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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공항' 바람 제주도 기대감속 갈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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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공항' 바람 제주도 기대감속 갈등
  •  제주/ 현세하기자 〈hseha@jeonmae.co.kr〉
  • 승인 2015.12.09 08: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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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도 서귀포시 성산읍 일대에 제2공항을 건설하는 방안이 발표된 지 한 달째에 접어들면서 제주 사회가 요동하고 있다.
 제주 공항 인프라 확충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는가 하면, 개발 심리에 기댄 부동산 투기 의혹이 불거지고 있다.
 공항 건설 예정지에 포함된 마을 주민들은 부지 선정 백지화를 요구하는 등 이해관계에 따른 갈등도 수면 위로 부상하고 있다.
 국토부는 제2공항 예정지가 임야나 전이 대부분이라 이주해야 하는 주민은 60여 가구, 주변 소음 피해 가구는 제2공항이 ‘풀가동’ 할 때 900가구로 추정했다.
 국토부와 제주도는 제2공항 완공 시기를 조금이라도 앞당기려고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제2공항 착공까지 남은 과정은
 8일 제주도에 따르면 국토부는 제2공항 건설에 대한 예비타당성 조사를 이달 20일 전후 착수한다.
 예비타당성 조사에 대한 기획재정부의 예산 반영 심의 절차가 마무리되면 그 즉시 진행하는 것이다.
 예비타당성 조사는 1년간 정해진 입지에 대해 경제성과 타당성을 검토한다. 조사가 끝나면 제2공항 건설은 국가사업으로 확정된다.
 이후 공항개발 예정지역, 공항 규모 및 배치, 재원조달 방안, 환경관리 계획 등의 기본 계획이 수립된다.
 내년 추경예산이 편성되면 같은 해 말부터 기본계획에 들어가게 되고 그렇지 않으면 2017년도에 예산을 받아 수행한다.
 기본계획이 수립되면 실시설계 절차에 들어가게 된다. 실시설계에서 주요 구조물 형식과 공사비, 설계도면이 작성된다. 부지 내 토지 보상 절차도 이뤄진다.
 국토부의 제주공항 확충 인프라 타당성 용역팀은 사업비 4조 1000억 원 가운데 보상비를 5000억 원으로 산정한 바 있으나 정확한 보상비는 설계절차에서 확정된다.
 제2공항 착공까지는 이같이 예비타당성 조사 1년, 기본계획 수립 1년, 실시설계 6개월∼1년 등 최장 3년이 남았다.
 이에 따라 도는 이르면 2018년, 늦으면 2019년에는 제2공항 건설을 위한 첫 삽을 뜰 것으로 내다봤다.

◆제2공항 부지선정…엇갈린 입장
 관광협회와 지방공기업 등 도내 기관·단체·기업도 제2공항 조기 건설에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들은 “제2공항이 제주를 넘어 국내 관광산업 발전에 역동성을 불어넣을 것”이라며 24시간 운항을 전제로 한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과 부지 지역 주민들의 대승적 결단을 바랐다.
 제2공항 건설로 인한 지역 소득도 막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도는 지난 4월 발표한 ‘지역내총생산(GRDP) 25조원 시대 개막을 위한 제주경제 활성화 종합 추진계획’에서 새로운 공항 건설로 완공 후 3년차 5208억 원, 4년차 5684억 원, 5년차 4535억 원 등 7년간 누적 경제효과만 2조 764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하지만 제2공항 건설에는 부지에 포함되거나 주변지역에 거주하는 성산읍 일부 주민들의 피해가 불가피하게 수반된다.
 조상 대대로 가꿔온 토지를 포기하고 삶의 터전을 옮겨야 한다. 공항이 건설된 후에는 항공기 소음 피해도 따른다.
 이 때문에 해당 지역인 성산읍 온평리·난산리·신산리·수산1리 주민들은 부지선정을 백지화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주민 동의가 없이 진행한 부지선정의 절차적 문제도 제기하고 있다.
 제2공항 예정지의 70% 넘게 포함된 온평리는 도에 이의제기 신청서를 제출, 사전동의 없이 이뤄진 개발행위제한지역 지정과 토지거래허가제한 등의 조치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신산리 마을 주민 200여명은 7일 저녁 성산일출봉농협 신산지점 앞에서 촛불 문화제를 열어 부지선정 백지화를 촉구했다.
 난산리 주민도 온평·신산·수산1리 주민과 함께 마을 도로 곳곳에 제2공항 부지선정을 반대하는 현수막과 깃발을 내걸었다.
 도는 주민들이 수긍할 수 있는 토지 보상 추진에다 소음 피해 대책과 함께 제2공항 주변을 공공 주도로 개발하는 ‘공항 주변 발전 기본구상’(에어시티)을 하고 있다. 개발 이익이 지역주민에게 돌아가도록 한다는 것이다.

◆토지 투기 광풍 잠재워질까
 제2공항 건설에 따른 기대 심리는 성산읍 주변에 대한 부동산 투기 광풍으로 이어질 조짐까지 벌써부터 보이고 있다.
 올해 들어 지난달 중순까지 성산읍에서 외지인이 취득한 토지는 총 1328필지·280만 6567㎡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1078필지·229만 9099㎡에 비해 필지 수는 23.2%, 면적은 22.1% 증가한 것이다.
 제2공항 건설 부지에 포함되는 고성리·난산리·수산리·신산리·온평리 등 5개 마을의 전체 토지 3만 2771필지·6851㎡ 중에서는 8686필지·2713만 9000㎡가 외지인 소유다. 필지 수는 26.5%, 토지면적은 39.6%를 차지한다.
 올해 3분기(7∼9월) 성산읍의 지가 상승률도 3.75%로 도내에서 가장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도는 부동산 투기대책본부를 꾸려 제2공항 건설 부지 내에 각종 개발행위에 대한 체계적인 단속에 들어갔다. 매주 2차례 이상 건축물의 설치, 토지의 형질변경과 산림훼손, 농지전용 등 불법 행위를 단속한다.
 또 성산읍을 개발행위제한지역과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설정, 부동산 투기행위 차단에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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