당은 그리 만만치 않다. 제1야당이 지리멸멸하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별로 잘한 것도 없는데 지지율은 야당의 두 배의 지지를 받고 있으니 말이다. 그 이면에는 누구도 무시 못 할 박근혜 대통령이 버티고 있다. 그 카리스마는 문재인, 안철수로는 상대가 못된다.  거기다 새누리당의 김무성 대표도 무시할 수 없다.
정권교체는 못하더라도 제1야당을 장악해서 당 대표로서 권위를 누리려면 몰라도, 아직은 여당의 벽을 넘기는 어렵다는 생각이다. 내년 4월 총선에서 야당은 현 수준의 의석을 확보하기도 어렵다는 정치전문가들의 소리를 야당은 새겨 들어야 한다. 제1야당이 다시 일어서려면 새판을 짜야 한다. 적어도 당을 이끌어갈 새로운 리더십을 구성해야 한다. 그래서 사분오열의 당을 추슬러야 한다.
세월은 흐른다. 잡을 수 없다. 다시 옛날로 돌아가기에는 너무 다급하다. 빼앗길 들을 찾기엔 지금으로서는 안 된다. 완전히 뒤집어엎는 쇄신이 필요한 것이다. 대승적인 차원에서 당권, 공천권을 내려놓고 백의종군한다는 각오로 모든 것을 던지고 다시 봄을 기다리는 자세가 필요하다.
요즘 국민들의 생각은 정치에 희망을 잃어버렸다. 소위 '그 나물에 그 밥이다'라는 것이다. 여당을 지지하는 이들이나 야권 지지자들이나 마음을 붙일 곳이 없어진 것 같다. 여야 모두 나라와 국민을 감동시키기에는 역부족이다. 온통 총선과 대선에 매몰되어 국민을 돌아볼 시간도 없다. 누가 혜성처럼 나타나 희망의 정치를 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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